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우리나라는 미국이 50년 만에 재개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그 램(Artemis Program)’의 10번째 가입국이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KSLV-Ⅱ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톤 이상의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거듭났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를 만나 세계 우주 산업의 화두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Q1.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1972년까지 수행된 20세기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폴로 프로그램’을 승계하는 21세기의 유인 우주탐사 프로그램입니다. 아폴로 프로그램은 미국과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 간 에 벌어진 우주 경쟁의 일환으로 인간을 달에 보내고 지구로 귀환시키려 는 목적에서 진행됐어요. 이와 다르게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달에서부터 화성까지 탐사 범위를 넓혀 궁극적으로 화성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Q1-1.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세부 단계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요. 첫 단계인 아르테미스 1단계에선 최장 42일 동안 무인 임무를 수행하며 아르테미스 1호를 구성 하는 ‘오리온 다목적 우주 유인선(Orion Multi-Purpose Crew Vehicle)’(이 하 오리온) 및 우주발사시스템(Space Launch System) 발사체(이하 SLS 발사체)를 검증하고 후속 단계에서의 성공적인 유인 탐사를 위한 기초 데이 터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2단계에선 2024년에 달 궤 도로 사람을 직접 보낼 계획이에요. 마지막 아르테미스 3단계에선 1972년 아폴로 17호 발사 이후 처음으로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고 귀환시 킬 계획입니다. 이 임무를 통해 최초로 달에 여성과 유색 인종이 발을 내 딛게 된단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돼요.
Q1-2. 10월~11월에 아르테미스 1호 발사 및 아르테미 스 1단계가 수행될 예정입니다. 아르테미스 1단계의 주요 목적은 무엇인가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1단계의 첫 번째 목적은 오리온이 지구로 귀환 시 대기권 진입 동안 발생하는 엄청난 속도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열 차폐 막의 성능을 시험하는 겁니다. 오리온의 대기권 진입 속도는 마하 32, 온 도는 섭씨 2,800도 정도로 저궤도에서 재진입하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이나 비행체보다 훨씬 빠르고 뜨겁기 때문이죠. 두 번째 목적은 다음 단계 의 운영 및 시설 등에 대한 검증을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세 번째 목적 은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에서부터 비행체 회수 과정까지 미국 항공우주 국 NASA(이하 NASA)의 발사시설 및 지상 시설 체계의 모든 면을 시험하 기 위해서예요. △귀환 절차△비행 중 비행체의 통신△심우주 열 환경 및 방사능 대비△오리온 운영△추진 및 항법 시스템 검증△SLS 발사체 발사 상승 중 분리 등이 요구됩니다. 마지막 목적은 오리온의 태평양 착수 후 이를 회수하는 절차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Q2. 지난달 우리나라가 발사한 달 탐사 궤도선인 다누 리호엔 NASA의 탑재체*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와 같 이 우리나라가 NASA와 협력한 이전의 사례들과 아르 테미스 프로그램 사이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약정 서에 10번째 협정국가로 서명했습니다. 현재까지 미국을 포함한 21개국이 약정서에 서명한 상태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 예요. NASA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주관하고 관리를 도맡지만 실제 설 계 및 개발은 NASA의 기술 이전을 기반으로 우주 산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납품하는 형태입니다. 오리온의 경우 미국의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 Corporation)이 설계를 비롯한 제작과 시험을 주도적으로 시행했고 서비스 모듈의 경우 유럽우주기구(ESA) 주도하에 여러 유럽 업체가 개발해 납품 했죠. 미국과 유럽 외의 국가는 참여 약정서에 서명은 했지만 실질적인 참 여는 아직 부재한 상태입니다.
