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 보이는 원격수업, 아쉬움의 연속

등록일 2020년04월25일 18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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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3일, 우리학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원격수업 무기한 연장을 공지했다. 동시에 성적평가방식 변화, 수강취소기간 추가 마련 등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한편 다수의 대학 역시 무기한 연장을 발표하며 전국적으로 등록금 환불 논의가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격수업 무기한 연장에 따른 △피해사례△등록금 환불 논의△총학의 요구와 학교 대응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원격수업 무기한 연장

이번 달 3일, 우리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원격수업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대면수업 전환 시 시작 2주 전에 공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다만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해제되거나 확진자 수가 확연히 줄어들 경우 소규모 강의 및 대면수업이 불가피한 수업부터 대면수업 실시를 검토할 것이라 전했다. △서울대학교△성균관대학교△한양대학교 등도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면 원격수업을 종료하고 대면수업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간고사 일정도 변경됐다. 기존 중간고사 기간은 다음 달 6일부터 12일까지였다. 그러나 원격수업 무기한 연장에 따라 중간고사 실시 여부·방식에 대한 결정권 모두 교수에게 일임됐다.


◆원격수업 피해사례

이번 달 6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코로나19 대학가 재난시국선언’을 통해 교육부와 각 대학에 원격수업 대책 마련과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전국 대학생 6,26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대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에 대해 ‘매우 불만족’이 24.2%, ‘불만족’이 40.3%였다. 주요 피해사례론 ‘교수자와의 소통 미비’, ‘계열별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수업’ 등이 꼽혔다.
우리학교 원격수업은 △Webex, ZOOM 등의 화상회의 프로그램△녹음 파일△동영상 등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부 교수가 시각 자료로 수업을 대체하거나 과거에 녹음·촬영했던 강의를 올려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녹음 자료로 수업을 듣고 있는 A 씨는 “웅성대는 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 않는다”며 “많은 수강생이 메일로 문의했으나 변함없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처럼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우리학교는 학사종합지원센터에서 실시한 원격수업 설문조사 결과를 각 학과·학부에 전달해 신속하게 불편사항을 개선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회화·실험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단 문제점도 지적됐다. 손다경(서양어·독일어 19) 씨는 “회화 연습량이 줄어 전반적인 학습의 질이 떨어진다”며 “학과 수업만으로 전공 외국어 실력을 충분히 키울 수 없을 것 같다”고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번 학기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엔 약 120개, 글로벌캠퍼스엔 약 140개의 회화 수업이 개설됐다. 그러나 비대면 방식으로 인해 회화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자습으로 대체하는 교수도 있다. 실제로 한 제보에 따르면 일부 학과의 외국인 교수는 수업 대신 자습 후 문제를 풀어 메일로 제출하게 했다.
레지던셜 컬리지(이하 RC)도 코로나19 상황 안전 시까지 원격수업으로 대체됐다. RC는 글로벌캠퍼스 △경상대학△공과대학△자연과학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기숙사 의무 생활을 통해 영어 몰입교육을 이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공계 학과의 실험 수업 또한 원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원격수업 무기한 연장에 따른 실험 수업 대안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이에 실험·실습비를 필수로 내야 하는 이공계 전공생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송정환(자연·전자물리 19) 씨는 “실험은 오프라인 개강 이후로 연기돼 현재는 이론 수업만 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중앙대학교는 실험·실습 과목의 경우 안전관리 하에 대면수업을 일부 시행하고 있다. 또한 부족한 수업 시수를 채우기 위해 실험·실습 과목의 종강일을 7월 10일로 연기했다. 한양대학교는 감염병관리위원회 기준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실험·실습 과목의 대면수업을 허용했다.


