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대 영어대학 학생회장단 탄핵 가결 2018-12-13 22:00:53
조유진 기자 | 96yujin@hufs.ac.kr 조회수 162  댓글 0
지난달 12일과 15일 우리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숲(이하 대나무숲)에 영어대학 정학생회장(이하 영대장)이 단과대 리더십 트레이닝(이하 LT)에서 언어폭력과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익명으로 게시됐다. 이를 계기로 영대장의 무책임한 언행과 폭력적 행위에 대한 무감각한 태도를 질타하며 영어대학(이하 영어대) △이민정 EICC학과 학생회장△최주혁 ELLT학과 학생회장△윤하경 ELLT학과 비상대책위원장△손희영 영미문학·문화학과 학생회장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영대장의 권한 중지 및 파면을 요구했다. 지난달 22일 서울캠퍼스 인문관 대강당에서 영어대 비상 학생총회(이하 비상총회)가 열렸다. 비상총회 속 영어대 학생회장단과 영어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영어대 학생회장단의 공식사과

비상총회는 전병수(영어·영문 16) 현 부총학생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현재 영어대 학생회장 권한대행을 맡은 손희영(영어·영문 17) 영미문학·문화학과 학생회장이 탄핵소추안 대표 발의자임에 따라 운영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전병수(영어·영문 16) 씨가 임시회장을 맡게 됐다. 이번 비상총회는 지난달 12일 영어대학생대표자회의(이하 영학대회) 3분의 2 이상의 서명에 의해 탄핵안이 발의돼 소집됐다.

주요탄핵사유는 아래와 같다.
⑴적극적 가해자로서 단과대학 구성원에게 언어폭력과 성희롱을 행사했다는 것
⑵단과대 공식행사에서 성희롱 사건 혐의자를 초청하려 했으며 반발을 제지했다는 것
⑶영어대 학술대회 기획안 부실작성
⑷책임의식 부재에 따른 공약이행 실패 및 학회장단 비판문에 대한 공식적 사과의 부재다.

사과문 낭독에서 영대장은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한 사과는 하고 싶지 않았다”며 “1년 동안의 제 모습, 제 잘못을 전부 돌아본 후 진실한 마음으로 영어대 학우 앞에 서서 소탈하게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공식적인 사과가 늦어진 이유를 언급했다. 덧붙여 영대장은 영어대 LT 술자리에서의 부적절한 언사는 자신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은 행위였음을 인정했다. 영대장은 당시 LT 자리에 있었던 모든 학우에게 사과를 전한 상태이다.
LT 자리에서 한 학우의 다리를 베고 누운 행위도 “상대방이 느끼는 친밀함 정도와 제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간과했다”며 “해당 사건은 아직 피해학우에게 사과드리지 못해 굉장히 조심스럽다”는 의견을 전했다. 두 번째 제보 피해학우에게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사과할 것을 약속했다.
사과문 낭독에서 영어대 부학생회장(이하 부영대장)은 영어대 학술제를 학생회로 이관하겠다는 공약 이행에 실패한 것을 인정했다. 또한 영어대 학회장단의 사과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영어대학생대표자회의(이하 영학대회) 단체채팅방에서 학회장들의 질문에 답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간략하게 드린 적은 있으나 사과문 요청에는 답하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당시 잘못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탄핵소추안 사유 심의 질의응답, 어떤 논의가 오갔나

영어대 학생회장단의 사과문 낭독 이후 탄핵소추안 사유에 대한 심의와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수환(영어·ELLT 18) 씨는 “LT자리 욕설과 관련해 피해자와 참가하신 모든 분께 개인적으로 사과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추행 피해학우에게 사과를 하지 않은 이유를 듣고 싶다”고 질의했다. 영대장은 “LT자리 욕설과 관련한 당사자 분께는 해당 학과 과 회장에게 부탁해 접촉했다”며 “피해학우 분께서 원하신 방법이 카카오톡 메세지라고 말씀하셔서 그 방법으로 사과를 드렸다”고 첫 번째 제보 피해학우에게 사과를 전한 방법을 말했다. 그러나 “성추행 관련 제보가 올라온 당일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모든 직무가 중지돼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다”며 사과를 전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영대장이 단과대 공식행사에서 성희롱 사건 가해자를 초청하려 했으며 반발을 제지한 것에 대한 질의응답도 오갔다. 김영현(영어·ELTT 18) 씨는 사과문에 단과대 성희롱 가해자를 초청하려 한 것에 어떠한 해명이 나와 있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영대장은 자신이 지난해 영어대 성희롱 가해자를 행사에 적극적으로 초청하려고 시도한 것은 오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민정(영어·EICC 17) 씨는 “단과대학운영위원회(이하 단운위) 회의 때 두 차례 영대장이 영어대 성희롱 가해자 A씨의 이름을 언급해 제가 혐의자들의 신상이 공개돼 있지 않음을 고려해 ‘약간 좀’이라고 말했더니 ‘그러면 얘기하지 마’라고 단언했다”며 문제를 제기하려는 단운위원을 입막음한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수현(영어·ELLT 18) 씨는 “이번 영어대 학생회장단 재선거 때 핵심공약이 반성폭력 문화건설이었다”며 “이는 단과대 학우에게 언어폭력과 성희롱을 행사한 것과 성희롱 가해자를 단과대 공식행사에 초청하려 했던 시도와는 정확하게 모순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영대장은 “지난해 영어대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고 그 이후에 당선된 만큼 이러한 문화는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서 반성폭력 연석회의가 이뤄지고 결과물이 나오면 그것을 저희가 차용하려고 했다”고 반성폭력 문화건설을 위해 영어대 학생회장단에서 기울인 노력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공약 실천이 아닌 다른 단체에서 만든 것을 차용하려고 한 방식은 학생들의 반응을 고려한 허울뿐인 공약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대장은 “총학이 단과대학학생회보다 상위기구이기에 더 많은 대표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만들어진 반성폭력 내규를 차용하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자체적 반성폭력 내규 마련을 미룬 이유를 언급했다. 또한 반성폭력 문화건설 공약 이행은 실패임을 인정했다.


