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지식재산권 보호를 이끄는 박선영 변리사를 만나다

등록일 2026년10월07일 16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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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법 99) 변리사는 지난 2004년 우리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변리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남앤남 특허법률사무소를 거쳐 지난 2007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상표와 디자인 분야를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심판과 해외 출원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일본 사에구사 특허사무소△코바야시제약△중국 쥔허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으며 2016년에는 싱가포르 Allen&Gledhill 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이번 해에도 World Trademark Review 1000 상표 선두주자에 이름을 올리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4개 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지식재산권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박선영 변리사를 만나보자.

 

 

Q1. 우리대학 법학과에 입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인문계 학생이었던 저는 평소 영어와 일본어 같은 외국어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당시 국내 유수 대학에서 법학 교수로 재직 중이시던 이모부의 강력한 권유로 법학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확고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법학이라는 학문과 외국어를 동시에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우리대학 법학과 진학이 결과적으로 제 경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출발점이 됐습니다.

 

Q2. 우리대학 재학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제 대학 생활의 절반은 종로에 있었습니다. 입학 후 2년 동안 매일 저녁 종로에 있는 일본어 학원에 다녔기에 저에게 종로는 제2의 고향과 같습니다. 대학 입학 후 2년은 원래 관심이 많던 일본어 공부에 집중했고 그 이후에는 중국어 공부에 몰두하며 종로 길을 수없이 오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시간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대학 생활의 자유가 좋았고 저는 자유로운 시간 대부분을 제 오랜 취미인 외국어 공부에 할애했습니다.

 

Q3. 변리사로 진로를 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특별히 변리사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요? 당시에는 법학 전공자들에게 사법시험이 훨씬 익숙한 길이었지만 변리사는 다른 전문직보다 외국어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었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변리사는 기술 분야의 특허를 주로 다뤄 이공계 출신 합격자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저는 인문계 출신이었기에 문과적 소양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상표와 디자인 영역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상표와 디자인은 실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직관적인 권리이기에 업무 자체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외국 고객들과 외국어로 소통할 수 있어 현재 상표·디자인 전문 변리사로서의 경력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Q3-1. 인문계 출신으로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당시 변리사 1차 시험의 필수 과목이었던 자연과학개론이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인문계 출신으로서 대학 수준의 과학 과목을 모두 처음부터 공부해야 했기에 초반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습니다. 2차 시험 역시 문과생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제한적이었고 과목들도 이공계 선택 과목인 회로이론 등과 달리 고득점을 받기 어려운 과목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모든 2차 과목에서 고르게 안정적인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철저한 방어적 수험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당시 2차 선택 과목으로 법률 과목 중 상대적으로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었던 행정법을 선택해 합격했지만 현재는 이 제도가 개편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4. 지난 2007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상표 및 디자인 심판과 해외 출원 업무를 맡고 계십니다. 상표 및 디자인 변리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상표와 디자인의 권리화 단계부터 권리 행사 단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조력자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권리화 단계에서는 상표와 디자인을 독점적 권리로 만들기 위해 지식재산처에 출원하고 거절 이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심판이나 소송을 통해 권리를 획득하는 서류 중심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권리 행사 단계에서는 독점권을 획득한 이후 시장에서 발생하는 위조품에 대응합니다. 온·오프라인 단속에서는 △경고장 발송△기획△침해금지 가처분△권리범위확인심판 등의 구체적 법적 조치와 대응 전략을 수립합니다. 나아가 변리사 업무는 국제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에 해외 기업의 국내 권리 확보와 국내 기업의 해외 출원 및 글로벌 분쟁 해결에도 깊이 관여하게 됩니다.

 

Q4-1. 변리사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게 두 가지가 떠오릅니다. 하나는 디자인권에 관련한 방어 사건으로 해외 기업인 고객이 디자인권 확보 없이 우리나라 온라인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다가 같은 국가 기업으로부터 △디자인권 침해 금지 가처분△권리범위확인심판△형사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가처분과 형사고소 사건은 매우 긴박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고객 역시 급하게 저희를 찾았고 저희는 각 분야의 전문 변호사님과 함께 3개 사건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저도 해당 경찰서에 직접 방문해 디자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음을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저희의 노력으로 먼저 가처분에서 승소하였고 동 판결을 근거로 권리범위확인심판과 형사 사건에서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위 승소 이후 우리나라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돼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중국에서의 소송 사건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기업을 대리하며 특히 중국에서의 소송을 도와드리는 업무를 다수 맡고 있습니다만 국내 기업이 중요 상표를 미리 출원해 두지 못한 차에 이를 중국에서 선점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중국 대리인과의 협업을 통해 양국 내에서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서면을 검토 및 수정하며 우리나라 고객과 중국 대리인 사무소에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변론 전략 회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건들은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러한 국제 소송들은 변리사로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Q5. △싱가포르△일본△중국에서 현지 업무를 경험하셨습니다. 입사 후 해외 경험까지 나아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앤장에 변리사로 재직하면서 1년간의 해외연수 기회가 생겨 일본과 중국의 현지 법률사무소에서 각각 업무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김앤장 내에서 일본과 중국 고객의 업무를 주로 담당했기에 일본과 중국이 매우 친숙한 국가였으며 이 기회를 통해 현지 실무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업무를 넘어 현재까지도 연락하고 있는 현지 국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매우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가족 문제로 다년간 체재하게 돼 그 기회에 사무소에서 단기간 업무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업무 언어는 영어였지만 일본어와 중국어 능력은 싱가포르 업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5-1. 일상에서 사용하는 외국어와 법률 실무에서 요구되는 외국어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외국어 능력을 실무에서 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시킨 비결이 궁금합니다. 일상 회화와 법률·비즈니스 분야의 외국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제 공부 비결은 업무를 통한 실전 경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에서 외국어로 메일을 쓰거나 잦은 컨퍼런스 콜(conference call)을 해야 하는 변리사의 일상은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외국어 실력 증진에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저는 외국어 공부가 취미이기 때문에 출근 시간마다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중국 연예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어 이러한 꾸준함 역시 외국어 실력 증진 및 업무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Q6. 앞으로의 계획 또는 목표가 궁금합니다.

변리사는 다른 전문직에 비해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어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직업입니다. 저는 앞으로 △중국△우리나라△일본을 잇는 ‘아시아 지식재산권 비즈니스의 커넥터’가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와 이에 발맞춰 매년 빠르게 개정되는 각국의 산업재산권 법률 제도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각국 지식재산권 전문가들과 활발한 교류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Q7. 마지막으로 변리사를 꿈꾸는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인문계 비중이 높은 우리대학 특성상 이공계 전문 분야인 변리사 진입에 여전히 심리 및 제도적 장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변리사로서의 본질적인 실무 역량이 가장 중요하지만 ‘외대’라는 브랜드가 지닌 글로벌 이미지와 이에 부합하는 탁월한 외국어 능력은 실무 현장에서 독보적인 차별성이자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대학은 외국어를 숙달하기에 국내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부한 멀티미디어 자료와 훌륭한 교수진 등 우리대학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보적인 자원들을 적극 활용한다면 실무 및 언어능력을 모두 갖춘 상표·특허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나연 기자 12nay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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