◆등록금 반환 논의

등록금 반환 논의는 원격수업이 시작된 후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엔 단기간의 원격수업이 예상됐고 현행 법령상 등록금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되는 자율사항이란 이유로 교육부가 대학에 환불을 강제할 수 없단 입장을 고수해 일단락됐다. 이후 원격수업이 연장되고 피해사례가 속출함에 따라 등록금 반환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사무총장은 “최근 등록금을 환불해달란 청와대 국민청원이 쇄도해 대학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번 달 7일, 교육부와 대교협 간담회에서도 등록금 반환이 언급됐다. 해당 간담회는 김인철 우리학교 총장(이하 김 총장)이 대교협 회장으로 취임하며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만난 자리다. 이날 대교협은 등록금 일부 환불에 대한 어려움을 밝혔다. 10년 이상 등록금 동결로 대학들은 재정난을 겪고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 수용△원격수업 준비△학교 방역 비용을 지출해 재정이 더 어려워졌단 것이다.

대교협은 등록금 반환 대신 생활장려금, 특별장학금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 용도 제한 해제△대학혁신지원사업 1차년도 평가 취소△추가 예산 1,200억 원 배분 등이 담긴 대정부 건의문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장학금 지급을 위해 이번 해 8,000억여 원이 투입된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예산 활용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어 교육부와 대교협은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구성해 등록금 문제를 포함한 대학 재정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협의 의사를 밝혔을 뿐 지원 여부·방식 등이 결정되거나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진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조만간 사립·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등 다양한 대학 관계단체와 만나 대학과 학생 간의 접점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이번 달 13일, 전대넷은 장학금 지급이 아닌 등록금 반환 논의가 필요하다며 교육부와 대교협에 성명서를 내보였다. 이후 등록금 반환 및 대학생 경제 대책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해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리학교 양 캠퍼스 총학생회는 전대넷과 뜻을 같이 하며 별도로 우리학교에 등록금 반환을 요구했다. 이번 달 10일,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이하 설캠 총학)는 요구안 10개를 학교 측에 보냈다. 여기엔 등록금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설캠 총학은 “원격강의가 장기화됨에 따라 등록금 사용 내역 심의 및 일부 반환 논의를 위해 학교·학생 간 협의체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The 본’(이하 글캠 총학)은 학교 측의 원격수업 무기한 연장 발표 직후 총장 및 학생인재개발처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등록금 환급에 대해 김 총장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특별장학금 등을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학교 예산조정팀에 따르면 아직 세부적으로 논의된 내용은 없다.


◆총학의 요구와 학교의 대응

우리학교 양 캠퍼스 총학생회는 등록금 반환 외에도 다양한 대책을 강구했다. 양 캠퍼스 총학생회는 공통적으로 성적평가방식 전환, 수강신청 정정기간 연장 등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설캠 총학은 △수업 인프라 확충△외국어 및 기타 시험 점수 대체 방안 마련△휴학 신청 기간 연장 등을 요구했다. 글캠 총학은 △수강정원 증원△원격수업 종료일 지정△최대 이수 학점 증대 등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우리학교는 두 가지 사항을 수용했다. 첫째로 이번 학기에 한해 성적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했다. 여기서 절대평가란 교·강사가 부여 가능한 학점의 최대 비율을 일괄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각 수업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단 Pass 또는 Fail로 평가하는 C유형 과목은 기존의 평가방식을 유지한다. 둘째로 2차 수강신청 취소기간을 마련했다. 이에 이번 달 10일, 10시부터 22시까지 수강신청 취소기간이 추가로 부여됐다.
한편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대해선 ‘수강시간의 4분의 1 이상을 초과해 결석한 자는 수강자격을 상실한다’는 학칙에 따라 어렵다고 밝혔다. 수강신청 정정기간에 대한 요구를 수용한 학교도 있다. 연세대학교는 교과목 선택을 위한 사전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단 총학생회의 주장에 따라 수강신청 정정기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더불어 등록금 전액 반환이 가능한 휴학·자퇴기간을 지난달 30일에서 이번 달 3일로 연장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강화△대학 전략적 특성화△창의 인재 양성 체제 구축 지원 사업을 말한다.


조현수 기자 100hyunx@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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