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상록> -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힘 -

등록일 2026년05월27일 00시4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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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은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가 게르만 원정을 다니던 생애 후기에 자기 자신에게 남긴 기록들을 담은 책이다. 각각의 글은 하나의 이야기처럼 긴밀하게 이어져 있지는 않다. 오히려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내용들이 자유롭게 기록돼 있다. 그래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천천히 읽다 보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살아가는 태도△인간의 본성△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늘 어렵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그 길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진로를 정했다고 해서 모든 불안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길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수록 확신보단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 시기에 접한 ‘명상록’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으로 다가왔다.

 

특히 제4권 18번째 문장은 이러한 고민을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의 △말△행동△생각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느라 흔들리기보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단 것이다. 이 문장은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기대기보다 먼저 자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주변의 반응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태도다.

 

제8권 60번째 문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인상 깊다. 화살이 늘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것과 달리 인간의 정신은 앞으로 나아가는 듯하다가도 때로는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과정 역시 결국에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은 고민하고 흔들리는 시간이 결코 멈춰 있는 시간만은 아니란 점을 떠올리게 한다. 질문하고 방황하는 과정 역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찾아가는 방식일 수 있다.

 

이러한 고민은 개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뒤처지면 안 된단 불안 속에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그 과정에서 방황을 겪는다. 물론 자신만의 길을 정하고 묵묵히 나아가는 멋진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고민하고 흔들리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명상록’은 그런 순간에 스스로를 다시 붙잡게 만드는 책이다. 막연히 “핑계 대지 말고 하자”거나 “뜻한 일이 있으면 밀고 나가야지”라고 생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세운 계획과 삶의 방향을 마음속에 더 깊이 새기게 한다. 흔들리고 방황하는 시간조차 결국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 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지금의 고민과 흔들림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더라도 다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태도다.

 

 

정일성 기자 12ilseo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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