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화하며 여성의 대학진학률 및 사회참여율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교수△대기업 임원△로펌 임원 등의 성비는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 으로 높다. 우리학교 역시 젠더 불균형이 나타난다. 이에 전문가는 해결 방법으 로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회 및 학내 젠더 불균형△젠더 불균형 의 영향△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에 만연한 젠더 불균형
현재 우리나라의 젠더 균형은 기울어진 상태다. 여성의 대학진학률 및 사 회참여율은 증가했지만 남성 위주 사회문화는 여전히 공고하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 대학진학률은 남성 대학진학률보다 7.9%p 높은 73.8%다. 이 격차는 2005년도에 여성 대학진학률이 남성 대학진학 률을 0.4%p 추월한 이래 계속해 벌어졌다. 또한 통계청에서 매해 발표하 는‘ 서울시 성인지 통계’를 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여성 사회참여 율은 53.2%에서 54.1%로 증가했다.
그러나 △교수△대기업 임원△로펌 임원△정계 등엔 압도적으로 남성 이 많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하반기 국립대 학교 여성 전임교원 비율은 전체 전임교원 중 16.9%에 불과했다. 사립대 학교 여성 교원 비율 또한 26.6%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국제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의 이번 해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임원은 올해 286명으로, 전체의 4.1%란 낮은 수치를 기 록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양성평등센터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 번 해 로펌과 국회의원 내 여성 비율도 각각 24.49%, 19%로 저조하다.
이런 남성 위주 기득권 문화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뿐 아니라 임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 리나라 성별 임금 격차 수준은 32.4%로 OECD 회원국 중 최상위 수준이 다. 이는 OECD 평균인 13.4%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이번 해 코로 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여파는 여성 생계에 큰 악영향 을 미쳤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3월 이 후 성별 고용률 격차는 19% 이상 벌어졌다. 또한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 국여성노동조합이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여성 10명 중 1명이 실직을 경험했고 10명 중 4명이 가정 돌봄 부담으로 퇴직 을 고민했다고 한다.
◆우리학교의 젠더 균형은
우리학교는 여성 비율이 높은 대학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알리 미(이하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우리학 교 입학생 성비는 여성이 5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엔 여성 입학 생 2,051명, 남성 입학생 1,308명으로 차이가 743명에 이르기까지 했다. 또한 여성 입학생은 지난 5년간 1,961명에서 2,051명으로 증가했지만 남 성 입학생은 1,394명에서 1,308명으로 감소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지난해 △고려대학교△건국대학교△서강대학교△연세대학교 등 주요 대학교의 입학생 성비는 대부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았다.
학생 자치에서의 여성 비중도 크다. 이번 해 비상대책위원회인 △상경대 학△인문대학△자연과학대학의 학생회를 제외한 양캠퍼스 총학생회와 단과대학 학생회장의 성비를 비교하면 여성 11명, 남성 9명으로 여성이 더 많다.
그러나 우리학교 교수 성비에서 젠더 균형은 무너졌다. 압도적으로 남교 수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해 우리 학교 전임교원 중 남교수 245명, 여교수 51명이다. 남교수와 여교수의 수 차이가 약 5배인 것이다. 또한 이번 해 우리학교 신규 교수 3명은 전원 남 성이다. 지난해에도 신규 남교수는 4명인 것에 비해 신규 여교수는 2명에 그쳤다.
비전임 교원 중 전업 강사 수에선 여성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 남성 전업 강사 수는 177명인 반면, 여성 전업 강사 수는 약 2배인 310명이었다. 한국 고용정보원의‘ 2018년 한국 직업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수의 연평 균소득은 8,157만 원이다. 조사의 전체 연평균소득이 4,241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수준이다. 그러나 강사의 경우 시급으로 급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불안정한 소득을 얻는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사립대학교 강사 강의료는 시간당 약 6만 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 이후 대학 강사가 대량 해 고됐기 때문에 시간 외 업무량이 배로 늘어 사립대학교 강사의 평균소득 은 약 1,247만 원에 불과하다.
우리학교 교무행정팀 관계자는 이런 교강사 젠더 불균형에 대해“ 생각 해보지 못한 문제다”며“ 교강사 채용 시 이미 지원자 성비에서 불균형이 나타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선 다른 대책이 없다” 고전했다.
◆젠더 균형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이번 해 1월부터 6월까지 여성 자살 사망자 는 1,924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p 증가한 수치로, 남성 자살 사망자가 6.1%p 감소하고 전체 사망자도 2.4%p 줄어든 것과 대조 적이다. 이런 현상에 정혜주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이하 정 교수)는 자살 원인에 대해 젠더 불균형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정 교수 는“ 여성의 높은 대학진학률이 사회적인 지위로 이전되지 않는단 점을 고 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자문위원은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20대 여성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받았을 것 이다”며 자살 원인을 추측했다.
여성 자살률 증가 원인 중 하나로 뽑히는 생계 불안에 대해 정부는 △긴 급 생계 및 돌봄 지원△고용안정 및 청년구직 지원△소상공인 긴급 피해 지원 등을 추진하며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더 본질적인 대 책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정 교수는“ 돌봄 지원과 같은 가족 형태의 접근 이 아닌 독립된 개인으로 살고자 하는 젊은 여성에게 맞는 정책이 필요하 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월구 법무부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위 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취업하기 어려운 현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 적했다.
우리학교는 20대 여성이 다수 재학 중인 공간으로 젠더 불균형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정유라(사회·미디어 18) 씨는“ 이미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이기에 여성이 침투하기엔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무력감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학교가 학생들의 젠더 이슈에 대 한 의견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강조 했다. 그러나 문주웅(상경·국통 19) 씨는“ 젠더 불균형이 항상 일어나고 있진 않다고 보기 때문에 교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젠더 불균형을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으로 바라볼 것을 주장했다.
이창현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성평등센터 센터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학내 젠더 균형은 맞춰질 수 있다”며 자연스러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와 동시에 정부의 국립대학교 여성 교원 비율 확대 정책에 사 립대학교가 포함된다면 젠더 균형이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 부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사회와 학교가 젠더 균형을 맞춰나 갈 수 있을지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현지 기자 100hyunz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