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디-카!’ 난 이번 학기 동안 캠퍼스 아시아(Campus Asia) 프로그램을 통해 태국 방콕(Bangkok)에 위치한 카셋삿 대학교(Kasetsart University)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보내고 있다. 태국어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태국에서 교환학기를 보내기로 한 이유는 정규 학점을 인정받으며 공부하는 동시에 △문화교류△미식△휴양까지 모두 누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가 보편적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태국의 대학교는 대부분 절대평가 제도를 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처럼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신 여유롭게 서로를 도와주는 분위기에서 공부하며 우리나라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또한 태국은 △말레이시아(Malaysia)△미얀마(Myanmar)△베트남(Vietnam)△캄보디아(Cambodia)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고원△산악지△해안가 등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다양한 지역별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방콕에서 학기를 보내는 동안 틈틈이 △아유타야(Ayutthaya)△치앙마이(Chiang-Mai)△카오야이(Khao-yai)△칸차나부리(Kanchanaburi)△펫차부리(Phetchaburi)△후아힌(Hua-Hin)을 여행하며 소중한 추억도 쌓았다.
물론 항상 즐거운 일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방콕의 보수적인 부동산 시장 때문에 거주지를 구하느라 초기 정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내가 태국에 머무는 동안 바트(Baht)-원 환율이 급상승해 계획보다 많은 생활비를 지출하기도 했다. 교통체증과 날씨 변화가 심해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비효율적인 일처리로 답답함을 느낀 적도 정말 많았고 소매치기를 당해 아끼던 지갑을 잃어버린 후 며칠 동안 속상해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태국 방콕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기대했던 것들을 모두 누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태국에서의 경험이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태국에선 모든 것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우리나라의 빠르고 효율적인 일처리에 익숙했던 내게 태국의 느리고 비효율적인 일처리는 너무나도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그곳에 녹아드니 내 마음도 한층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내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스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건 모든 게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였다. 지키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던 내게 다른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이루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 사실을 알게 된 것이 태국에서 얻은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준 소중한 친구들과 가족처럼 가까워진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제 태국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마무리하고 떠날 시간이다. 그러나 태국에서의 모든 경험은 내 안에 남아 앞으로의 여정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믿는다. 어디서든 태국에서 배운 기다림의 미학과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며 스스로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