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 사고 예방과 행정 낭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등록일 2026년04월01일 17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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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개최됐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두고 다수의 전문가는 국가 위상 상승과 경제효과를 언급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연을 위해 대규모 행정력을 동원한 것을 두고 행정력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의 전개△광화문 공연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아보자.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의 전개      

약 3년 9개월 만에 돌아온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새 앨범 ‘아리랑’의 타이틀곡 ‘스윔(SWIM)’을 선보였다. 앨범 발매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던 이번 공연은 광화문을 공연 장소로 선정하며 주목을 받았다. 유동주 하이브 APAC 지역 대표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시작해 슈퍼스타가 된 방탄소년단이 약 4년 만에 컴백을 한다면 그 시작점은 우리나라여야 하며 우리나라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어야 한다고 했다”라며 장소선정 이유를 밝혔다. 광화문 사용을 허가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광화문은 희망의 상징이자 미래로 나아가는 빛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점에서 광화문 앞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공연은 대한민국 국가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데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다”라고 장소선정에 대한 보충 설명을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문화적 영향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위축된 내수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힘을 실었다. 특히 이번 공연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대규모 유입되면서 우리나라의 △미용△음식△패션 등 다양한 산업에서 소비가 증가했다. 명동의 한 카페에 일하는 대학생 A 씨는 “일주일 동안 명동에서 평생 만날 모든 사람을 다 본 것 같다”라며 “평소 손님이 많지 않은 요일과 시간대에도 사람이 붐벼 새삼 방탄소년단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26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던 이번 공연에는 △경찰△서울시△서울교통공사△서울소방재난본부△종로구△중구△하이브△행정안전부 등 8천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정부에서도 공연 이틀 전 서울시 종로구와 중구 일대의 테러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또한 안전사고 및 테러를 우려해 주변 버스와 지하철에 대한 교통통제 역시 한층 강화했다. 공연을 앞두고 광화문 광장을 찾은 독일인 니콜 씨는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교통통제에 대해 “경찰이 많이 있어서 교통질서 부분에서 안전한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의 문제점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이 국익 증진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며 긍정적인 평가가 다수 이루어졌지만 이번 행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또한 존재했다. 공연 전부터 이루어진 각종 규제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가중시켰다. 서울시 및 관계 기관은 이번 공연을 위해 광화문 일대 주요 도로인 △사직로△세종대로△새문안로를 통제했다. 대중교통에서도 일부 정거장들의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며 이동에 불편함을 겪은 시민들이 많았다. 이러한 교통통제에 이어 시민들에 대한 과잉 통제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정부는 공연 전부터 테러 및 사고 예방을 위해 광화문 광장 길목마다 신체 및 소지품 검사를 강화했다. 이는 결혼식에 참석하려는 시민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서울경찰청은 공연 당일 교통통제로 인한 하객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고자 경찰 버스를 투입했다. 그러나 결혼식 하객들이 검문소에서 청첩장을 확인받거나 금속탐지기로 몸수색을 받으면서 제시간에 식장에 도착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날 결혼식을 올렸던 한 신혼부부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을 계기로 방탄소년단에 대한 팬심이 사라졌다”라며 “검문 탓에 오지 못한 하객들이 많아 사실상 결혼식을 망쳤다”라고 불편을 토로했다. 또한 광화문에서 예정됐던 집회들 역시 해당 공연을 이유로 제한되거나 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 공연이 세계적 이벤트라는 이유로 헌법적 권리를 강제로 통제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라며 “행정당국이 집회 주최 측에 양해를 구하고 조율해 최소한으로 권리를 제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인근 회사들의 연차 강요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민단체인 직장갑질119에는 광화문 인근 회사들이 공연을 앞두고 직장인에게 금요일 오후 반차를 강요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기업들은 광화문 공연으로 인해 발생할 안전 문제와 업무 차질을 사유로 들었지만 이러한 조치가 노동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연차휴가의 사용 시기는 노동자가 정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의 기본 원칙이다”라며 “회사 사정에 따라 특정 날짜에 연차 사용을 일괄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법 취지에 맞지 않으며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크다”라고 밝혔다.  

