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육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은 원격수업은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학생들의 학습 방식 변화와 맞물려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우리대학의 원격수업 개설 수는 타대학들에 비해 현저히 적어 수강 경쟁이 반복되고 있다. 원격수업의 학습 편의성 이면에 수동적 수강 문제 및 집중도 저하 등 구조적 문제점도 함께 나타난다. 이에 본 기사를 통해 △우리대학 원격수업 현황△우리대학 원격수업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대학 원격수업 현황
원격수업이란 방송 및 정보통신 매체 등을 활용한 수업을 말한다. 우리대학도 타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원격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특히 우리대학의 경우 캠퍼스 간 이동 부담을 줄여 이중전공 수강 편의를 높이는 등 학생들의 교육 접근성을 개선을 목적으로 원격수업을 운영한다. 우리대학 교육혁신원 교육지원팀(이하 교육지원팀)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 HelloLMS(이하 LMS)를 통한 우리대학 원격수업 시스템은 e-Class가 구축된 지난 2000년대 중후반부터 도입 및 체계화됐다. 지난 2020년 발생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실시간 화상회의 플랫폼인 웹엑스(Webex)를 e-Class와 연동하고 원격교육지원센터를 신설해 지금의 학습 환경을 갖췄다.
우리대학의 원격수업은 체계적인 절차를 거쳐 개설되고 있다. 교육지원팀에 따르면 학기 시작 전 교원들의 원격수업 개설 수요를 확인한 뒤 교육혁신원의 심의를 거쳐 교과목을 선정한다. 이어 e-Class 강좌 개설 및 승인 단계를 거친 뒤 전용 스튜디오에서 고화질로 수업 영상을 제작한다. 마지막으로 이를 학내 미디어 서버인 HUFS 클라우드(Panopto)에 올리고 e-Class와 연동해 △과제 제출△진도율 확인△피드백 기능을 적용하면 완성된다.
이러한 원격수업에 대해 외대학보가 우리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3.3%가 원격수업을 수강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원격수업을 더 선호한다는 응답자들이 밝힌 이유로는 강의 수강 시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93.3%를 차지했다. 그리고 헷갈리거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반복해서 학습할 수 있다는 점도 66.7%로 집계됐다. 이는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자율적으로 학습하고 복습을 수행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원격수업의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대학의 원격수업 개설 수는 서울 주요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적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학생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외대학보가 교육부 원격강좌현황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소재 15개 대학*의 지난해 1년간 원격수업 개설 수를 집계한 결과 △중앙대학교(488개)△건국대학교(417개)△동국대학교(256개) 순으로 많았다. 반면 우리대학의 원격수업 개설 수는 총 87개로 15개 대학 중 12위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교육지원팀은 “단순한 강좌 수 확대라는 양적 팽창보다는 강의의 질적 향상을 우선시하는 정책적 방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특히 다국적 재학생 비중이 높은 우리대학의 특성상 원격수업 내 다국어 자막 탑재 등의 공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높은 수요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강좌 수는 매 학기 수강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44.4%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의 확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대학 원격수업의 문제점
그러나 원격수업에는 비대면 강의의 특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구조적 한계도 뒤따른다. 우선 주도적인 학습이 아닌 수동적 학습 형태에 머무른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같은 공간에서 교수자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질문을 주고받고 토론을 펼칠 수 있는 대면 수업과 달리 원격수업은 녹화 영상을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구조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수업 도중 생기는 궁금증을 즉시 해결하지 못한 채 넘어가기 쉬우며 학생 간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어렵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LMS 내 질의응답 및 토론 게시판이 마련돼 있으나 질문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렵고 참여율이 낮아 대면 수업의 능동적 학습 분위기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다. 이처럼 능동적 상호작용이 제한된 채 수동적으로만 정보를 수용하는 구조는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키는 원격수업의 본질적 한계로 꼽힌다. 실제로 우리대학 재학생 A 씨는 “대면 수업과 달리 원격수업은 질문이나 토론 없이 일방적인 영상 시청으로 끝나기 때문에 수업에 수동적으로 임하게 된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원격수업 시청 중 발생하는 집중도 저하와 출석 및 이수만 채우는 형식적 수강 문제도 대표적인 한계로 꼽힌다. 대면 수업과 달리 원격수업은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수강하는 만큼 강의실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주지 못해 학생의 집중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원격수업은 대면 수업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지고 집중이 안 된다’라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71.4%에 달했다. 나아가 원격수업의 출석 인정은 일반적으로 강좌 시청 여부가 전산으로만 확인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영상을 틀어놓고 보지 않더라도 출석으로 인정된다는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효율적인 학습을 취지로 도입된 원격수업이 단순 학점 채우기용 강좌로 전락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원격수업의 장단점이 공존하는 가운데 원격수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강좌 수를 늘리거나 제한하는 방법이 아닌 △교수자△학교△학생 간의 협력으로 수업의 질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우선 학생들의 수동적 수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수자는 평가 항목에 학생 참여도를 반영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례로 우리대학 ‘언어와마음’ 수업의 경우 교수자가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촉진하고자 LMS 질의응답 게시판 내 토론 활동을 모니터링해 성적에 반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해당 게시판에는 10개가 넘는 토론 글이 게시됐고 게시글 당 평균 3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
일방향적 수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시간 소통 창구를 적극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오픈채팅방을 활용해 비대면 수업 환경에서 발생하는 소통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손의성 연세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평가·데이터 분과장 교수는 연세춘추와의 인터뷰에서 “런어스**와 오픈채팅방을 상시 개방해 1:1 질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소통의 벽을 허무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소통 창구를 상시 개방하는 방향으로 교수자와 학교가 원격수업 평가 방식을 조정한다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교 차원에서는 대면 수업의 현장감과 원격수업의 편의성을 결합한 ‘블렌디드 강좌’를 참고해 새로운 교육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최향란 우리대학 교수의 ‘대학중국어(1)’ 교과목은 전체 주 3시간 강의 중 1시간은 비대면 수업으로 개념을 예습하고 나머지 2시간은 대면 수업으로 진행해 토론 및 발음 교정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비대면으로 개념을 숙지히고 대면 수업에서는 발음 교정 및 토론 활동을 통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등 효율적으로 수업에 임할 수 있다. 이는 학생 간 이해 수준의 차이로 인한 대면 실습 부담감을 완화하고 원격수업의 장점을 극대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와 같은 블렌디드 강좌를 타 과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원격수업 교육 효과를 향상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 봄 직하다. 출석 확인을 전산 기록에만 맡기지 않고 강의 중간에 안내 문구나 퀴즈 등을 삽입해 학생이 집중해서 수강 중인지 확인하게 한다면 집중도 저하와 형식적 수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매년 들어야 하는 ‘성희롱 등 폭력예방교육’은 교육 내용을 짧은 영상으로 분할하고 영상이 끝날 때마다 평가 시험을 실시해 형식적인 수강을 방지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보완책을 확대한다면 효율적이고 심도 있는 학습이라는 원격수업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원격수업은 단순히 학점 이수의 한 방법이 아닌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해 주는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교수자△대학△학생들이 함께 학습 관리 체계를 발전시켜 원격수업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실용적인 교육 수단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서울 소재 15개 대학:△건국대학교△경희대학교△고려대학교△동국대학교△서강대학교△서울대학교△서울시립대학교△성균관대학교△숙명여자대학교△연세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중앙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한양대학교△홍익대학교 **런어스(LearnUs): 연세대학교 온라인 교육 플랫폼.
강승우 기자 13seung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