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등록일 2026년10월07일 16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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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진부한 말을 종종 듣는다. 난 요즘 이 말의 의미를 체감하는 중이다. 난 이번 해 우리대학에 들어왔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내가 원하는 학부에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시작’은 많은 고민 끝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에 쉽지 않다. 나이가 들며 경험치가 쌓이니 무모한 도전을 주저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을 재단하고 고민한다. 하지만 내가 우리대학에 들어와서 배우고 싶은 걸 배울 수 있게 된 것과 학보 생활을 하게 된 것은 모두 오랜 고민 끝에 내 소망을 행동으로 옮기는 ‘시작’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난 어렸을 적부터 부끄럼을 타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좋아했고 세상이 돌아가는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부모님과 마주 앉아 △사회△역사△정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여러 문제가 즐비한 세상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기자였다. 세월호 사건과 서지현 검사의 폭로 등을 지켜보며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나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일에 동참하고 싶었다. 그래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전에 다녔던 학교에서 학보사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나와 같이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학우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젖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내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수습’은 말 그대로 ‘수습’이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익히고 조직의 분위기와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선배들의 세심한 조언이 꼭 필요했지만 그곳에서는 무거운 책임만을 강조할 뿐 후배를 이끌고 다독여 주려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결국 함께했던 3명의 수습기자는 모두 학보를 그만뒀다.

 

이러한 내 경험은 외대학보 지원을 고민하게 했다. 그러나 내 손은 이미 지원서를 작성하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내가 겪었던 상황이 또다시 벌어질까 두려우면서도 학보사 활동이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을 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작’을 한 뒤로는 한 달간 정신없이 교육을 받았고 벌써 세 번째 신문 발간에 참여하고 있다. 서투른 내게 차분히 알려주시고 언제든 질문을 받아 주시는 선임 기자들 덕분에 하나씩 해나가고 있다. 글쓰기는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려운 일인 만큼 꾸준히 노력해 더 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성실히 써 내려야겠다고 다짐한다. 학보 일을 하며 어떻게 쓸 것인가 만큼이나 무엇을 쓸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매 순간 느낀다.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내 주변과 사회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눈이 필요하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약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내게는 본질을 꿰뚫으면서도 빨려 들어가듯 읽히는 글을 작성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타인의 글을 수없이 읽어봐야 한다. 내가 쓴 글 역시 수없이 읽어보고 퇴고해야 한다. 시행착오 없이 멋스러운 글이 뚝딱 완성되지 않는다. AI에 프롬프트만 입력하면 뭐든 금방 완성되는 시대에 자신을 성찰하고 스스로 다듬어가는 과정은 꽤 값지다.

 

우린 시작하기 위해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 ‘안 하고 후회할 바에는 차라리 하고 후회하자’가 내 좌우명인 만큼 앞으로도 학보 활동을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데에 있어 도전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한예진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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