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그리운 싱가포르

등록일 2022년09월15일 16시0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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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부에 전념하느라 교환학생은 생각조차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졸업하기 전에 한 번쯤은 해 외에 가고 싶단 생각에 교환학생을 지원하기로 결 심했다. 교환학생 지원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영어 시험 아이엘츠(IELTS) 성적도 겨우 맞췄고 수학계 획서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번 해 1월부터 5월까지 우리학교 교환 학생 제도를 통해 싱가포르의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 도착해 학교 기숙사에 갔을 때 방에 에어컨과 화장실이 없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 출국 당시 우리나라는 1월이었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기 후가 훨씬 덥게 느껴졌다. 낯선 나라에서 적응하기 가 쉽지 않아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유학 생활 초 반엔 매일을 알차게 보내려 노력했다. 온종일 △강 의 수강△운동△학교 과제 등을 하며 바쁘게 지냈 다. 싱가포르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 나 교환학생 초반엔 수업을 따라가고 생활에 적응 하느라 굉장히 힘들고 무료한 나날을 보냈다.

생활에 활력이 생긴 건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류 프로그램인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버디 프로그램 (NUS Buddy Program)’에 참여하고 나서부터였다. 이 제도에서 현지 친구 두 명과 짝이 됐는데 그중 한 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싱가포르에서 살던 우리 나라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현지 친구가 쓰는 영 어를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말로 통역해 줬다. 그 들 덕분에 △산길 여행△현지 음식 먹기△현지인 친구 집에서 밥 먹기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로티 프라타(Roti Prata)’는 싱가 포르에서 꼭 먹어 봐야 할 음식이라고 생각할 만 큼 맛있었다. 친구들과 함께한 활동 중 가장 기억 에 남는 일은 현지인 친구가 활동하는 합창단 공연 을 보러 간 것이다. 우리나라에 있을 땐 합창단이 나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 친 구 덕분에 합창 공연의 매력을 알게 됐다.

유학 기간은 짧았지만 지금도 싱가포르에서의 삶이 많이 그립다. 그래서인지 그곳에서 다시 살고 싶어 현지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유학 생활 초기에 적응이 힘들었을 뿐 싱가포 르 생활 자체가 싫진 않았다. 유학 갈 국가를 싱가 포르로 정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 른 나라를 갔거나 교환학생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소중한 경험을 하지 못 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이 행복하고 좋았 지만 아쉬웠던 점도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내 기 대보다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지 못한 것이다. 싱 가포르가 큰 나라는 아니지만 관광하기 좋은 장소 가 여럿 있다고 들었는데 그러한 곳을 방문해 보지 못해 아쉽다. 두번째는 학교 수업 방식에 너무 늦 게 적응한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선 한 수 업이 강의 2시간과 토론 수업 2시간으로 총 4시간 동안 진행된다. 처음엔 낯선 방식의 수업에 적응하 지 못해 열심히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다 학기가 거의 다 끝날 때쯤이 돼서야 강의와 토론에 열심 히 참여할 수 있었다. ‘한 학기만 더 있었다면 훨씬 열심히 했을 텐데’란 생각이 들었다. 싱가포르에서 느낀 이러한 아쉬움은 앞으로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매 순간을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임진우(영어·EICC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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