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낱낱이 파헤쳐 보자 2018-12-13 22:09:02
안소현 기자 | 97sonia@hufs.ac.kr 조회수 125  댓글 0
 
지난달 3일, 굴이나 바지락 같은 조개류뿐만 아니라 생선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엔환경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150㎛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은 태반과 뇌를 포함한 모든 인체 기관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많은 소비자는 불안을 표했다. 미세플라스틱은 무엇이고 어디서 생겨났으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해결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김용애 우리학교 환경학과 교수를 찾았다.

*㎛(마이크로미터): 미터의 백만 분의 일에 해당하는 길이의 단위

Q1. 미세플라스틱은 무엇인가요?

미세플라스틱(micro plastic)은 머리카락 크기에 맞먹는 정도인 1㎛보다 크고 5mm보다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을 말하며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도 불립니다. 정식 이름은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Microbead)로, 의도적으로 제조됐거나 기존 제품이 조각나 미세화된 합성 고분자화합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를 기준으로 △메가(Mega)△메크로(Macro)△메소(Meso)△마이크로(Micro)△나노(Nano) 총 다섯 가지로 분류됩니다. 이번 해 4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네이처지오사이언스(Nature Gio Science)에 발표한 논문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인천·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가 세계에서 플라스틱 농도가 각각 2번째·3번째로 높은 곳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Q2. 미세플라스틱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미세플라스틱은 발생 원인에 따라 1차,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됩니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처음부터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입자입니다. 이것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치약 및 각질 제거용 세안제 등 주로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세정 기능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첨가됩니다. 한 제품에 많게는 280만 개의 플라스틱 마이크로 비즈 입자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모되고 깨져 작아진 입자입니다.


Q3.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먹이사슬을 통해 다양한 개체로 전이되고 축적됩니다.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는 입자가 너무 작아 정화 장치에 걸러지지 않은 채 바다로 버려집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비스페놀 A(BPA)△노니페놀(NP) 등의 유해한 화학물질이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에서 나와 해수나 해양생물의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2016년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이 즐겨 먹는 170여 종의 해산물에서 마이크로비즈가 검출됐다고 합니다.
지난달 23일,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의 배 속에서 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이 서로 모여 쓰레기 섬을 이루고, 이 플라스틱이 분해된 찌꺼기를 바다 생명체들이 먹게 돼 이러한 일이 빈번히 발생합니다.
플라스틱 입자가 크면 유해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플라스틱이 크면 동물들의 몸이 플라스틱에 엉키는 현상(Entanglement)이 생깁니다. 플라스틱의 크기가 작으면 동물들이 이를 먹게 되고 또다시 이 동물들을 먹는 사람들의 체내로 들어가게 됩니다. 지난달 24일 한겨레 신문에선 사람의 분비물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실험자 8명의 분비물 샘플을 조사해본 결과 모두에게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그만큼 미세플라스틱이 곳곳에 퍼졌다는 걸 알려주는 사례입니다.


Q4.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아직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확실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눈꺼풀에 잔존해 염증을 일으키는 정도의 영향이 나타났지만 미세플라스틱에 들어 있는 성분을 보면 장기적으론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첨가되는 △프탈레이트△비스페놀△노니페놀 등은 벤젠 고리(Benzene Ring)가 들어 있는 구조의 화학물질입니다. 벤젠 고리는 육각형을 이루고 중간에 핵이 있는 구조를 띠는 발암물질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세플라스틱은 돌연변이를 일으키거나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Q5. 정부가 실행할 수 있는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선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스크럽 화장품의 제조를 금지했습니다. 스크럽제는 물리적인 마찰을 통해 묵은 각질세포를 제거하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크럽제 안에는 아주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가 들어가는데 이것이 바로 미세플라스틱, 즉 마이크로비즈입니다. 마이크로비즈는 폴리에틸렌(PE) 혹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지는 0.0004~1.24mm의 아주 미세한 플라스틱 알갱이입니다. 마이크로비즈는 스크럽제 외에도 △샴푸△보디워시△치약△그리고 화장품 등에 사용됩니다. 유럽의 경우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의 대체재를 활용하는 것도 일종의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생분해성(degradable)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화학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은 아닙니다. 토양을 기반으로 하며 생분해성 성질을 띠는 물질을 사용하면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훨씬 빨리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6.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각종 제품이 자연 분해되는 시간을 분석한 표를 살펴보면 신문지나 사과 심은 1달에서 1년이 걸리고 플라스틱은 5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병, 낚싯줄 등이 이런 플라스틱의 예입니다. 현재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은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입니다. 카페에서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고 자연 친화용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들어 있는 스크럽제를 사용하는 대신 집에서 △흙△소금△설탕 등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현재 독일 베를린 소비자들은 ‘포장지가 없는’ 슈퍼마켓인 ‘오리기날 운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이곳에 진열된 상품은 모두 일회용 비닐 등 포장이 없습니다. 매장에는 △곡물△향신료△커피 원두 등 농산물은 물론이고 각종 생활용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장바구니에서 빈 병이나 빈 통 등을 꺼내 매장에 있는 식료품을 필요한 양만큼 담아 계산합니다. 이 가게 외에도 화장품 매장인 ‘러시 네이키드숍(Lush naked shop)’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매장 역시 이름 그대로 포장 없이 제품을 전시해 놓고 소비자들이 골라서 담을 수 있게끔 돼 있습니다. 독일 외에도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매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가 차원에서도 이런 가게를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이런 매장을 이용하려는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플라스틱 제품을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사용의 최소화를 위해 국가와 개인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안소현 기자 97sonia@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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