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사관(학생군사교육단, 이하 ROTC) 후보생 지원율이 2015년부터 8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가 다양한 정책을 실시했지만 해당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론 전문성을 갖춘 장교 양성보다는 단순한 지원자 수 증가에 초점을 둔 임시방편에 불과한 정책이란 지적이다. 또한 학사사관 및 육군3사관학교를 비롯한 타 기관의 초급간부 모집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 현황△초급간부 지원율 하락의 원인과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 현황
초급간부란 일반적으로 임관 5년 차 이하 장교와 부사관을 말하며 주요 양성기관으론 △육군3사관학교△학사사관△ROTC가 있다. 이 중 ROTC는 대학 재학생 중 우수자를 선발해 2년간 군사교육을 통해 전공 학문과 군사 지식을 겸비한 장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학군단이 설치된 4년제 대학의 1학년 혹은 2학년 재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며 임관일 기준 만 20세 이상 만 27세 이하인 자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ROTC는 초급장교 임관의 핵심 통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3년까지 경쟁률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6.1:1△2018년 3.4:1△2022년 2.4:1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으며 2023년엔 1.5:1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지원자 감소로 합격자 미달이 예상되자 창군 이래 처음으로 추가모집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2월 국방부는 “ROTC 후보생의 자긍심 및 사명감 고취와 합당한 처우 보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단기복무장려금 인상△면접 평가 비중 상향△필기시험 폐지△학군생활지원금 인상 및 기간 연장△해외 연수기회 확대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그 결과 2024년 1.7:1로 경쟁률이 소폭 상승했으며 이어 이번 해도 2.1:1로 상승하는 성과를 얻었다.
부사관 선발률* 역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해군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부사관 선발률은 △21년 89%△22년 87%△23년 62%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해군은 부사관 선발 기준에서 이번 해 3월부터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고등학교 성적과 출결 현황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해병대 또한 지난 2023년 입소한 403기 부사관 후보생이 14명에 그치자 8월 임관하는 해병대 제 406기 부사관 후보생 선발부터 필기시험을 폐지했다. 더불어 해군과 해병대 모두 지원자 확대를 위해 △문신△연령△체격 조건 등의 자격을 완화했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전신에 있는 문신의 총면적이 120㎠ 이하인 자만 해병대 부사관에 지원이 가능했지만 이번 해 3월 임관하는 409기부턴 반바지반소매 티셔츠를 입었을 때 노출되는 신체 부위에 있는 문신만 검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키 159cm 혹은 196cm 이상일 경우 부사관 지원이 불가능했던 기존 신장 제한 규정도 일부 병과와 특기를 제외하곤 폐지했다. MBN에 따르면 해군 관계자는 “열악한 인력 획득 환경에서 해군에 적합한 부사관 선발을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밝혔으며 해병대 관계자는 “지원자의 부담을 줄이고 능력을 갖춘 자원을 충분히 선발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초급간부 지원율 하락 원인과 문제점
지난해 1월 발행된 국방논단 제1975호에선 ‘학군장교(ROTC) 지원율 하락 요인과 개선 방안’에 대해 다뤘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앞선 문제의식에 기반해 ROTC 후보생 2,766명과 현역 ROTC 출신 장교 3,2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ROTC 후보생 기간 중 경험하는 어려움은 △군사학 교육 및 체력 단련 등 학과 외의 활동 병행으로 인한 자유로운 대학 생활의 지장△방학 입영훈련으로 해외연수나 아르바이트 등 정기적 활동 병행 어려움△사관생도에 비해 낮은 수준의 품위유지비 등이 있었다. 또 ROTC 복무 중 겪는 어려움은 △병사 봉급과의 격차 축소△병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의무복무기간△부대 업무로 인한 자기계발여건 보장 미흡△수당 등 금전적 보상체계에 대한 불만족△초급장교 숙소에 대한 불만족 등이 있었다.
한국콘텐츠학회 논문지에 게재된 ‘학군장교(ROTC) 지원율 하락 원인과 장교 획득 방안’에 따르면 초급간부 지원율 감소는 단기복무 장교 충원을 어렵게 하며 이는 곧 대한민국의 안보 공백으로 작용한다. 또한 경쟁률이 높을수록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ROTC 지원율 하락은 초급간부의 질적 저하를 유발한다. 모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경쟁이 촉진되고 그로 인해 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필기시험을 폐지하는 등 인원 충당을 위한 일시적인 정책도 질적 하락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ROTC는 매년 임관하는 전체 소위의 약 70%를 차지하며 육군 초급장교의 8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지원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향후에는 초급장교 부족 현상이 더욱 촉진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군 복무여건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 국방부는 2024년부터 초급간부 단기복무장려금을 33%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ROTC 후보생의 경우 1,200만 원의 단기복무장려금을 일시에 지급받는다. 하지만 임관 이후 병사와의 봉급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이 초급간부 지원율 감소의 원인이란 지적이다. 이번 해 기준 병장 월급은 150만 원으로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 시 정부지원금을 합산하여 월 최대 205만 원까지 수령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해 기준 소위 1호봉의 월급은 201만 7,300원으로 기타 수당을 제외한 기본 봉급만 비교할 경우 큰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또 합리적 수준의 금전적 보상은 장교 복무의 사회적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병사 대비 장교의 책임 범위는 넓은 반면 금전적 보상 수준의 차이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단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의 경우 군인의 특수성을 고려해 군인의 월급에 대해 유사한 민간 부문 중위값보다 높은 70분위를 명시적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초급간부는 더 높은 수준인 약 90분위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단기복무 간부의 보수는 동일 연령 민간 근로자 임금의 50분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고용노동부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해 20대 초반 평균 월급은 세전 236만 원이며 20대 중반의 경우 세전 289만 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해 기준 소위 1호봉의 월급은 201만 7,300원으로 동일 연령 민간 근로자 임금의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미군처럼 중위값 이상 수준까지 보수 증액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교 의무복무 기간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2020년 ROTC 지원율 하락 폭은 0.4포인트로 전년도에 비해 두 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같은 해 입대한 병사부터 의무복무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든 것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즉 ROTC 의무복무 기간이 일반 병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졌기 때문에 지원율이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의무복무 기간의 축소는 지원율을 제고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ROTC 후보생 양성교육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한국국방연구원 ‘학군후보생 양성교육체계 개선 연구’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구조조정과 ROTC 후보생 임관인원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며 교육체계 개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먼저 학군단 규모를 축소함과 동시에 교육여건을 개선해야 하며 부사관학군단 조직의 효율화를 강조했다. 또 국방부의 학군장교 획득계획 축소를 바탕으로 대학별 학군단 통폐합을 추진해야 하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잉여 인력을 열악한 학군단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해 초급장교 양성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해 △경운대학교△백석대학교△청주대학교△한경대학교에 학군단을 추가로 설치했다.
초급장교는 △군사 작전 기획 및 수행△부대 지휘 및 병력 운영△부대 행정 및 군수 업무 관리 등 부대의 작전 수행과 전투력 유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초급장교의 지원율 및 경쟁률 감소는 대한민국 안보 공백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복무여건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국방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선발률: 계획 대비 선발 비율
박지연 기자 10ji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