꿈과 희망의 주문을 거는 최현우 마술사를 만나다. 2020-06-04 20:02:35
김미정 기자 | 100kimmijung@hufs.ac.kr 조회수 187  댓글 0
 
최현우(경상·경제 99) 동문은 현재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최정상급 마술사로 활약하고 있다. 국제마술협회 경연대회와 마술 컨벤션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우승을 휩쓸었고 2012년엔 ‘세계마술올림픽 FISM’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발탁됐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마술공연에 뮤지컬을 접목한 ‘매직컬’을 진행하고 ‘멘탈 마술’ 공연을 선보이는 등 우리나라 마술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공연과 더불어 방송·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최현우 마술사를 만나보자.


Q1. 마술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마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우리학교 경제학과(현 국제금융학과)에 입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마술을 좋아했는데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습니다. 당시 사춘기였던 전 이성을 만나고 싶어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데이비드 카퍼필드(David Kotkin)의 마술과 외국 여성분이 그의 마술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에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 마술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마술 자체의 매력에 빠져 결국 마술사란 직업의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사실 1997년도엔 다른 대학교에 입학했었습니다. 부모님께 마술사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집에서 쫓겨난 해이기도 하죠. 그 당시엔 마술사란 직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인식도 좋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쫓겨난 후 자연스럽게 그 대학은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홀로 생활하던 중 대학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들어 1999학년도 수능을 치고 우리학교 경제학과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경제학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마술도 일종의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이니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2. 대체로 어떤 활동을 하며 대학 시절을 보냈나요?

사실 대학생다운 대학 시절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밖에서 자취를 하며 생계를 이어나가야했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자마자 일을 하기 바빴어요. 또 마술에 관련된 해외 세미나에 참여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이 같은 대학 생활을 보내는 바람에 신입생 환영회와 학과 MT 같은 학교 행사는 한 번도 참여하지 못하고 동기와도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Q3. 마술엔 △스테이지(Stage)△클로즈업(Close-up)△멘탈(Mental)△일루전(Illusion) 등 여러 분야가 존재하고 현재 공연에서 다양한 분야의 마술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마술 중 멘탈 마술에 가장 애착을 보이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스테이지 마술은 말 그대로 무대에서 행해지는 모든 마술을 일컫습니다. 클로즈업 마술은 이와 반대로 소규모 인원의 관중을 대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카드나 동전 같은 생활 도구를 이용합니다. 멘탈 마술의 경우는 심리학과 뇌 과학 등을 접목해 관중의 심리를 파악해 공연을 진행하죠. 일루전은 사람이 절단되거나 공중부양을 하는 등의 규모가 큰 마술을 칭해요.
현재 모든 종류의 마술을 방송이나 공연장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중 멘탈 마술은 22세기에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큰 마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매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마술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만큼 방송·유투브 등 다수의 플랫폼에서 마술의 비밀이 쉽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멘탈 마술의 경우 심리학과 뇌 과학 등의 기법을 혼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촬영된 영상 안에서도 트릭을 발견하기 쉽지 않습니다. 또한 특정 도구의 힘이 아닌 사람의 심리를 파악해 보여주는 장르이기에 많은 분이 진짜 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장 애착이 가 지금까지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4.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 클로즈업 마술사로서 활동하며 2002년 국제마술협회 마술 컨벤션 △클로즈업△코미디△쇼맨십 부문에서 우승하셨습니다. 이후 2009년, 세계마술올림픽 FISM 우승을 거머쥐고 2012년엔 최연소 심사위원에 발탁되는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합니다. 세계 정상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슬럼프나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사실 많은 마술사 후배들이 슬럼프가 없었냐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단 한 번도 슬럼프를 겪은 적이 없어 답을 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전 세계 인구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경우가 전체 중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저는 그 3% 안에 들어가는 운이 좋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마술이 재미있고 새로운 것들을 연구할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Q5. 1996년 데뷔 이후 다양한 활동을 해오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마술공연 중 여자친구 몰래 남자친구의 신청을 받아 연인 이벤트를 진행했었습니다. 그중 2005년도 연말에 만난 한 연인이 기억에 남습니다. 대부분 멋진 무대에서 프로포즈를 하면 승낙하기 마련인데 여자분이 울면서 거절하셨어요. 다들 당황해하는 사이 남자친구분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말기 암인 여자친구를 간호하던 도중 남편으로 있어 주고자 프러포즈를 했던 것이죠. 그분이 모든 관객이 응원의 박수를 준다면 그녀가 받아주지 않겠냐며 이야길 하는데 거기 있던 모든 관객과 제가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프로포즈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 사건이 제게 ‘공연이란 무엇인가’와 ‘마술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다시 한번 깊이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던 계기가 됐습니다.


Q6. 마술사로서, 인간 최현우로서 어떤 신념을 갖고 계신가요?

좋은 마술사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해요. ‘좋은’이란 단어가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개념이지만 보편적인 기준 그 이상이 돼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저의 신념이 마술에 입혀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Q7. 공연과 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계신데, 앞으로 마술사로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오래 잘 버티는 대중예술가로 남고 싶습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 속에서 대중에게 마술의 매력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마술사가 되는 것이 목표예요.


Q8. 끝으로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열린 마음으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모두가 원하는 바를 행복하게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운을 대하는 자세가 운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학교 후배들이 사회에서 꿈을 멋지게 펼쳐내시길 바랍니다.


김미정 기자 100kimmiju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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