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신입생 모집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접수 인원이 50만 명 이하로 떨어지며 대학의 입학 정원 수보다 수험생의 숫자가 더 적어진 상황에 이른 것이다. 우리학교를 포함한 각 대학은 수험생 수 감소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줄어든 학령인구 현황△우리학교의 상황△타 대학의 대처△위기 타개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학령인구 감소 현황
수능이 도입된 1994년 이래 이번 해 역대 최저치의 응시생 수를 기록했다. 9월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1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해 수능 지원자 수는 49만 3433만 명으로 지난해 수능 지원자보다 5만 명가량 감소했다. 이는 갑작스런 현상이 아니다. 계속되는 저출생의 여파로 인구 절벽 현상이 심화되며 학령인구 수는 자연스레 하향곡선을 그리게 됐다. 지난 4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내 학령인구의 감소 인원은 200만 명에 육박한다.
최근 대학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변화를 직접적으로 체감했다. 이번 해 처음으로 전문대를 포함한 전국 대학의 총 입학 정원이 전체 수험생의 수보다 적다. 이로 인해 일부 대학은 입학 정원 미달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 해 7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간한 ‘대학 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엔 △경기△서울△인천 외 지역의 지방대학 220곳 중 학부 신입생 정원의 70%를 채우지 못할 학교가 85곳으로 예상된다. 계속된 입학생 미달은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이어져 대학 운영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진다. 현재까지 폐교 수순을 밟은 대학은 총 17곳으로 대부분 학교 운영의 부정비리가 주된 이유였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론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 운영상의 어려움을 불러일으키며 폐교의 주된 원인일 것이다”고 예측했다.
◆우리학교의 상황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는 비단 지방 대학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해 대학 입학을 위한 수시 지원자와 전체 원서접수 횟수는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 202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우리학교를 포함한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수시 지원 평균 경쟁률은 16.37 대 1로, 지난해 17.83 대 1에 비해 하락했다. 수험생의 선호가 높아 입학 정원 미달을 우려하지 않던 대학도 실질 경쟁률 하락을 피해갈 순 없는 것이다.
우리학교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19.2 대 1이었다. 반면 이번 해 설캠 수시모집 경쟁률은 그보다 0.62 하락한 18.58 대 1이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의 수시모집 현황 또한 지난해 대비 0.88 하락한 7.4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아직 수치상 하락폭은 미미하지만 우리학교도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순 없었다.
현 상황에서 우리학교는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이에 우리학교는 다양한 논의를 통해 교육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신설될 융합인재대학(이하 융인대)은 4차 산업 시대에 발맞춰 미래를 선도할 융복합 인재 양성 목적을 가진다. 우리학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학문을 융합시킨 융인대를 적극 홍보했다. 또한 우리학교 입학처는 입학 홍보대사와 멘토 임명 등을 포함해 전략적 시도를 하고 있다. 양재완 우리학교 입학처장은 “사회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학교의 혁신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며 “외부적 환경 변화에 누구보다 먼저 대응하고 입학처 내부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 나아가야 할 방향
일부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충남대학교는 다음 해 입시부터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의 전체 등록금을 면제하고, 매 학기 750만 원에 달하는 학업 장려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파격적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호남대학교는 이번 해 수시모집에 최초 합격한 신입생에게 아이폰을 지급한다. 그러나 물량 공세를 통한 신입생 유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효과가 없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용련 우리학교 사범대학 교육행정 전공 교수(이하 김 교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대학은 △시민△인문△직업 교육의 기능을 수행하는 포괄적 교육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대학이 특정 연령과 계층에 국한된 교육이 아닌 평생교육 기관으로 재구조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대책의 일환으로 대학 입학 정원 축소를 권고했다. 그러나 정작 서울지역 대학은 정원 외 모집인원을 늘려 입학 정원을 확대해왔다. 또한 지난 8월, 교육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2021년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방안’을 발표했다. 다음 해부터 신입생 충원율과 같은 일정 기준을 두고 기준에 미달하는 대학엔 재정지원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시행되면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단 우려가 존재한다. 현재 실시 중인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시장논리가 강화된 정책으로 지방대와 전문대학의 몰락을 가속화할 뿐이란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학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교육중심대학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학부중심대학 형태를 선례로 삼아 작지만 강한 대학의 면모를 갖춰야 한단 것이다. 한편 외국어대학으로서의 공적 역할과 사회적 기여를 부각시켜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안임을 조언했다.
당장 우리 앞에 놓인 인구 절벽 현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대학가에 주어진 위기를 기회로 삼아 대학 교육의 질 상승과 대학별 특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나가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김민주 기자 01minju@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