Q3.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로켓인 SLS 발 사체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SLS 발사체는 지금까지 개발된 우주 발사체 중 성능이 가장 우수한 로켓 입니다. RS-25 엔진 4기로 구성된 주 추진시스템은 지난 2011년에 은퇴 한 우주왕복선의 엔진을 재사용한 것이고 생성 추력은 약 760톤 수준이에 요. 이 엔진은 극저온 추진제인 액체수소 연료 및 액체산소 산화제를 사용 해 성능이 대단히 뛰어나죠. 하지만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 준비과정에서 볼 수 있듯 연료 주입 과정에서의 수소 연료 누출과 같은 여러 기술적 어려움도 존재합니다. SLS 발사체 양쪽에 부착된 2기의 고체 로켓 부스터는 과 거 우주왕복선에 사용됐던 모터를 확장해 개발한 것이고 생성 추력은 약 3,240톤 정도입니다. 그래서 총 추력이 아폴로 우주선 발사에 사용된 새턴 5(Saturn V)에 비해 15% 정도 증가했죠.
Q3-1. SLS 발사체의 매우 높은 발사 비용으로 인해 우주탐사의 나머지 분야에 대한 예산이 크게 줄어들고 있단 국내외 관계자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지적에 관한 배경과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대안이 궁 금합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예산은 △오리온△탐사 지상 시스템△SLS 발사 체의 비용으로 구성됩니다. SLS 발사체의 단일 발사 비용은 5조 원 내외 로 추정돼 막대한 예산 소모가 예상돼요. 이는 2013년에 NASA가 추정한 비용보다 8배가량 큰 규모죠. 민간업체인 스페이스 X(Space Exploration Technologies Corp)가 2단 우주 발사체인 팰컨 9(Falcon9)과 드래곤 2(Dragon 2)을 개발하는 데 5,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사용한 것과 비교하 면 NASA의 관료적 개발체계가 높은 발사 비용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판단됩니다. 이에 2025년 아르테미스 3 단계엔 SLS 발사체와 함께 스페이스 X의 스타쉽 발사 시스템(Starship Launch System)이 사용될 예정이에요. 우주탐사 비용 절감을 위해 민간업체가 효율적으로 개발한 발사체 로켓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죠.
Q4.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더불어 우주자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우주 자원인 헬륨3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전의 우주조약은 특정 국가가 우주 자원을 전용으로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르테미스 협정은 참여국이 우주 자원 채굴을 할 수 있 도록 확장하는 개념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달엔 각종 희토류를 비롯한 희귀금속 및 헬륨-3 등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중 헬륨-3은 화석연료 및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 목받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은 우라늄이나 토륨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원자력보다 효율이 5배 이상 높고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죠.
Q5.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미국 주도의 우주 연합체 인만큼 러시아와 중국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 재 러시아와 중국의 우주 산업은 어떤 상황인가요?
미국은 우주 경쟁에서 선두를 지키기 위해 자국이 주도한 아르테미스 프 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엔 핵심 안보 동맹국을 포함해 미국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어 동맹 및 협력체제를 우주로 확장하는 거점 역할 을 하고 있죠.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는 배제됐기 때문에 이들은 독자적인 우주탐사 계획을 발표하고 있어요. 러시아와 중국은 경쟁 중인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우주탐사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6. 우리나라의 우주 분야 연구 발전을 위해 필요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나 노력엔 어떤 게 있나요?
국내 우주 산업은 △기술 수준△매출△생태계 조성 등의 측면에서 아직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요. 국내 우주 산업 육성과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선 국내 우주 산업체의 능력 수준을 비롯해 우주 산 업 생태계 현황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국책 연구기관과 국내 우주 산업체의 주기적인 협력도 수반돼야 하죠. 아쉽게도 현재 국내 실정은 우 주 개발 사업을 두고 서로가 경쟁하고 있는 구조예요. 국내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 체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탑재체 : 인공위성은 크게 탑재체와 버스로 구성됨. 이때 탑재체는 인공위성의 내부에 위치하며 부여된 임무를 실제로 수행하는 역할을 맡음
한 비 기자 04hanb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