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싯다르타’를 읽고] 진리는 무엇을 통해 얻어지는가

등록일 2026년05월13일 18시1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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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로 떠나는가?’ 삶의 목적과 의미에 대한 물음은 인간사 속 계속해서 되풀이돼 온 공통의 질문이다. 수많은 예술작품이 이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으며 종교 역시 같은 노력을 해왔다. ‘싯다르타(Siddhartha)’는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저서로 불교 철학에 기반한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 싯다르타는 부족함이 없는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만물의 사랑을 얻었으며 바라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과 타인의 삶의 목적에 의구심을 가졌던 그는 자아 속에 있는 근원적인 샘물을 찾아내고자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난 싯다르타는 가르침을 얻기 위해 고행자들과 함께하는 동안 스스로를 비우고자 했지만 이 배움 역시 그의 공허함을 채워주지 못했다. 싯다르타는 자신이 여전히 윤회의 수레바퀴 안에서 맴돌고 있음을 깨닫고 배움의 정점에 선 스승 고타마(Gautama)를 찾아간다. 고타마는 깨달음을 얻은 자였지만 그의 진리는 싯다르타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이에 싯다르타는 다시 자기 자신에게로 나아가 탐구를 시작한다. 속세로 회귀한 싯다르타는 카말라(Kamala)를 만나 사랑을 배우고 상인 옆에서 일을 하며 큰 부를 얻는다. 그 시간 동안 싯다르타는 자신이 날 때부터 가졌던 것이 아닌 스스로 얻어낸 사랑과 부를 얻으며 속세에 얽힌 삶을 살게 된다. 윤회의 업보에 휘말린 삶을 살던 어느 날 그는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강가로 떠났다. 소유했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순간 언젠가 사라질 생에서 자신을 정의하는 것은 그 소유에 있지 않는다는 옴(Om)*의 진리를 깨닫는다. 싯다르타는 자신과 카말라 사이의 아들이 떠나감으로 인해 거듭 고뇌에 빠지지만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삶을 깨닫는다.  

 

이 책은 특정한 가르침을 논하지 않는다. ‘싯다르타’에서 중요한 것은 싯다르타가 발견한 옴의 진리가 아니라 그가 이 진리에 통달하기 위해 걸어온 발자취에 있다. 소유한 것을 버리고 얻고 번뇌에 빠지는 모든 과정 속에서 인간은 아픔과 환희를 겪으며 살아간다. 소멸하는 시간 안에 살아가는 우리의 삶 역시 크고 작은 상처와 그 사이의 기쁨들로 이어진다. 어릴 적 가끔 세상은 인간에게 과하게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저마다의 고민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볼 땐 생의 의미에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마주친 사소한 배움과 아주 작은 기쁨들이 나를 이 여행 속에 머무르게 한다. 싯다르타의 마지막 미소엔 그가 살아오는 동안 사랑했었던 모든 것들이 담겨있었다. 먼 훗날 내 삶을 되돌아봤을 때 나 역시 내 삶의 의미는 충분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나의 진리에 도달했길 희망한다. 길지만 짧은 삶 속에서 우리 앞에 놓인 모든 구불구불한 길들이 진리로 이어지는 체험의 연속이 되길 바란다.\

 

*옴(Om): 인도 계통의 종교에서 신성시되는 진언이자 주문

 

 

이나연 기자 12nay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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