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세 도입 논의 본격화… 국민 건강 위한 정책인가, 새로운 조세인가

등록일 2026년03월04일 19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이재명 우리나라 대통령이 지난 1월 28일 X(구 트위터)에서 설탕세 도입에 대해 언급하며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설탕세 도입에 찬성하는 측은 설탕세가 설탕 과잉 섭취로 인한 질병을 감소시키고 설탕세로 걷은 세금을 공공의료에 재투자할 수 있다 주장한다. 반면 설탕세 도입이 실제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실증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소비자와 기업의 금전적 부담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설탕 과다 사용 부담금 국회 토론회가 열리며 논의가 더욱 활발해진 가운데 이에 대해 김정현 우리학교 투어리즘&웰니스학부 교수와 알아보자.

 

 

Q1. 설탕세란 무엇인가요?  

설탕세는 당류가 과도하게 포함된 식품이나 음료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소비를 줄이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며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공중보건* 정책 수단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6년부터 가당 음료의 가격 인상이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각국에 설탕세 도입을 권고해 왔습니다.

 

Q2. 우리나라에서 설탕세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는 설탕 섭취 증가와 함께 비만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약 16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설탕 과잉 섭취는 이러한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 치료 중심의 사후 대응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질병 발생 이후의 관리보다 예방에 초점을 둔 건강 정책의 필요성이 커졌고 그 대안 중 하나로 설탕세가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Q2-1. 설탕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입을 권고한 이후 현재 116개국과 지역에서 시행 중입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설탕세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비교적 늦게 이뤄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설탕세가 도입될 경우 음료나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체감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더해 △식품 산업계의 비용 증가와 반발△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단 역진성** 논란△전반적인 정책 수용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며 국제적 확산 속도에 비해 국내에선 설탕세 논의가 보다 신중하고 더디게 진행돼 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Q3. 다른 나라에선 설탕세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나요?

다른 나라에선 주로 가당 음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음료에 포함된 당 함량에 따라 세금이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00리터(Liter)당 일정 금액을 부과하는 구조를 취하며 국가별로 다양한 세율이 적용됩니다. 이런 방식은 소비자에게 직접 세금을 매기기보단 가격 신호***를 통해 당류 섭취를 줄이도록 유도하며 동시에 제조업체가 제품의 당 함량을 낮추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노립니다. 이와 더불어 만성질환 관리와 당류 소비 감소가 설탕세 도입의 핵심 목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Q3-1. 설탕세를 도입한 다른 나라에선 설탕세가 실제 소비 감소에 효과가 있었나요?

실제로 설탕세가 소비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학계에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멕시코의 경우 설탕세 도입 이후 설탕이 첨가된 음료 소비가 최대 19%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소비 감소 효과가 두드러지게 관찰돼 설탕세가 단순한 소비 억제 정책을 넘어 건강 형평성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Q4. 설탕세의 효과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가당 음료의 판매량과 섭취량이 실제로 얼마나 감소했는지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장기적으론 △당뇨병 유병률△비만율△충치 발생률 등 건강 지표가 실제로 개선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설탕세가 단순히 소비 억제에 그치지 않고 제조업체들이 세금을 피하고자 제품의 설탕 함량을 줄이거나 레시피를 개선하는 등 제품 개혁을 유도했는지도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설탕세로 확보된 재정 수입의 규모와 그 재원이 건강 증진이나 취약 계층 지원 등 정책의 본래 목적에 맞게 재투자되고 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Q5. 설탕세 도입 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나요?

가장 많이 제기되는 문제는 슈가플레이션(Suga-flation)입니다. 이는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과자나 빵 등의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해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 설탕세로 인한 비용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경우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고 이런 부담이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쟁점입니다.

 

Q5-1.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설탕세로 인한 부담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도입 단계부터 정교한 보완 장치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때 저당 혹은 무가당 식품에 대한 보조금이나 가격 인센티브를 병행하면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닌 소비자의 건강한 선택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율을 단계적이면서 당 함량에 따라 차등화된 방식으로 도입해 소비자와 산업계가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설탕세로 확보된 재원은 일반 재정으로 흡수되기보단 △건강 증진△아동 및 청소년 비만 예방△저소득층의 건강한 식품 접근성 확대 등 명확한 목적에 사용되는 목적세로 운영해야 합니다.

 

Q6. 설탕세가 건강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단 의견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해당 주장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고당분 음료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근거합니다. 실제로 설탕세 도입으로 인해 저소득층에서 가당 음료 소비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난 경우가 보고돼 이들의 당 섭취를 줄이고 건강 개선에 더 큰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멕시코의 사례에서도 설탕세 도입 이후 소득 수준이 낮은 가구에서 설탕이 첨가된 음료 구매율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 불평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Q7. 설탕세로 인해 역진성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설탕세는 단독 정책뿐 아니라 포괄적인 건강 정책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책 도입 단계에서부터 설탕세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이때 주목해야 할 부분이 저소득층에 미칠 역진성 문제입니다. 설탕세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똑같이 부과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소득이 낮은 가구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설탕세로 확보된 재원을 △건강한 식품 보조금△신체 활동 장려 사업△저소득층 건강 증진 프로그램△학교 급식 지원 등에 재투자해 세금 부담을 상쇄하고 긍정적인 건강 효과로 환원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Q8. 설탕세 도입 시 기업들이 가격 인상 외에 어떤 전략적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설탕세 도입에 따른 기업의 대응은 가격 인상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많은 기업들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품의 레시피를 조정해 설탕 함량을 낮추거나 저당 혹은 무가당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고 소용량 제품을 확대하는 전략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해외 사례를 보면 설탕세는 소비자 행동 변화뿐 아니라 식품 산업 전반의 제품 구조를 재편하는 계기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단맛의 강도를 직접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이 첨가당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는 동시에 건강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적으로도 기업의 자발적인 저당 제품 개발과 레시피 개선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를 함께 설계함으로써 가격 인상 중심의 대응을 넘어 소비자의 건강한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탕세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중보건: 지역사회의 노력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신체적 및 정신적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과학 및 기술

**역진성: 저소득자가 고소득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로 세금을 내 계층 간 소득분 배가 역전되는 현상

***가격 신호: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주어지는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이 변동됐을 때 소비자의 수요를 증가 혹은 하락시키고 생산자의 공급을 증가 혹은 하락시키도록 하게 만드는 신호

****건강 불평등: △교육△성별△소득△지역△직업 등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라 인구 집단 간 건강 수준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에 구조적인 격차가 발생하는 현상

 

 

장은솔 기자 12eunsol@hufs.ac.kr

장은솔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