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우리학교 7+1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폴란드 크라쿠프(Krakow)에 위치한 야기엘로니안 대학교(Uniwersytet Jagielloński)로 유학을 다녀왔다. 난 우크라이나어과에 재학 중이기에 원래 우크라이나 대학으로 갈 예정이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결국 폴란드로 유학을 가게 됐다. 내 전공에 해당하는 국가를 갈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고민했지만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부터 교환학생을 꿈꿨고 유럽 문화권에서 직접 공부하고 생활하고 싶었던 욕망이 컸기에 유학을 결심했다.
유학기간 동안 현지 기숙사에서 거주했고 우리나라에서의 학교생활보다는 많은 여유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수업 전후에 △기숙사 앞 공원 산책하기△르넥광 장(Rynek Głown) 구경하기△직접 장보고 요리하기 등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해나가면서 간절히 바라던 유럽에서의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한 학기 동안엔 내가 머문 도시인 크라쿠프 (Kraków)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고 연휴엔 폴란드의 다른 도시를 다녀왔다. △발트(Balt)해를 볼 수 있는 그단스크(Gdańsk)△아름다운 모르스키에 오코 호수가 인상깊은 자코파네(Zakopane)△아우슈비츠 (Konzentrationslager Auschwitz)-비르케나우(Birkenau) 수용소가 있는 오시비엥침 (Oświęcim)△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한 브로츠와프(Wrocław)△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Warszawa) 등 폴란드에 존재하는 도시의 다양한 면을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오시비엥침이 내겐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다큐멘터리와 영화 에서만 보던 수용소의 광경을 실제로 목도하며 나치의 잔혹성과 유대인의 희생에 다시금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유학을 다녀온 후 지인들이 폴란드에서의 생활이 어땠는지 물어볼 때마다 폴란드에 꼭 가보기를 권유한다. 우리가 머물렀던 크라쿠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너무나도 아름다운 도시이기에 귀국한 지 반년이 넘은 지금도 눈을 감으면 크라쿠프 구시가지가 눈에 아른거리는 듯한 경험을 하곤 한다.
우크라이나어과에 재학중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문화를 몸소 느끼지 못했고 해당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다소 부족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폴란드에서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에게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견해와 같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기에 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시간으로 회고된다.
또한 유학은 사람들에게 받은 친절과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친절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된 귀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그때를 추억할 때마다 당시 유학 중이던 내가 너무 행복했고 유학 가기 전보다 현재의 내가 더욱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학교 7+1 파견학생 프로그램 덕에 유럽권에서 생활하고 여행하며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누군가 교환학생을 고민하고 있다면 망설이 거나 겁먹기보단 적극적으로 도전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김유림(동유럽·우크라이나어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