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부터 6월 말까지 총 5개월간 7+1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 ‘디종(Dijon)’의 ‘브루고뉴 대학 교(Université de Bourgogne)’ 소속 어학원에서 수업을 들 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웠고 대학교에서 도 같은 언어를 전공하면서 약 8년의 시간을 프랑스어와 함께했지만 프랑스에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언어가 다르고 아는 사람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프랑스어를 계속 공부할 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더 이상 미루지 않고 본격적으로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준비했다. 

평일 낮엔 어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난 오후엔 친구들과 시내를 돌아다녔다. △공연장△공원△광 장식당△미술관△박물관△서점△시장△카페 등 내가 사는 도시 곳곳을 경험했다. 주말이면 같은 기숙사에 살았던 우리나라 친구들과 시장에서 함께 장을 본 후 음 식을 직접 만들어 먹고 와인을 마시기도 했다. 시험이 끝난 주말엔 여행을 다녔다. 여유가 있는 아침엔 요가나 달리기 등 운동을 하며 체력에도 신경 쓰는 일상을 보냈다.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단조로웠다. 그럼에도 그 생활이 재밌는 기억으로 남은 건 일상을 보낸 공간의 풍 경이 우리나라와 달랐기 때문인 것 같다. 

프랑스에선 소매치기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그렇기에 공항에 도착한 후 많은 짐을 가지고 △기차△버스△지 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걱정된다면 한인 택시 이용을 추천한다. 또한 프랑스는 외식 물가가 높기에 생활비 지출을 줄이고 싶다면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것이 좋다. 동네의 벼룩시장이나 요일장을 이용하면 엄청난 활기를 느낄 수 있고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다. 프랑스로 어학연수를 가 게 된다면 ‘문화카드(Carte Culture)’는 꼭 만들길 추천한다. 도시마다 발급 비용이나 혜택엔 차이가 있을 수 있 으나 문화카드가 있다면 대부분의 공연을 5.5유로란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기차 비용 할인 혜택을 받 을 수 있는 ‘카르트 준(Carte Jeune)’ 카드도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여행을 다닐 때 교통비를 아낄 수도 있다. 

프랑스 생활엔 두 가지의 아쉬운 점이 남는다. 첫 번짼 바로 ‘주택보조금(CAF)’을 신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주택보조금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다. 난 프랑스에서의 서류절차가 느리단 이유로 이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꽤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 단 생각이 들어 아쉽다. 6개월 이상 체류할 계획이라면 번거롭더라도 주택보조금을 꼭 신청하는 걸 추천한다. 두번짼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았던 것이다. 프랑스는 휴가 문화가 발달해 있어 전체적으로 관광업이 발달했다고 느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도시가 아니더라도 그렇다. 나라가 커서 지역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그러한 프랑스 내 다양한 지역들을 충분히 여행하지 못하고 온 게 아쉽기도 하다. 

프랑스에 다녀오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평생을 우리나라에서만 살 필요가 없단 것이다. 물론 외국 생활엔 외국인으로서 느낄 수밖에 없는 불편함과 부당함도 존재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삶의 속도에 집착하지 않는 여유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프랑스의 분위기를 느끼고 나니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장단 점이 확연히 비교되면서 내게 더 잘 맞는 나라가 어디 일지 고민하게 됐다. 난 프랑스에 다녀온 후 다시 프랑스에 가고 싶단 생각으로 △프랑스 대학원△프랑스에 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장점을 가질 수 있는 직업△프랑스와 관련이 깊은 국내 회사를 알아보는 중이다. 독자 중에도 과거의 나처럼 두려움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망설여지는 학우가 있다면 과감히 해외로 나가 다 른 세상에서의 삶을 경험해 보길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손수연(국제지역·프랑스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