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해오름식, 제대로 떠오르기 위해선

등록일 2024년03월27일 17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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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아 단과대학별로 신입생 환영 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그러나 다음 달 예정된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동유럽대학 신입생 환영 행사인 해오름식에 신입생들의 참석을 강요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지난해 열린 일부 단과대학 해오름식에서 학생들의 춤 공연이 필수였단 점과 행사 관리를 맡은 학과별 조장들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Δ해오름식의 의미와 현황Δ해오름식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Δ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해오름식의 의미와 현황

해오름식이란 각 단과대학의 학생회가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개최하는 행사다. ‘해오름’이란 뜻은 해가 아침에 뜨는 것을 의미하며 과거엔 신입생 환영 행사가 당일 저녁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지속됐기에 해오름식이라고 불렸다. 해오름식은 단과대학별로 진행되기에 일정이 모두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오후 6-7시에 시작해서 다음 날 오전 3-5시 경에 종료된다. 신입생들의 필수 참가 여부에 대한 지침은 단과대학별로 서로 다른 기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인 만큼 대부분의 단과대학에서 신입생들의 해오름식 참가를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동유럽대학 해오름식의 경우 행사 시간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오후 6-8시까지 진행됐으며 2부는 오후 8시- 오전 3시까지 진행됐다. 학생회는 재학생들과 신입생들을 무작위로 섞어 조를 구성했으며 조별로 무대에서 약 10-15분 동안 공연할 수 있게 했다. 공연 참가 여부는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으며 Δ마술Δ인사Δ자기소개 Δ춤 등 다양한 콘텐츠의 공연이 진행됐다. 지난해 행사에서 신입생들의 행사 참여는 자유로웠다. A(동유럽·폴란드어 23) 씨는 “신입생들의 참가를 강요하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며 “만약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해오름식에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유럽대학 학생회 임원이었던 B씨는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오후 10-11시쯤에 자유롭게 귀가했으며 처음 참가한 인원은 120명이었지만 오전 12시를 넘어선 시각엔 약 40-50명 이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동유럽대학 신입생 공지방엔 다음 달 열리는 해오름식에 신입생들의 필수 참가를 요구하는 공지가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동유럽대학 학생회는 “신입생분들은 필수로 참석하셔야 합니다”라며 “만약 정말 급한 일이 있거나 참석이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저에게 불참 사유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신입생의 필수 참석을 요구한 것과 불참 사유서를 제출토록 한 부분에서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학생회는 “학생분들의 참여가 저조할 시 해오름식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학우분들의 참여를 독려하되 강제하려는 의미는 아니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재공지했다.

 

◆해오름식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

해오름식 필수참여 논란에 대해서 학생들의 반응도 주목해야 한다. 동유럽대학 학생회가 해오름식 참가와 관련해 신입생들에게 필수 참가를 요구한 공지가 담긴 사진과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은 50개 이상의 좋아요와 47개의 댓글이 달리며 학생들의 많은 주목을 이끌었다. 또한 이번 해 해오름식과 관련된 에브리타임 게시글 23건을 분석해 본 결과 Δ부정적 반응(43%)Δ단순 질문(34%)Δ긍정적 반응(13%)Δ기타(10%)로 부정적 반응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다른 학생회에서 활동했던 C 씨는 “신입생들 이 해오름식 참가 공지에서 강제성을 느꼈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며 “어떤 이유라도 동유럽대학 학생회가 공지에 필참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은 분명 잘못이다”고 답했다. 반면 지난해 다른 해오름식에 참가했던 D씨는 “내게 해오름식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해오름식에서 학과 사람들과 장기자랑 공연을 준비하고 회식에 참여한 점이 학교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동유럽대학 학생회 측은 “공적인 입장 표명은 이미 했다”며 학생들에게 전달한 입장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거절했다. 또한 학생회 측은 “이제서야 논란이 잠잠해지고 해오름식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다시 기사로 인해 소란이 발생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기사를 통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일단 이것으로 이번 신입생 필수 참가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 외에도 해오름식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전반적인 세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첫 번째로 조별 활동에 신경 써야 할 조장과 부조장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신입생들이 방치됐다. 해오름식은 단과대학별로 진행되는데 이를 주관하는 단과대학 학생회는 학과에 관계없이 단과대학 내의 모든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을 무작위로 섞어서 조를 구성한다. 이때 조장과 부조장은 대부분 학생회 임원이 맡으며 그 중엔 신입생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신입생인 학생회 임원이 해오름식에서 부조장을 맡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편 지난해 통번역대학 해오름식에 참가한 학생회 임원 E 씨는 “조장이 자신의 학과에 놀러 가느라 신입생들의 인원 파악 및 위치 파악을 하지 않았고 행사가 끝난 후 뒤 처리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 학과는 조장과 부조장의 책임감을 강조해 신입생들의 위치 보고를 성실히 하며 행사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다른 학과 조장들의 경우 그렇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로는 글캠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부재로 인해 해오름식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기준 설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해오름식은 단과대학별로 진행되기에 각 단과대학 학생회의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논란이 될만한 내용이 행사에 포함돼도 이에 대한 전반적인 기준이 없어 이를 사전에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행사는 단과대학 학생회가 주최하지만 학과별로 공지사항이 달라 소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 서로 다른 학과의 조장과 부조장이 행사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의 학과별 모임에 참여하느라 상호 간의 소통이 미비해지기도 한다.

 

세 번째로 해오름식은 기본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모여야 진행할 수 있단 점에서 신입생들의 참여를 권장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학생회로 하여금 신입생들이 가급적 행사에 참가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나아가야 할 방향

해오름식은 신입생이 맞이하는 학생 사회의 첫인상이다. 그렇기에 행사가 잘 진행된다면 학생들이 좋은 추억을 갖고 향후 교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따라서 건강하고 즐거운 해오름식을 위해 학생회뿐 아니라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다만 좋은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기존 해오름 식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해오름식에 신입생의 참가를 강요해선 안 된다. 해오름식의 목적은 신입생을 환영하기 위함이므로 그들의 의견이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한다. 따라서 환영식에 참가하고 싶지 않은 신입생에게 참가를 강요해선 안 된다. 상황에 따라 권유는 강요가 될 수 있기 에 공지사항에 ‘필수’와 같은 단어 사용은 지양해야하며 불참 시 사유서를 작성하는 등의 문화는 사라져야 할 것이다.

 

글캠 해오름식이 앞으로도 건전하고 즐겁게 진행되기 위해선 총학 구성 또한 시급하다. 글캠 총학의 부재가 지속됨에 따라 단과대학 학생회별로 해오름식을 개최했다. 이는 단과대학 학생회와 학과 학생회 사이의 소통 부족과 조장 및 부조장의 신입생 통솔 부족이란 문제를 가져왔다. 이러한 혼란으로 인해 축제의 질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 더욱이 이번엔 신입생 필수 참가 문제까지 불거진 점을 고려할 때 이른 시일 내에 글캠 총학이 구성돼 학생 자치가 정상화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몇몇 학생들이 특정 학생회를 무조건적으로 불신하거나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일부 학생들은 학생회의 좋은 의도에 집중하며 옹호하는 등 해오름식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모두 존재한다. 그러나 단순한 Δ비난Δ비판Δ옹호는 해오름식의 퇴보만을 가져올 것이다. 해오름식의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이 해오름식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일이다. 학내 구성원 모두가 건전한 신입생 환영 행사를 위해 고민해야 할 때다.

 

 

박진하 기자 08jinha@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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