◆또 다른 논란, 영어대 학술제 기획안

비상총회에서는 학술제 문제가 깊이 있게 논의됐다. 최유빈(영어·EICC 18) 씨는 질의응답 때 학술제와 관련한 공약을 실천하지 못한 이유와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영대장은 학생 참여 활성화를 목적으로 학술제를 학생회로 이관하고자 했으며 9월부터 학장님과의 논의와 집행부 회의를 거쳐 기획안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학장님이 기획안을 검토한 결과 “기획안 구성이 세부적 시행 계획이 아닌 간단한 아이디어에 그치고 재원의 결여가 있다”며 “이번 해 학술제는 이전 학술제와 동일하게 학과 조교실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결론이 났다며 학술제 학생회 이관 실패의 배경을 알렸다.
김예진(영어·영문 17) 영미 시 학회 포이트라(Poetra) 학회장은 학술제와 관련해 △부실한 기획안 작성△학회장단과의 소통 부재△영대장의 태도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 영대장은 2주간의 회의를 거쳐 학술제 기획안을 작성했으나 기획안 의도가 절반을 차지하고 학술제 프로그램은 학술제 퀴즈와 피드백 설문지가 전부였다. 학회장단의 영대장 규탄문에 따르면 이번 학술제 기획안은 영대장과 학회장단과의 상의 역시 없었다. 부실한 기획안이라는 지적에 영대장은 “기획안의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 사안이고 자신도 교수님께 사안을 통보받아 당황스럽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영대장은 학술제 공고가 나기 전까지 학회장단에게 어떠한 공지도 전달하지 않았다. 학회장단은 지난해에 비해 늦은 학술제 공고로 혼란을 겪었고 공고가 늦어진 이유를 물었으나 영대장은 “이 모든 것은 본인도 학장님께 통보받은 사안이다”라고 대답했다. 9월 말에 학술제 예산을 지원하는 영어대 원로 교수님의 별세로 학술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이 역시 학회장단에게 공지가 전달되지 않았다.
한편 10월 21일 김예진(영어·영문 17) 씨는 영대장에게 공개사과문과 대자보를 요청했으나 당시 영대장은 별다른 이유 없이 사과를 거절했고 영어대 학회장들은 개인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후 지난달 20일 영대장단의 공식사과문이 영어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왔으나 학술제 관련해서는 부영대장만의 사과가 있었고 이마저도 공약 불이행에 대한 사과였다. 김예진 씨는 “학회장단은 영대장단에게 커다란 사과를 요구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의 잘못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바라고 있음을 강조했다.
영대장은 부실한 기획안은 “지금까지 학생회 행사에 대한 기획안은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순번을 매기는 기획안이 전부였다”며 “학술제 기획안이 얼마나 세부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고 기획안에 대한 무지를 인정했다. 학술제 재원 문제는 “원래 학생회 예산안에는 학술제가 포함되지 않아 학술제 예산방안을 모색하려고 노력했다”며 “학회 구성원들에게 재원에 문제가 생겨 학술제 개최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보다는 재원을 준비해 무조건 개최하도록 할 생각이었다”고 공지의 부재를 해명했다. 영대장단의 입장문 내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는 의견에 지난달 16일 학회장단과 이와 관련해 논의가 있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탄핵소추안이 발의됨으로써 모든 업무가 중지돼 논의를 진행할 수 없었던 점 역시 언급했다.
질의응답이 마무리되고 영대장은 “최대한의 사과와 최대한의 뉘우침으로 더 이상 학우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전했고 부영대장 역시 “부족한 대표자들 때문에 이러한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게 해 정말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한편 제33대 영어대 학생회장단의 탄핵은 비상총회에서 정족수를 넘는 181명이 참석했고 △찬성 174명△반대 0명△기권 7명으로 의결이 진행돼 가결됐다. 영어대 학생회에 따르면 비대위장 선출 및 전상화를 위한 절차가 빠른 시일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96yuji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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