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란의 핵시설 철수 요구를 둘러싼 양국 간 협상이 불발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하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를 동원해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이하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지상군 파견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사태가 일시적 충돌에 그칠지 장기전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황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의 전망에 대해 유달승 우리학교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Q1.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선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각각 국내 정치적 위기를 대외적 안보 이슈로 전환하려는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새로운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전략적 구상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이란 공격은 단순한 안보 문제를 넘어 △국제 에너지 질서△세계 질서 재편△통화 체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페트로 달러 체제(petrodollar system)*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지탱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해 왔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리비아△베네수엘라△이라크△이란에서 페트로 달러에 대한 도전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통해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했고 2011년에는 나토(NATO)**가 주도한 군사 개입으로 리비아 가다피 정권이 무너졌습니다. 지난 1월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진행돼 마지막 남은 국가가 이란이었습니다. 이번 전쟁의 전개와 그 결과는 중동의 친미 아랍 산유국에도 일정한 전략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중국의 에너지 접근과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전쟁은 국제 권력 구조의 변화와도 연결됩니다. 특히 강대국이 경쟁하는 이른바 C5 구조 속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다시 한번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Q2.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주변 걸프 협력 회의 국가(Gulf Cooperation Council, 이하 걸프 국가)***들에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란이 주변 걸프 국가들을 공격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란은 미군이 주둔한 △바레인△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을 공격함으로써 전쟁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쟁 구도를 단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대립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친미·친이스라엘 지역 질서와 이에 맞서는 반미·반이스라엘 저항 세력 간의 대립으로 재구성하고 이스라엘에 강한 반감을 품은 무슬림들과의 연대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걸프 국가들은 이란과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방어 중심의 대응을 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미국과 방어 협력을 강화△외교적으로 이란과 긴장 관리△전략적으로 전쟁의 확전 억제 및 자국 체제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접근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Q2-1. 이란은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에도 각각 쿠웨이트 알살렘 이탈리아 기지와 키프로스 영국 기지를 공격했습니다. 이란이 나토 회원국까지 공격을 뻗어나간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란은 이번 전쟁의 성격과 범위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습이 장기화할 경우 방공 요격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등 핵심 탄약의 소모가 빠르게 증가해 탄약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방공 능력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무기가 소진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하고 공습을 중단한 뒤 전력 재정비 및 무기 보충 후 다시 공격을 재개하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란은 이러한 시나리오를 차단하기 위해 공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분쟁을 국제적 차원으로 확산시키고 세계 경제와 에너지 공급망을 겨냥한 비대칭 전략을 활용해 지구전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Q3. 이번 공습으로 37년간 신정체제****를 이끌었던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며 새 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됐습니다. 새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어떤 인물입니까?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국가 직위를 맡은 적이 없어 대외적으로 평가할 만한 정치적 업적과 공개된 활동이 거의 없는 인물입니다. 그의 이름이 이란 사회에서 처음 크게 주목된 것은 지난 2009년 대통령 선거 이후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며 확산한 녹색 운동을 정부가 강경하게 진압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그는 시위 진압 과정의 배후 인물 중 한 명으로 거론되며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습니다. 또한 그의 후계 가능성은 권력 세습 문제와도 맞물려 상당한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이슬람 공화국은 세습 군주제를 부정하며 성립된 체제이기 때문에 권력이 혈연을 통해 승계되는 방식은 체제의 이념적 정통성과 충돌합니다. 그러나 특수한 전시 상황으로 판단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습니다. 그는 저항과 순교의 상징적 서사와 연결된 인물이기도 하며 이 전쟁의 종결 및 휴전을 선언할 수 있는 정치적 정당성과 상징성을 갖춘 유일한 인물로 평가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가 휴전에 동의한다면 이는 단순한 정책 결정 이상의 상징성을 지니며 이란 내부의 강경파도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환경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Q4.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4~5주 동안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겠다”라며 장기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러한 장기전을 통해 미국이 달성하고자 하는 중동 내 전략적 목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초기 미국의 전쟁 목표는 정권 교체였으나 이후 △미사일 능력 제거△역내 대리 세력 지원 근절△해군 전력 격파△핵무기 개발 차단 등 몇 가지 제한적인 목표로 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목표 설정은 전면적인 체제 붕괴를 추구하기보단 일정한 군사적 성과를 달성한 뒤 적절한 시점에 종료하려는 이른바 출구 전략의 성격을 띤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전쟁을 통해 이란의 지역 영향력을 약화하고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중동 질서를 형성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Q5.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에 체류 중인 우리나라 국민의 항공편이 중단되는 등 안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번 공습사태가 우리나라의 경제 및 산업 전반에 미친 실질적 피해 규모와 양상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LNG의 약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에너지 수입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산업 전반의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수출 경쟁력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해상 물류비와 보험료가 상승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원화 약세와 증시 하락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기업의 생산비는 약 0.3% 증가하고 수출 물량은 2.48% 감소하며 전체 수출액은 약 0.39%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Q6.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동 국가와 대규모 수주 사업을 비롯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번 중동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경제·외교적 입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는 이번 전쟁의 직접적인 군사 당사국이 아닌 만큼 비교적 중립적인 위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만을 비롯한 주요 아랍 국가들과 긴밀히 접촉해 중재자 역할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중재 외교는 한반도 문제와도 전략적으로 연계할 수도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중재 경험과 네트워크를 축적함으로써 향후 북한 관련 사안에서도 대화 촉진자 또는 신뢰 구축의 조력자로서 역할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페트로 달러 체제(petrodollar system): 국제 석유 거래가 달러화로 결정되는 구조.
**나토(NATO): 서유럽과 미국 간 체결된 북대서양 조약에 바탕을 둔 지역적 집단 안전 보장 기구. 북대서양 조약 기구라고 부른다.
***걸프 협력 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아라비아반도의 군주국 6개국이 △교류△무역△협력을 목적으로 결성한 국제기구.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오만△카타르△쿠웨이트 국가들로 구성돼 있다.
****신정체제: 신의 대변자인 사제가 지배권을 가지고 종교적 원리에 의해 통치하는 정치 체제.
이하은 기자 11hae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