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학생운동을 전개하며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보였던 과거와 달리 현재 20대의 정치 참여 투표율은 저조하다. 실제로 지난 △국회의원 선거△대통령 선거△전국동시지방선거의 20대 투표율은 전체 연령 평균 투표율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번 달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20대 대학생의 정치참여 현황△문제 파악△우리학교를 비롯한 학생사회의 정치참여△정치 분야에서 대학생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20대 대학생의 정치참여 현황
현재 20대 대학생은 정치참여에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 △공청회 참여△국가 기관에 의견 제기△선거△시민단체 활동△집회 및 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중 선거는 중요한 정치참여 방법 중 하나다. 정치참여 여부는 투표율을 통해 반영되는데 20대의 선거 투표율을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저조하다. 일례로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전체 투표율은 58%를 기록했으나 이 중 20대의 투표율은 52.7%로 평균을 넘지 못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노년층의 투표율은 60%에서 70% 사이로 청년층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2017년도 제19대 대선 또한 20대 투표율이 여전히 50대 투표율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청년층(20·30대)이 중·노년층(50·60·70대)에 비해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비교적 낮은 20대 투표율에 대해 원지유(서양어·네덜란드어 19) 씨는 청년이 느끼는 정치와의 거리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필수 교육과정에 △경제△역사△정치가 포함되지만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학생이 정치에 대해 접하고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부족하다”며 청소년 대상의 정치교육 부재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20대 대학생의 저조한 정치참여 실태 분석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총 3일간 외대학보는 147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20대 대학생의 정치 참여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대의 정치참여율이 저조한가’란 질문엔 88.4%의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4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외에 △정치 참여로 현실이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 대한 ‘낮은 기대감’ 30.6%△진보와 보수가 대립하는 ‘이분법적인 정치적 지형’ 12.7%△‘청년 대상 정책과 공약의 부재’ 7.5%가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 응답에 따르면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국회의원 세대교체△정치 교육 진행△청년 대상 공약과 정책 비중 확대△청년 정치 공론의 장 활성화 등이 제시됐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현재 저조한 20대 정치 참여율의 주된 원인은 무관심이다. 김나연(통번역·영어 19) 씨는 “현재 정치권에서 20대 대학생은 철저히 배제돼 있고 이는 정치문제를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서 바라보게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제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20대는 없으며 30대는 2명뿐이다. 반면 50·60대 의원은 279명으로 총 국회의원의 93%를 차지한다. 이런 20·30대 국회의원 부족은 청년을 위한 정책 부재로 이어진다. 제20대 국회에서 발의한 법안 1만 5,679건 중 청년 정책 관련 법률안은 66건뿐이다. 이 중 통과된 법안은 단 1건으로 국회의 표결이 아닌 국회 운영위원장 권한으로 통과됐다. 사실상 제20대 국회에서 처리한 청년 관련 법안은 없는 것이다.
◆우리학교를 비롯한 학생사회의 정치참여
독재 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국민은 △4·19혁명△5·18광주 민주화 운동△6·10민주항쟁 등 수많은 민주투쟁을 벌이며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했다. 특히 학생사회는 독재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1960년 3·15부정선거 규탄 시위는 중·고등학생의 산발적 움직임으로 시작됐다. 이후 고려대학교 학생 3천여 명이 시위를 전개했고 학생이 중심이 돼 전국적으로 부정선거 규탄시위가 벌어졌다. 과거 우리학교 학생사회 또한 민주화를 위해 적극적인 정치참여 활동을 전개했다. 6·10민주항쟁 당시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3,000여 명의 학생과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1,200여 명의 학생이 삼민광장에 모여 ‘6·10 국민대회 외대 출정식’과 ‘6·10 국민대회 1차 외대 출정식’에 참여했다. 또한 2016년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엔 △스웨덴어△스페인어△영어△중국어△프랑스어 등 총 10개 국어로 작성된 ‘2016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 규탄 시국 선언문’을 낭독했다.
현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이하 설캠 총학)는 이번 달 15일에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선거권 행사를 독려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먼저 설캠 총학은 전입신고 방법을 공지했다. 실 주거지와 서류상 주거지 일원화를 통해 해당 관할구의 주민 자격을 얻으면 지역 후보자에 대한 투표권을 획득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에 대응해 △설캠 총학△경희대학교 총학생회 ‘무빙’△서울시립대 총학생회 권한대행 ‘S:with’은 공동으로 프로젝트 ‘동대문구, 청년 사이로(4.15): 총선, 청년의 물음에 답하라’를 기획했다. 세 대학 총학은 동대문구 갑 국회의원 후보자 6인에게 공동 요구 질의서를 전달하고 각 후보자의 답변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교통△문화△인권△안전 등 6개 부문의 학생 요구안 세부 사항을 게재하고 이에 대한 학생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여파로 기존에 계획했던 학생과 함께하는 △간담회△공청회△토론회 등의 오프라인 대중사업은 취소됐다. 그러나 각 후보별 세 대학 총학과의 개인 간담회와 서면 질의응답이 진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사전투표 기간과 선거 당일에도 투표 독려 캠페인이 실시된다.
우리학교뿐만 아니라 각 대학 총학생회와 청년단체 또한 총선을 앞두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대응을 위한 대학생·청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전대넷은 청년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 이행을 요구했다. 또한 50개의 요구안이 담긴 질의서를 정당별로 발송했고 지난달 30일, △기본소득당△노동당△녹색당△민중당△정의당 총 5곳이 답변을 회신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동행동은 각 정당의 청년후보들과 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대학생의 정치참여,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지난해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선거 가능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됐다. 따라서 2002년 4월 16일 이전 출생자부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만 18세 유권자는 53만여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2%를 차지한다. 현재 각 정당은 10대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청년 대상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전수빈(상경·국통 19) 씨는 “교육 정책을 논의할 때 정작 당사자인 청소년은 배제돼 왔었는데 이번 투표 연령의 확대로 일부 청소년이 본인의 의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피선거권 연령 또한 확대돼 다수의 청년 국회의원이 선출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행운(중국·중외통 19) 씨는 “청년이 선거권과 같이 주어진 권리를 이행해야 권위적인 기존 국회에서 다양한 계층의 요구가 오갈 수 있는 국회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득권층의 안일한 정치 문화를 타파해야 하며 청년의 목소리는 오롯이 청년이 대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현재 청년 정치참여율을 제고하기 위한 문화 개혁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김미정 기자 100kimmijung@hufs.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