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사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 해 2월, 코로나19가 창궐하며 경제적 타격과 확산 위험으로 각 기업이 채용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에 인력 수요가 줄어들어 상반기 취업시장은 움츠러들었다. 특히 각 기업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이하 공채)이 축소되며 취업 전선에 놓인 대학생들은 난관에 봉착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취업시장 동태△우리학교 학생 지원 프로그램△비대면 채용방식의 향방에 대해 살펴보자.
◆코로나19로 달라진 취업시장
지난 4월, 취업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대졸 신입 채용 동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채용계획에 차질이 생겼다’에 84.9%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코로나19 이전엔 60.7%가 ‘채용계획이 있다’에 응답했지만 이후에도 ‘채용계획을 유지하겠다’고 답한 곳은 21.1%에 불과했다. 더불어 71.1%의 기업이 지난해와 비교해 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일정을 연기했던 △LG△SK△삼성 등 일부 기업은 코로나19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채용 진행을 재개했다. 지난 5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며 공기업 또한 두 달 넘게 미뤄왔던 신입사원 공채에 나섰다. 채용을 잠정 연기했던 한국도로공사는 262명의 채용 공고를 냈고, 코레일은 두 차례 연기했던 필기시험 날짜를 확정 지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이번 해 첫 공고를 게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론 이번 해 상반기 취업자 수는 2,679만 9,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 9,000명이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 브리프 2020’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며 전년 같은 달 대비 취업자 수와 고용률이 모두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 연령대 고용률은 59.9%로 지난해와 대비해 0.5% 하락했고 그중 20대의 고용률 하락 폭이 1.8%로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나아가 한국고용정보원은 “국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하반기 또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현재 △SK△삼성△포스코는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다. CJ는 그룹 공채에서 계열사 공채로 전환했으며 아모레퍼시픽은 하반기 공채에 나서지 않고 수시 채용으로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번 하반기엔 공채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금융권의 경우, △광주은행△대구은행△전북은행과 같은 지방은행은 공채 규모를 축소했다. 또한 시중은행은 하반기 공채 시행 여부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필수 인력에 대한 수시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더 좁아진 취업의 문, 우리학교는?
취업시장의 변동과 예측 불가한 상황이 연속되며 우리학교 학생들 또한 고충을 겪고 있다. 이번 해 3월부터 공무원 시험공부를 시작한 A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과 8월 학원이 두 차례 휴업에 돌입하며 수업 일정과 공부 계획이 무너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재 도서관·독서실 운영이 제한되며 일정한 습관을 조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해외 취업을 준비 중이던 윤지원(경영·경영 16) 씨(이하 윤 씨)는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해 장기적으로 준비했던 취업계획에 차질이 생겨 곤혹스러웠다”고 밝혔다. 윤 씨는 △국경폐쇄△비자 승인 지연△해외기업들의 채용 취소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계획을 세워 취업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학교는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위해 고용노동부 및 서울시와 함께 대학일자리본부 진로취업지원센터(이하 진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진취센터는 학생들에게 진로설계 상담과 취·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진로설계와 역량개발을 위한 검사와 프로그램을 해볼 수 있으며 취업지원관 및 교수와의 상담 예약이 가능하다. 또한 이를 통해 관심분야를 찾고 자신의 진로 탐색 과정부터 현장실습까지 기록·보관할 수 있다. 진로 탐색 도움 서비스와 더불어 실질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 일정도 게시한다. △NCS 직무 능력평가 대비 문제 풀이△분야별 전·현직자 특강△현직자 1:1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특강을 통해 이론부터 실전까지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학기,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며 상담과 프로그램 정상 운영이 불가해졌다. 이에 진취센터는 온라인 체제를 구축해 기존에 진행되던 상담과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나아가 급변하는 취업시장에 발맞춰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진취센터 측은 이번 하반기 채용 트렌드로 △4차 산업혁명△비대면·수시 채용 확대△인공지능 활용 신규 채용△직무 중심 경력직 채용 강화를 꼽았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비대면 채용에 대비할 수 있는 화상 면접과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직무 경험과 능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학생들의 조기 실무 설정과 경험을 위해 현장실습 프로그램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수빈(상경·국통 19) 씨는 “채용방식이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진취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대비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강의 경우엔 녹화 강의를 제공해 시간적 제약을 덜어준다면 더 많은 학생이 이용 가능 할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하는 채용방식
현재 각 기업은 일부 전형에 화상 면접 등의 비대면 채용방식을 도입했다. 지난 상반기 삼성은 그룹 공채 필기시험인 GSAT을 온라인으로 치렀다. 이어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SK의 주요 계열사는 온라인 화상 면접을 통해 신입 공채를 진행했다. 카카오의 경우 화상 면접을 통해 상시 채용하고 있다. 이에 관계자는 “화상 면접으로 인한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원자의 환경과 요인을 고려해 화상 면접 유지를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더불어 해외 취업 또한 비대면 화상 면접을 통해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한국산업인력공단은 매해 ‘글로벌 일자리 대전’을 주최해 면접·취업 상담과 취업전략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번 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일정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또한 이번 달 23일부터 29일까지 시행되는 ‘2020 해외 취업 화상 면접 주간’엔 해외기업과의 면접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영규 진취센터 차장은 “현재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기업들은 채용 단계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자 인공지능을 사용한 채용과 화상 면접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생소한 디지털 채용방식에 적응하기 위해선 최대한 많이 접하고 경험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전했다. 이어 홍순혁 진취센터 부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을 충족시키는 것과 동시에 중심을 잃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뚜렷한 소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각 기업이 채용에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을 추구하기 시작하며 수시·경력직 채용은 점진적으로 증가해왔다. 더불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규모 공채가 어려워짐에 따라 수시채용 비율은 공채 비율을 넘어섰고 비대면 방식이 도입되는 등 채용방식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비대면 채용을 했던 기업 일부는 채용단계에서 매몰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취업시장의 급격한 변동으로 혼란 속에 놓인 학생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 움직일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김미정 기자 100kimmijung@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