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OTT* 플랫폼 콘텐츠를 무단유포하는 불법 사이트인 ‘누누티비’가 서비스를 종료했다. 미디어 업계가 누누티비를 고소하며 정부 측에서 지속적인 압박이 들어가자 결국 사이트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 업계에선 서비스의 불법유통이 끊이질 않는다며 제2의 누누티비가 등장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미디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콘텐츠 불법유통 문제에 관해 정미선 KBS 지식재산권부 차장과 이야기를 나눠 보자.

 

Q1. 불법 사이트들로 인해 OTT 플랫폼이 피해를 입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불법 사이트로 인한 피해는 크게 두 차례에 걸쳐 나타납니다. 1차적 피해는 영상 저작물의 실질적 저작권자인 방송사와 그 아래의 요소 권리자를 향하죠. 제작사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엄청난 제작비를 투여하고 이때 사용된 대부분의 제작비는 후행되는 콘텐츠의 유통 수익으로 환원됩니다. 즉 티빙이나 웨이브와 같은 합법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면 그 콘텐츠를 플랫폼 가입자들에게 유료로 제공해 제작자들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죠. 그러나 불법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해당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 광고 수익을 취득하면 제작에 투여한 저작권자들의 이익을 가로채는 셈이 돼요. 또한 불법 사이트로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경우 굳이 합법 OTT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성이 사라져 수익 면에서 손해가 발생합니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동영상 사이트 순위 중 누누티비의 월 이용자 수가 1,000만 명을 기록하며 22위를 차지했어요. △넷플릭스 △티빙△웨이브가 각각 △55위△82위△109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누누티비의 이용자 수와 그에 따른 저작권자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체감할 수 있죠. 

 

Q2. ‘누누티비’와 같은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불법 사이트의 주요 사업 목적은 광고 수익에 있어요. 온라인 디스플레이 광고의 경우 주로 도박이나 성매매 광고가 게재되고 상당수의 이용 자들은 콘텐츠를 이용하려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광고 배너를 클릭하게 되죠.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이 광고 수익을 수취해 어디에 활용하는 것인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지만 도박이나 성매매와 같은 광고가 게재된다는 점을 비춰볼 때 불법적으로 수익을 취득하고 있다고 파악됩니다. 

 

Q2-1. 불법 사이트들이 생겨나는 구조와 방식이 궁금합니다. 

불법 사이트들은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라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이하 CDN)**를 사용하죠. 이 경우 국내 캐시 서버(Cache Server)***에 복제된 웹 사이트로 연결되면 국제관문망에 설치된 차단 장비를 통과하지 않기에 Internet Service Provider(이하 ISP)****가 접속 차단을 해도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심의위원회가 불법 사이트 차단 여부를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해요. 이를 토대로 불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수시로 사이트명을 변경해 △구글 (Google)△네이버(Naver)△텔레그램(Telegram) 등을 통해 영업을 이어 나갑니다. 

 

Q3. 불법 사이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방송 통신위원회 관련법이나 저작권 법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적자가 발생하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존재하기에 불법 사이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정확히 규정하긴 어려워요. 그러나 불법 사이트로 인한 미디어 업계 피해액은 약 4.5조 원으로 추정되며 합법 플랫폼보다 월등히 높은 콘텐츠 사업 수익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불법 사이트로 인해서 단지 재산상의 피해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재산상 피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누누티비와 같은 불법 사이트에 게재되는 광고는 앞서 언급했듯이 대부분 도박 혹은 성매매와 관련이 있어요. 따라서 도박에 중독되거나 성매매 광고에 노출되면서 2차적인 피해가 발생해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될 우려가 있습니다. 

 

Q4. 불법 사이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방송 통신위원회 관련법이나 저작권 법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우균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불법 사이트 운영자 및 ISP 등을 상대로 적용되는 법령엔 저작권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이 있어요. 저작권 법 제126조에 따르면 법원이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나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해 손해액 을 인정받을 수 있죠. 또한 저작권법 △제133조의 2△제133조의 3△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7에 의거해 불법 복제물에 대한 삭제명령 및 시정 권고를 합니다. 시정요구의 근거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3호△제21조 제4호△동법시행령 제8조 제1호가 있어요. 

이외에도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하 변 의원)은 불법 사이트 접속 차단 의무를 CDN 사업자에게도 부과한다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그 동안 불법 사이트 접속 차단 의무는 ISP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었는데 변 의원의 입법안에 따르면 그 책임이 CDN 사업자에게까지 확대되는 것이죠. 

