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성적평가, 적절한 방식은 무엇일까?

등록일 2020년09월11일 00시3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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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우리학교를 포함한 많은 대학이 성적평가 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 바 있다. 우리학교는 대부분 비대면 수업 위주로 진행한 지난 학기와 달리 이번 학기가 원칙적으로 대면·비대면 수업이 혼합돼있음에도 절대평가 시행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우리학교의 성적평가방식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 우리학교 성적평가방식


지난 학기 우리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절대평가가 시행됐다. 이후 갑작스레 바뀐 평가방식으로 인해 성적 변별력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김인철 우리학교 총장(이하 김 총장)이 이메일을 통해 재학생에게 “비대면 수업과 절대평가 시행으로 인해 성적 변별력이 낮아진 상황을 감안해 성적장학금 금액을 조정해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우리학교 성적평가방식이 바뀐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12월, 학교 측은 당장 2014학년도 2학기부터 모든 과목에 상대평가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전엔 20명 이하의 과목과 재수강 학생에 한해 절대평가를 시행하고 있었다. 당시 학교 측은 상대평가 제도를 도입하며, 절대평가를 유지할 경우 추후 발표될 대학평가에 있어 우리학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단 이유를 들었다. 대학평가를 통한 불이익으론 △국가장학금 축소△정부 주도사업 참여 제한△정원감축△학교의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적평가제도 변경에 대해 대학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기업도 대학 학점의 변별력에 대해 불신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최근 결정된 교육부 대학구조개혁 평가 자료에서 학점분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신속한 대응을 하게 됐음을 설명했다.
우리학교는 지난 학기와 동일하게 이번 학기 또한 절대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윤병호 서울캠퍼스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 팀장(이하 윤 팀장)은 “지난 학기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해 대면 수업만큼의 변별력을 갖기 힘들었다”며 절대평가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이는 △교수 의견△다른 대학의 추세△학생 의견을 수용해 결정된 사항임을 덧붙였다. 권성배 글로벌캠퍼스 학종지 팀장(이하 권 팀장) 역시 지난학기에 공정성을 위해 치러져야 했던 대면시험이 감염의 위험으로 무산돼 절대평가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의 성적평가는 △50명 이하 학부 전공과목△실용외국어△체육 실기 과목 등 일부에 한해 대면 수업이 예정돼있지만 지난 학기와 동일하게 절대평가를 유지한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유동적이므로 여전히 상대평가를 진행하기엔 성적 변별력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 총학생회와 학생의 입장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이하 설캠 총학)의 대표 공약엔 ‘어학 강의 성적평가 방식 개선’이 있었다. 2018학년도 총학생회가 학사제도협의회를 신설함과 동시에 우선적으로 어학 강의에 대한 절대평가를 적극 요구했지만 당시 어학 강의 기준에 대한 논의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김나현(서양어·프랑스 15) 설캠 총학생회장은 후보 시절 당시, 2014년엔 학교가 대학구조평가 때문에 모든 수업을 급격히 상대평가로 전환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한 학교가 평가기관의 눈치만 보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학교 측이 절대평가에 긍정적 태도를 보이는 1학년 초급 회화 수업부터 점진적이고 포괄적으로 그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 다짐했던 바 있다.
지난 학기 절대평가 시행에 대해 많은 학생이 만족스럽단 반응을 보였다. 강찬구(통번역·아랍어 20) 씨(이하 강 씨)는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일정 성적 기준만 넘으면 되는 방식이기에 충분히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규태(중국·중외통 19) 씨(이하 이 씨) 또한 기존 상대평가 방식으론 언어 관련 과목에 우수한 실력을 가진 동기가 많아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웠음을 토로했다.
반면 절대평가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일부 있었다. 강 씨는 절대평가라 해도 담당 교수 및 수업별로 성적 산출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씨 또한 일관성 없는 평가 기준으로 인해 상대평가 때보다 성적을 못 받은 학생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절대평가의 문제점 중 하나인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에 대해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학점 4.0 이상을 인증하는 글을 많이 봤다”는 의견을 밝혔다.


◆ 앞으로의 계획과 나아가야 할 방향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이번 학기 다른 대학도 비대면 수업과 절대평가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연세대학교는 2학기 모든 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한다. 더불어 중간고사 이후 수업계획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를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중앙대학교는 이번 학기 중간·기말시험 평가방법은 교수의 재량에 맡기며 성적평가는 전 과목 절대평가를 실시한다. 그러나 이번 학기 모든 학교가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서강대학교는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결석일수가 주당 수업일의 2배가 넘으면 낙제하는 제도(FA)를 시행한다.
우리학교는 개강일로부터 2주간 비대면 수업과 절대평가가 적용된다. 그러나 다음 학기에도 절대평가를 계속 이어나갈진 확실하지 않다. 이에 윤 팀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정상화되면 성적평가 규정에 의해 기존처럼 상대평가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권 팀장 또한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하며 성적평가 규정대로 진행할 것이다”고 전했다.
오신현(경상·국제금융 17) 씨는 수강생이 적은 수업이나,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저학년 언어 수강 과정에서 비슷한 실력임에도 성적 편차가 심한 경우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방식에 치중하기보단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적절히 섞어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01chae@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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