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자랑스러운 외대인상’ 시상식에서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됐던 유지원(중국어·11) 씨는 편견없는 시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화를 알린 크리에이터다. 이미 중국에선 △상하이 빌리빌리 월드 페스티벌 외국인 스타상 수상△중국을 빛낸 50인의 외국인 수상△CCTV(중국국영방송사) 코로나19 특별 생방송 진행 등의 행보를 보이며 단순한 크리에이터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인이다. 이처럼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유지원 크리에이터를 만나보자.
Q1. 지난해 우리학교에서 주관한 자랑스러운 외대인 프로티어상에 최연소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특히 유일한 20대 수상자로 국내·외에서 탁월한 사회적 성과를 보인 동문에 선정됐단게 더욱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을 받은 소감이 어떤가요?
처음 수상 대상자라고 연락받았을 땐 신기했습니다. 대학 시절 전 적극적이지도 특별한 활동을 하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상식 당일에도 우리학교를 빛낸 선배들 사이에 있단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제 활동을 높게 평가해준 우리학교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 활동이 지금보다 미래에 더 가치가 있길 바라는 뜻에서 프로티어상을 수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우리학교의 기대에 부응해 앞으로 더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Q2. 대학생 유지원과 현재 중국의 인기 크리에이터 ‘한국뚱뚱’은 어떤 변화가 있나요?
과거와 현재의 사이에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영상을 본 사람은 절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기질을 가진 소위 ‘인싸’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전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주로 적극적이고 붙임성 좋은 크리에이터의 이미지가 제게도 투영된 것 같습니다. 평범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창작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던 이유는 일상을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입니다. 인위적이지 않은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며 부담 없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3. 우리학교에서의 경험이 지금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됐나요.
네, 그렇습니다. 처음 중국어과에 진학한 계기는 단순히 중국어를 더 공부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특히 언어적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싶어 우리학교에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이후 중국어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를 깊게 공부했습니다. 또한 우리학교 중국인 교환학생과 친구를 맺는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중국에 대해 더 알게 됐습니다. 이런 학교생활이 연결고리가 돼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Q4. 졸업 후 비교적 안정되지 않은 분야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요?
우선 일반적인 회사엔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규율이 엄격한 수직적 기업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일반 기업 입사란 선택지를 제외하니 자연스레 사업을 고려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주최한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 제 사업 기획을 평가받았습니다. 당시 멘토였던 김정민 브랜드 건축가 대표님이 개인 방송을 제안하셨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전 조용하고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에 처음엔 주저하며 멘토링 이후 6개월은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회사 생활이 저와 맞지 않단 걸 깨닫고 대표님이 추천했던 개인 방송 분야에 과감히 뛰어들었습니다.
Q5. 중국에서 ‘한국뚱뚱’이란 이름으로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게 2016년 8월입니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크리에이터 활동을 계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한국뚱뚱’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의 재밌는 물건을 소개하려는 취지로 지었습니다. ‘뚱뚱’은 중국어로 물건을 귀엽게 표현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 어릴 적 5년간 중국에서 생활했을 당시 실제 중국은 우리나라에 알려진 부정적 모습과는 다르단 것을 느꼈습니다. 양국이 서로를 경험하기도 전에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된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후 한·중 양국을 올바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선입견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개인 방송이 제가 갖고 있던 계획에 부합한 수단이라 생각했습니다.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대중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크리에이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Q6.△알리바바 타오바오 스토어 ‘YYOUTH’ 개장 예정△중국 망고tv 공부학도 예능 출연△중국 CCTV 코로나 특별생방송 진행 등 크리에이터를 넘어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됐습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팬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법은 더 재밌고 가치 있는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이에 기회가 된다면 지금까지 해온 분야와는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참여했던 예능 프로그램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중국 전국의 10개 도시를 돌며 이동 시간만 10시간이 넘는 장거리를 행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껏 몰랐던 중국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됐습니다.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중국 전역의 8대 요리를 직접 방문해 먹어보자’란 목표가 있었기에 힘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때 포기하지 않아 엔터테이너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고 계획했던 목표 달성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Q7. 최근 취업 시장에 뛰어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우선 취업하는 데 있어 문·이과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분야에 대해 강점을 보이는 전공은 있겠지만 이는 해당 전공이 무엇을 집중적으로 배우는지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보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과 뚜렷한 목적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이 취업에 급급해 토익이나 기타 스펙 채우기에 바쁩니다. 그러나 구체적 목표가 없다면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먼저 무엇을 좋아하며 잘하는지 알고 이에 해당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저 역시 ‘한·중 문화를 편견없이 알리자’란 목표를 세운 뒤 일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배운 전공과 교양 지식이 콘텐츠에 점차 녹아들었습니다. 중국에 대한 기본지식과 인문학적 지식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줬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은 삶 속에서 자연스레 활용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배우고 있는 학문에 대한 믿음을 갖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Q8. 성공한 크리에이터로서 같은 분야를 꿈꾸는 우리학교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최근 많은 사람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유튜브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분야를 다루고 싶고, 왜 하고 싶은지를 파악해 도전하셨으면 합니다. 처음엔 흔히 개인 방송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겠단 근시안적인 목표에 함몰되는 실수를 합니다. 이익을 우선시하면 남들도 흔히 하는 진부한 분야에 초점을 맞춥니다. 따라서 먼저 자신이 애정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야를 먼저 찾길 바랍니다. 동시에 이를 표현할 개성 있는 방법을 고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콘텐츠를 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때 타인도 여러분의 콘텐츠를 진심으로 즐기게 될 것입니다. 만약 우리학교 후배 중 크리에이터에 대한 꿈을 갖고 있어 도움이 필요하다면 연락하시길 바랍니다. 단, 진정성 있는 목표를 가진 후배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이상우 기자 99sangw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