 

Q4-1. 해외에선 불법 사이트들을 어떤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국의 PIPCU(Police Intellectual Property Crime Unit)에선 △경찰청△ 영국광고주연합회△영국인터넷광고국△저작권자가 동참해 ‘창조작전’ 을 진행했어요. 창조작전에선 저작권자가 불법 웹사이트를 PIPCU에 보고하고 저작권 침해가 계속될 경우 PIPCU는 해당 사이트의 등록을 해지 합니다. 이에 사이트 운영에 따른 광고 수익 지급이 중단되며 해당 웹사이트엔 경찰청에서 제공하는 배너광고가 게재돼 이용자들에게 사이트를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죠. 

미국에선 △광고대행사협회△광고주협회△광고협회 등 22만 명 이상의 저작권자와 50개의 회사 및 기관이 참여해 불법 사이트들을 제재하고 있어요. 저작권 침해 웹사이트 내에 게시된 합법 광고주들에게 해당 사이트에 광고 게시 중단을 요청함으로써 광고주가 불법 웹사이트를 식별하고 광고를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죠. 또한 모든 광고주와 대행사에게 불법복제방지서약을 장려해요. 

 

Q5. 불법 사이트 규제를 위한 실질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불법 사이트 규제를 위해선 △광고대행사△CDN△ISP 등의 책임이 중요해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해당 업체들의 저작권 침해 방조에 따른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요. CDN 업체와 관련해선 일본의 민사소송 사례가 있어요. 지난 2018년 일본 출판사 네 곳이 클라우드플레어에게 불법 사이트의 무단 복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가처분을 신청했고 2019년에 클라우드플레어에서 해당 서버를 이용하는 일본 불법 사이트의 데이터 복제를 중지시켰습니다. 지난해엔 일본 출판사에서 CDN 캐시 서버를 운영하는 클라우드플레어를 상대로 42억 원 가량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죠. 

미국에선 VPN 제공 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이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한 영화제작사에서 VPN 업체가 VPN 제공뿐만 아니라 불법 복제를 조장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소를 제 기했어요. 이 외에도 웹 호스팅(Web Hosting)*****에 관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영화사가 웹 호스팅 제공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소를 제기했죠. 불법 복제를 허용하는 VPN 제공 업체의 계정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호스팅 제공업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VPN 계정을 해지하지 않은 조치는 저작권 침해에 기여한 것에 대한 대위 책임이라고 주장 했습니다. 

 

Q6. 지난 2월 영상저작권보호협 의체가 불법 사이트 누누티비로 인해 입은 피해액이 약 5조 원이라고 밝히며 해당 사이트를 고발 했습니다. 불법 사이트를 고발할 시 이로부터 수익을 회수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현재 누누티비에 대해 부산경찰청과 문 화체육부 특수사법경찰측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압수수색이 되더라도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과거 다른 저작권 관련 소송이 진행됐을 때도 법원은 방송사가 청구했던 금액인 5억 원 중에서 약 7천만 원 정도만 배상액으로 인정했죠. 해외엔 청구 금액을 전부 인정한 사례가 많기에 권리자들이 적극적으로 피해액 회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일본의 도쿄지방법원은 2시간가량의 영화를 10분으로 정리한 유튜브(YouTube) 동영상의 광고수익에 대해 원고측이 5억 엔(한화 약 48억 원)을 청구하자 이를 전부 인정한 사례가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위와 같은 해외사례를 참고해 피해액을 회수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방법을 강구하고 있어요. 

 

Q7. 불법 사이트 이용을 막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하나요? 

먼저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감시와 확인을 통해 콘텐츠의 불법 유통을 사전에 방지하는 제도 및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누누티비와 유사한 불법 사이트에 대해서 따로 심의를 거치지 않고 발견 즉시 차단하는 유연성도 필요하죠. 저작권 보호 사업 추진을 독려하고 실질적인 해외 저작권 정책을 도입하는 방법도 있어요. 현재 저작권 연차 보고서와 같은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콘텐츠 업계에 적용 하기엔 아직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대응을 위한 연구 또한 필요해요.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원 할 때 방송을 보여주는 VOD 서비스 

**CDN(Contents Delivery Network): 인터넷 사용 환경에서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분산된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해서 전달해 주는 시스템 

***캐시서버(Cache Server): 인터넷 이용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와 가까운 곳으로 데이터를 임시저장하여 빠르게 제공해 주는 서버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개인이나 기업에게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 웹사이트 구축 등을 제공하는 회사 

*****웹 호스팅(Web Hosting): 대형 통신업체나 전문 회사가 자신들의 웹 서버를 개인 또는 개별 업체에 제공하거나 임대해 주는 것 

 

 

임채린 기자 06chaeli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