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아 떠난 스페인

등록일 2022년10월13일 15시5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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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학기 우리학교의 7+1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총 7개월 동안 스페인 알리칸테에 있는 ‘알리칸테 대학교(University of Alicante)’에서 공부했다. 7+1 파견학생의 경우 국제교류팀이 선정한 학교 이외의 다른 학교를 지 원할 수 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훨씬 복잡하다. 나의 경우 혼자 입학허가서를 작성했고 비자는 유학원을 통해 준비했다. 

스페인 거주 당시 오전엔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오후엔 교환학생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여러 나라 친구들을 초대해 각 국가의 음식 을 나눠 먹으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가끔 외식을 할 땐 우리나라에서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자주 먹었다. 주로 △남미△스페인△아프리카 음식이었다. 종종 국제학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인 ‘ESN(Erasmus Student Network)’행사에 참여해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외출하지 않은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주로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의 시간이 매 우 행복했지만 유학 생활 초반엔 도시 선택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유럽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는데 알리칸테는 이런 내 소망을 이뤄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리칸테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바다 풍경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남다른 애정이 생겼고 지금은 알리칸테를 제2의 고향처럼 느끼고 그리워하게 됐다. 

스페인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내가 변화했단 걸 깨달았을 때다. 스페인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종교적 금기로 인해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는 모로코 친구에게 돼지고기가 들어간 카레를 만들어 줄 뻔한 적이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인도 친구들과 식사를 하게 됐을 땐 과자의 영양성분을 하나하나 확인해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우리나라 과자를 선물해줬다. 영양성분을 확인하는 내 모습에 감동했던 친구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그때 인도 친구들이 만들어준 카레를 손으로 먹었는데 말로만 듣던 인도의 손으로 먹는 문화를 실제로 체험해보니 신기하고 재밌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변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 하게 된 내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스페인에 갈 학생들에게 무조건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스페인에서 동양인이 흔치 않단 이유 로 내게 먼저 다가올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보통 동양인에게 먼저 관심을 표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본인이 그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 내 경우 ESN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해 음식을 같이 만들어 먹고 카페에 공부하러 가는 등 적극적인 접근을 통해 친한 친구들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전공 언어의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한국어학과가 있는 대학교로 가는 걸 추천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나라의 교환학생들과 시간을 보낼 때 영어의 사용 빈도가 매우 높아 전공 언어 실력을 높이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영향으로 마지막 졸업 학기를 앞둔 7학기에 스페인에 갔다 왔지만 다른 학우 들에겐 더 일찍 유학 생활을 해보길 추천한다. 유학 생활이 진로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알리칸테에서의 유학 생활 동안 나 자신에 대해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해외에서 사는 게 잘 맞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 현재는 외항사에 취직하 거나 영어권 국가로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를 가서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단 목표가 생겼다. 전 세계의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단 사실 또한 유학 생활을 통해 배우고 느꼈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기에 서로에 대해 알아갈 점이 무궁무진했고 문화가 다르기 에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유학 생활은 여행과는 다른 점이 분명히 존재하기에 어려운 점도 많지만 그만큼 여과를 거치지 않은 스페인의 깊숙한 면을 볼 수 있어 더 의미있었다. 유학을 망설이는 학우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부딪혀보길 바란다. 

 

 

김서희(서양어·스페인어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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