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86호 기획 기사에선 교내 자치 공간 문제를 다뤘다. 공간 확충을 통해 자치 공간을 개선할 가능성이 커진 반면 자치 공간 운영시간 규제 및 냉난방기 운영시간 제한 문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자치 공간의 문제 및 개선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자치 공간의 문제 및 개선 현황
우리학교는 학생 자치를 위해 △과방△동아리방(이하 동방)△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실△총학생회(이하 총학)실 등 다양한 자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의 경우 △교수학습개발원(이하 교개원)△국제학사△사회과학관△지하복합시설 등에 자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경우 학생회관에 총학실과 동방들이 위치해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이유로 인해 학생들이 자치 공간 부족 문제를 겪었으나 개선의 여지가 생겼다.
과거 설캠 총학 측은 행정지원처와의 면담 당시 자치 공간의 부족 문제를 제기한 적 있다. 일례로 설캠 총학 산하 특별기구인 ‘훕스포츠(HUFSPORTS)’는 지난 2022년까지 배정받은 자치 공간이 없어 설캠 동연에서 보유하고 있던 공실을 대여해 이용해야 했다. 이러한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간 활용도를 개선해 추가적인 학내 공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인문과학관 1층 우체국 앞 빈 공간에 ‘미디어 콘텐츠 제작 부스’가 설치돼 학생 자치 공간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당 공간은 교육혁신원의 주관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우리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영상 제작 및 녹음이 가능해 부족한 자치 공간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우리학교 중앙 뮤지컬(Musical) 동아리 ‘라온’ 소속 김서연(상경경제 24) 씨는 “미디어 콘텐츠 제작 부스가 교내 학생이 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면 부족한 자치 공간을 보완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공간 부족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반면 자치 공간 운영시간은 개선된 점도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 설캠 국제학사 출입문 개방 시간은 오전 7시~오후 8시까지로 제한돼 있지만 시설관리팀에 따르면 학생증 인식 후 출입해 자율적 이용이 가능하다. 글캠 학생회관에 위치한 자치 공간 역시 글캠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4시간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설캠 지하복합공간에 위치한 자치 공간의 경우 오전 9시~오후 11시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며 사회과학관 자치 공간의 경우 오전 7시~오후 8시까지만 일반 학생에 한해 개방 중이다.
비용 및 안전 문제에 따른 냉난방기 운영 시간 규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시설관리팀이 게재한 교내 건물별 난방 기준에 따르면 △국제학사△사회과학관△지하복합시설은 학기 중과 방학 기간을 통틀어 오전 10시~오후 9시까지 난방 기기가 운용되고 있다. 교개원에 위치한 자치 공간의 경우에도 오전 7시 30분~오전 9시 및 오후 1시~오후 2시 동안만 난방 기기가 운용된다. 냉방기기 역시 국제학사 동방은 오전 10시~오후 9시까지 운행하고 교개원과 사회과학관은 오전 8시~오후 6시까지 운행한다. 즉 아직도 냉난방기 운영 시간이 자치 공간 개방 시간과 비교해 턱없이 짧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일부 자치 공간은 주말엔 냉난방 기기를 운용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캠 중앙 합창 동아리 ‘외대 합창단’ 소속 김도현(아시아마인어 24) 씨는 “동아리 특성상 주말에도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냉난방기가 작동하지 않아 불편을 겪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자치 공간 운영시간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안전을 담보한 상태에서의 24시간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공간 분리를 통해 출입 통제를 따로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일례로 우리학교 도서관은 운영 시간 외에는 자료실 등의 출입을 통제하지만 열람실의 경우엔 모바일(Mobile) 학생증으로 본인 인증 후 열람실 출입이 가능하다. 이처럼 건물 전체에 출입 통제하기보단 통제할 공간과 출입 가능한 자치 공간을 분리해 운영 시간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무인 경비 시스템(System)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의 경우 사범대 학생회 측과 평생교육원이 협의해 모든 자치 공간에 경비 시스템 ‘세콤(Secom)’을 설치해 자치 공간의 24시간 개방을 보장하고 있다. 고대신문에 따르면 고려대 평생 교육원 측은 “음주나 취침 금지가 명시된 해당 수칙을 허용하는 범위에서 24시간 개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냉난방기기 운영 시간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주)한국동서발전은 호서대학교(이하 호서대) 아산천안캠퍼스 및 6개 대학과 연계해 ‘에너지 관리 솔루션(Solution)’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호서대의 경우 월평균 전기 사용량의 약 10%를 절감해 10년의 운영 기간 동안 총 15억 원의 전기 요금을 절약했다.
나아가 자치 공간 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리모델링(Remodeling)을 진행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우리학교 도서관의 경우 지난 2020년 ‘그린(Green) 리모델링’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지속 가능한 도서관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우리학교 도서관은 컴퓨터 유체 역학 해석을 통해 냉난방 설비를 최적화하고 있다. 또 시스템 에어컨의 냉매 배관을 2개 구역으로 나눠 냉난방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해 에너지 비용을 30% 이상 절감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도서관에 설치된 태양광 에너지 전지판을 통해 전기세를 감축하고 있다.
학생 활동의 원활한 유지를 위해선 자치 공간 개선을 위한 꾸준한 관심이 동반돼야 한다. 보다 나은 자치 공간을 위해 지속적 논의와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은희 기자 10kimeunhu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