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가 치러졌다.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66.2%로 28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우리학교 양 캠퍼스가 속한 동대문구갑과 용인시갑에선 각각 안규백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와 정찬민 미래통합당(이하 미통당) 후보가 당선됐다. 두 국회의원 당선인의 공약과 21대 국회에 우리학교 재학생이 바라는 점을 알아봤다.
◆ 21대 총선 지형 분석
이번 달 15일, 21대 총선이 치러졌다. 21대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66.2%로 지난 총선에 비해 약 8%p 상승했다. 이는 1992년에 이뤄진 14대 총선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이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국난 돌파에 대한 절실함을 표현했단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26.7%의 높은 사전투표율 또한 화제였다. 이는 유권자가 본선 투표날 많은 인원이 모일 것을 걱정했기 때문으로 비춰진다.
21대 총선에선 ‘청년’이 화두였다. 이번 총선부터 선거연령이 만 18세로 하향 조정됐으며 많은 정당이 청년 후보를 내세웠다. 더불어시민당과 정의당은 비례대표 추천 1순위로 청년 후보를 공천했으며 이외의 미래한국당, 민생당 등도 다양한 청년 비례대표 후보를 세웠다. 또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청년 후보도 여럿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가 속한 동대문구갑 선거구의 경우 오준석 민중당 후보와 이가현 무소속 후보가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동대문구을을 ‘청년 우선 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한편 n번방 사태와 관련한 청와대·국회 청원이 빗발치자 각 정당은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단발성 발언에 그치며 실제로 대부분 정당의 10대 공약엔 관련 정책이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많은 정당이 여성 후보의 공천을 강조했지만 정작 지역구 여성의원 수는 20대 국회에 비해 2명 늘어난 수준인 28명에 그쳤다. 이른바 ‘페미니스트 후보’의 등장도 화제였다. 여성권리 신장을 목표로 창당된 여성의당은 4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했다. 서대문구갑의 신지예 후보를 포함한 무소속 후보들도 여성주의 정책을 내세우며 활약했다.
위성비례정당 역시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였다. 20대 국회에선 ‘2019 패스트트랙’을 통해 선거법이 개정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바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군소정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도록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수를 연동하는 제도다. 그러나 21대 총선 선거철이 되자 양대 정당인 미통당과 민주당은 거대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수 제한을 피해가기 위해 위성비례정당을 창당했다. 이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를 역행시켰단 비판이 이어졌다. 오히려 양당 구도 강화와 지역색 부활이란 부정적 결과를 낳았단 것이다.
◆ 우리학교 지역구 의원 당선인의 공약
안규백 동대문구갑 국회의원 당선인(이하 안 당선인)은 4선 의원으로 동대문구갑 선거구에서만 3번째 당선됐다. 또한 안 당선인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안 당선인의 공약 중 우리학교 재학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공공도서관 대폭 확충△신이문역·외대앞역 역사 신축△이문고가 지하화△이문1·2동 마을버스 노선 확충△캠퍼스 문화특구 조성 등이다. 실제로 안 당선인은 외대앞역 평면출입로 신설과 이문체육문화센터 완공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지역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안 당선인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현재 설계 중인 외대앞역 증축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이용객의 안전과 편의를 한층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안 당선인은 동대문구의 대학가 일대를 캠퍼스 문화특구로 지정해 △대학△연구기관△지역상권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주차공간 확보나 대학가 1인 가구 보호 서비스 확대 및 소통창구 확대 등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안 당선인의 여성·청년 정책과 수변 공원 조성 공약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성·청년 정책엔 △가정폭력 및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여성 범죄예방 환경조성△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 현실화△청년 맞춤형 주거 10만호 공급 등이 포함됐다. 또한 중랑천을 중심으로 여의도 공원 10배 규모의 수변공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안 당선인은 당선 후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의 사회적 의식과 성숙도는 차원을 달리 할 것이다”며 “△공정△정의△평등란 화두를 실천하며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찬민 용인시갑 국회의원 당선인(이하 정 당선인)은 중앙일보 수도권 취재본부장과 7대 용인시장을 지냈으며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당선인은 모현읍이 포함된 처인구를 ‘낙후된 지역’이라 지적하며 지역구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에 정 당선인은 처인구의 교통 및 도심 인프라 관련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정 당선인은 1호 공약으로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가 위치한 모현읍을 지나는 노선인 ‘처인 1호 전철’ 건설을 채택했다. 지난해 우리학교 글캠 총학생회 ‘The본’(이하 글캠 총학) 역시 전철추진위원회의 모현읍 전철 추진 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정 당선인은 용인시장 시절 흥덕역을 유치했던 경험을 들며 자신이 처인 1호 전철을 유치할 역량이 있음을 강조했다. 당선 후 정 당선인은 “시장으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처인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우리학교 학생들이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총학생회 ‘새벽으로부터’는 경희대학교·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와 연합해 동대문구갑 총선 후보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달 10일 게시된 간담회 결과 보고에 따르면 안 당선인에겐 △대학생·청년 정책 제시△대학생의 코로나19 사태 관련 불이익 해소△지역구 대학 총학생회와의 원할한 소통△지역주민과 대학 간의 갈등조정 등이 요구됐다. 이에 대해 안 당선인은 “외대 이문동 협의체와 같은 동사무소 중심의 협의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과 대학생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학문화특구나 홍릉 바이오센터 건립과 같이 청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정책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고 답했다. 또한 정 의원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앙 정부가 각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번 달 7일, 정 당선인은 글캠 총학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간담회 당시 박장원(자연·화학 15) 글캠 총학생회장은 △경안천 도시공원 조성△모현읍의 교통시설 증대△모현읍 인프라 개발△모현읍 주변 대학가 주거비용 대책 마련△하수도설비 추가 건설△CCTV·가로등 설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 당선인은 교통 시설과 관련해 “처인 1호 전철 유치 계획엔 모현역이 포함돼있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SK하이닉스와 연계해 외대를 비롯한 용인 관내 대학들과 산학협력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 대학가 주거비용 문제에 대해선 관련 방안의 적극 검토를 약속했다.
김선엽(사회·미디어 19) 씨는 “우리학교 설캠이 위치한 이문동을 포함해 골목상권이 많이 위축돼 있다”며 “상권이 살아날 수 있도록 힘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어 “대학생으로선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공급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김혜인(통번역·영어 19) 씨는 “여성의 권리가 보다 잘 보장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며 “21대 국회는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 국회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새로운 이슈들 속에서 구성된 21대 국회가 우리학교와 대학사회에 가져다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성 기자 100leejs@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