 

공연 이후에도 시민들의 불편은 이어졌다. 공연이 끝난 후 일부 관객들은 우회 버스를 타기 위해 멀리 떨어진 정류장까지 이동해야 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온라인 실시간 우회 버스 현황에 혼선이 발생해 늦은 밤이 돼서야 귀가한 사람들도 있었다. 현장에 있던 B 씨는 외대학보와의 인터뷰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른 버스로 홍대까지 돌아가야 했다”라며 “당시 네이버 지도에는 버스 우회 현황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아 착오가 발생했다”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행정력 과잉 동원과 수요예측 실패였다. 당초 서울경찰청은 이번 공연에 최대 26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규모 행정 인력을 동원했으나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실제로는 약 4만 명이 공연장에 모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예상했던 26만 명은 과잉 예측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동원된 공무원들에게 지급될 휴일 초과근무 수당은 최소 4억 4천만 원으로 세금 낭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광화문 주변 상권의 매출 감소 역시 문제로 떠올랐다. 광화문 인근 요식업 가게들은 이번 공연 특수를 기대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재료를 준비했다. 그러나 교통통제로 인해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손님이 찾아오지 않아 손해로 이어졌다는 반응이다. 광화문 인근 식당 주인 C 씨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말인 데다 수십만 명이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찍부터 문을 열고 손님들을 기다렸지만 많은 인파가 그냥 지나가기만 할 뿐 매출이 오르거나 하진 않았다”라며 “오히려 통제 때문에 평소보다 손님이 더 적게 왔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광화문 주변 편의점들도 같은 이유로 간편식과 생활용품의 발주량을 약 4배에서 10배 수준으로 늘렸으나 예상했던 26만 명보다 적은 4만 명의 인원이 모이면서 인근 편의점들은 재고 부담과 매출 손실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의 실시간 상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광화문 및 덕수궁 주변 편의점 매출은 1억 9,100만 원에서 1억 9,200만 원을 기록했다. 평소 매출이 3억 5,200만 원에서 3억 5,300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확연히 적은 수치로 결제량 역시 평소보다 10% 이상 감소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이번 광화문 공연으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한 가운데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 차원을 넘어선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이익 공유제가 있다. 이익 공유제란 도심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행사의 수익 일부를 기금으로 출연하는 제도를 말한다. 해당 기금은 교통통제로 인한 주변 상권의 손실 보전 혹은 시간제 노동자의 임금 보전 등 지역사회 지원에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대형 공연이나 스포츠 이벤트 개최 시 주최 측과 ‘지역사회 기여 협약’을 체결해 행사 수익의 일부가 지역사회로 환원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협약에는 △공공시설 개선 비용 부담△문화 프로그램 지원△지역 주민 우선 고용 등의 내용이 포함되며 공공 자원을 활용한 행사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지역 사회에 재분배하려는 취지가 반영돼 있다. 이번 광화문 공연으로 인해 시민들이 강제 반차 사용 및 공공장소 이용 제한이라는 불편을 감수한 만큼 위와 같은 사례를 참고해 불편에 대한 보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해결방안으로는 목적형 관광도시 구축도 있다. 이번 공연이 이루어진 서울의 경우 대표적인 목적형 관광도시로 공연 전후 체류 기간 동안 △미용△숙박△음식△패션으로 구조적인 소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목적형 관광도시를 지방에도 구축한다면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리는 ‘서머소닉(SUMMER SONIC)’ 음악 페스티벌은 음악이라는 테마를 지역과 연계해 목적형 방문 수요를 만들고 △교통△상권△숙박을 묶은 구조로 소비를 확장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공동으로 기획에 참여하는 구조로 매년 수만 명 이상의 관람객 소비를 이끌었다. 위와 같은 사례를 참고해 본다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은 단순 문화적 행사를 넘어 우리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사람들을 하나로 응집할 힘이 담겨 있다. 그러나 장소선정에 대한 명과 암이 드러나면서 이러한 점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더 나은 행사를 위한 장치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이하은 기자 11haeu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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