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거 문제...월세는 고공 행진 중

등록일 2026년09월02일 19시41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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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주거비 부담 속 대학 진학 및 직장 생활을 위해 상경을 선택한 청년 자취생들의 삶의 질이 흔들리고 있다. 원룸 임대료와 관리비가 폭등하면서 학업과 일에 집중해야 할 청년들이 심각한 주거 및 경제적 위기를 겪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청년 주거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청년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주거 안정에 도달하기에는 여전히 제도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 기사를 통해 △청년 주거 문제의 현황△청년 주거 문제의 원인△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청년 주거 문제의 현황

통계청이 지난해 5월 17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19~34세 청년층은 해마다 수도권으로 순유입됐으며 수도권 이동자 중 1인 이동 비중도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학업과 직장을 위해 서울로 상경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경을 선택한 청년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것은 부족하고 열악한 주거 환경이다. 지난해 7월 15일 대학생 주거 환경 개선 기업인 ‘PCP스탠다드’가 서울권 대학생 6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취방에서 불편을 느끼는 주요 사유로는 △곰팡이△방음 불량△채광 부족 등 기본적인 생활 환경 문제가 꼽혔다. 나아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8%는 현재 거주하는 자취방을 타인에게 추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직장 생활을 이유로 천안에서 상경한 청년 A 씨는 “자취하는 동안 곰팡이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다”라며 열악한 주거 환경에 아쉬움을 표했다.

 

멈출 줄 모르고 치솟는 월세 역시 문제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 인근 보증금 1,000만 원 및 전용면적 33㎡ 이하 원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해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62만 5,000원으로 58만 1,000원이었던 지난해 대비 7.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평균 관리비 역시 7만 5,000원에서 8만 4,000원으로 10.9% 급등하며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한층 가중시켰다. 대학가별 수치를 살펴보면 서울대가 26%로 가장 가파른 월세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우리대학 인근 자취촌 역시 58만 2,000원에서 67만 원으로 15.1% 상승해 △연세대(10.4%)△중앙대(9.4%)△한양대(9.2%) 등을 제치고 서울 주요 대학가 중 두 번째로 가파른 월세 상승률을 보였다.

 

이처럼 월세와 관리비가 폭등하는 상황에서 자취를 선택한 청년들은 매달 평균 70만 원을 웃도는 고정 지출을 감당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월세가 상승하면 청년들은 지출을 줄이고 아르바이트를 추가로 구해야 하는 등 삶의 질 하락을 감수해야만 한다. 실제로 우리대학 재학생 B 씨는 “학업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월세가 올라 아르바이트를 2개로 늘렸다”라며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니 삶이 너무 힘들어졌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청년 주거 문제의 원인

청년들의 주거 환경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은 노후 주택의 물리적 결함이다. 오래된 소형 주택은 외벽 단열재의 성능 저하와 기밀성* 부족으로 인해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가 커지면서 결로** 현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로 인해 습기가 축적되며 내부 벽면에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 방음 문제의 경우 주택의 저밀도 경계벽과 가벽으로 인해 발생한다. 여기에 구도심 주택촌 특유의 밀집 건축 형태가 더해져 일조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겹치면서 채광 부족 문제까지 심화되고 있다. 결국 노후 주택의 기밀성 저하와 건물이 밀집한 구조가 열악한 주거 환경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청년 자취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한 월세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는 주택촌 재개발이 꼽힌다. 인구 밀집으로 노후화된 다세대 주택을 대규모 아파트 단지 및 오피스텔로 재개발하면서 기존의 저렴한 주택촌이 감소했다. 일례로 흑석동의 경우 서울시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후 재개발로 인해 월세가 상승했다. 중앙대학교 정문 앞 부동산 공인중개사 정 씨는 고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뉴타운 지역에 속한 중앙대학교 쪽문 지역이 철거에 들어가면서 학생들이 정문과 중문으로 몰려 주변 월세가 5~10만 원가량 올랐다”라고 전했다.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규제 강화도 임대주택 공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 임대시장에 공급되던 다세대 주택이 매매시장에 풀리게 되면서 임대주택 물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신문의 칼럼에서 “다주택자 규제로 임대시장에서 매물이 이탈하면 청년 세입자는 더욱 열악한 조건의 타 주택을 찾아 떠돌 수밖에 없다”라며 “이는 월세 상승과 주거 선택지 축소라는 이중고를 야기한다”라고 분석했다.

 

1인 가구의 급증이라는 사회적 원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국가데이터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1인 가구는 지난 2020년 139만 901가구에서 지난해 169만 9,910가구로 5년 새 22.2% 급증했으며 20~34세 청년 1인 가구 역시 21.3% 늘었다. 특히 대학가의 경우 △저렴한 상권 물가△편리한 대중교통망△풍부한 편의시설 등 매력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과 사회초년생 등 외부 1인 가구의 유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정된 소형 비아파트 주거 공간을 두고 입주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월세가 상승하고 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주거지 노후화로 발생하는 주거 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임대사업자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다세대 임대주택 리모델링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때 노후 주택 정비 시에 정부가 리모델링 및 수리 비용의 일부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책적 유인책은 민간 소유주의 사업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서울시는 ‘리모델링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제도를 실시해 기존의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함으로써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 또한 임대 사업자의 주택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임대료를 낮추거나 정부가 지정한 저소득층 세입자를 의무적으로 입주시키도록 한다면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청년들에게도 안정적인 주거지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나아가 월세 폭등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주택 공급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에서 자금 및 사업성 부족 문제 등으로 멈추거나 더디게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장을 매입해 공공 기숙사나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해당 방안을 채택한다면 주택을 빠르게 공급하는 동시에 기존 사업자의 미분양 부담을 덜어 멈춰 선 사업을 다시 진행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 이렇게 확보된 양질의 주택을 청년 자취생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청년월세 지원 사업의 대상 및 기준을 완화하는 것도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청년월세 지원 사업은 까다로운 대상 기준 탓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월세 한시 지원 사업 전체 신청자 중 최종적으로 지원을 받는 청년은 약 3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지원 대상의 소득 및 거주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청년월세 지원 사업의 소득 요건을 현행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100% 이하로 완화해 수혜 대상을 넓히고 실질적인 주거비 보전을 위해 지원 금액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는 언뜻 청년층을 향한 과도한 지원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세제 개편으로 월세 세액공제율이 인상됐지만 납부할 세금이 적은 청년에게는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현재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 더욱 요구된다. 이와 같은 지원 제도의 사각지대와 현실적인 한계를 점검하고 보완함으로써 실질적인 지원이 확대된다면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은 한층 줄어들 것이다.

 

청년 주거 문제의 고질적인 문제들은 단기간에 완벽히 해결하기 어렵지만 민간과 공공의 제도적 정비가 뒷받침된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청년들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밀성: 공기나 가스 등의 기체가 통하지 않는 성질.

**결로: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운 표면에 닿아 물방울로 맺히는 현상.

 

 

강승우 기자 13seungwoo@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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