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연예술계의 미래는?

등록일 2020년12월04일 11시4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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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는 관객과 행위자 간 대면 소통을 지향하는 공연 예술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온라인 송출과 좌석 간 거리두기 등 공연예술계 운영방식이 달라졌 다. 김관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이하 김 총장)과 임동욱 우리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객원강 의교수(이하 임 교수)를 만나 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예술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김관 한국연극협회 사무총장
임동욱 우리학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객원강의교수
Q1.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연예술계 산업의 피해 규 모는 어떻게 되나요?
임 교수: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코로나19 관련 문화예술 분야 피해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연예술 분야 피해액은 1,967억 원에 달합니다. 취소된 공연은 9,683건에 이르고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공연예술 분야는 평균 연간 4천억 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하는데, 이번 해 상반 기는 1천억 원에도 못 미쳤어요. 공연예술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장면을 보고 즐기는 장르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현 상황에선 진행이 쉽지 않습니다.
Q2. 코로나19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공연이 기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김 총장: 오프라인 공연은 온라인으로 대체 될 수 없습니다. 관객과 행 위자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공연예술은 현장에서만 볼 수 있죠. 복 제되고 기록으로 남는 온라인 공연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아 요. 온라인 실시간 송출을 통해선 공연 실황이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될 수 없습니다.
Q3. 10월 22일부터 문체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 된 공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소비할인권을 지 원하고 있습니다. 1인당 티켓 예매 시 8천 원 할인 쿠폰 4매가 제공됩니다. 이런 지원은 실제 공연예술 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나요?
김 총장: 공연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해당 정책은 경기 활성화 를 위한 소비진작책으로 관객이 더 원활하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에요.
임 교수: 예술은 자금을 지원하고 법안으로 보호하는 기관이 개입돼야 만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국악△발레△오페라△클래식 등 고급문화의 경우 티켓을 저가에 판매하거나 무료로 배포한다 해도 취 향이 맞지 않는 계층은 즐기기 어렵습니다. 반면 대중문화는 선험지식 없이도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는 공적 지원이 실시되면 생활에 와 닿는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죠. 따라서 현재 대중문화 지원에 치 중된 방식에서 벗어나 보완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Q3-1. 현 공연예술계를 위해 어떤 형태의 정부 지원 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임 교수: 프랑스의‘ 앵테르미탕(intermittent)’ 제도처럼 예술인이 고 용보험에 가입하면 수입이 없는 기간엔 실업급여를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시장 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기에 정부의 도움과 지원이 필 수적이죠. 다행히 문체부의 예술인 복지 관련 예산이 지난해 400억 원 에서 이번 해 710억 원으로 늘어났고 한국형 앵테르미탕 제도 실시도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Q4.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각종 공연예술 활 동이 연기되거나 재예매를 해야 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처럼 거리두기 단계로 인한 유동적인 관 객 수 조정은 공연예술 산업에 어떤 피해로 이어지고 있나요?
김 총장: 예를 들어 한 좌석 간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을 때 실제 관객 좌석은 50%로 줄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연이 만석이라 해도 티켓 할인 등이 적용되면 실제 수익은 25~30% 정도죠. 실질적인 극장 가동 률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극장들은 전체 가동률 60%를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 교수: 관객 수가 크게 줄어든다면 전체적으로 손익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되고 결국엔 공연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공연 기획사는 사전 손 익계산을 통해 공연의 규모와 극장 임대 기간을 정합니다. 산술적 계산 으로 50%가 줄었으니 다음 기회에 50%를 더 벌면 된단 논리로 접근하 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외부 추정보다 실제 피해가 더 크다고 생각 해야 합니다.
Q5.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될 경우 국공립 공연장 은 대관료를 전액 환불하고 있는 반면, 민간 공연장 은 환불 정책이 까다롭습니다. 그에 따른 피해는 공 연 기획자가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데요, 실제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요?
김 총장: 극장의 환불 규정 중 하나가 천재지변에 의한 환불입니다. 그 러나 코로나19는 이에 포함되지 않아요. 따라서 초반엔 대관료를 돌려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후 일부 극장주가 대관료 일부를 돌려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공연 기획자가 감당해야 할 피해는 전보다 커진 것이죠. 현재 많은 극장이 문을 닫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건물주 가 따로 있는 민간 극장 같은 경우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죠 .
임 교수: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는 이번 해 피해액을 3,900억 원으로 추산하는 만큼,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공립 공연장은 운영 손실분을 국가 예산으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 간 공연장은 소규모인 경우가 많아 극단에 대관료를 환불해 주기 쉽지 않습니다. 이들은 한국소극장협회에 가입해 국가의 지원을 요구했어 요.
Q5-1. 이에 어떤 방향의 대책이 필요한가요?
김 총장: 예술가들이 기본소득을 만들 수 있도록 정확한 피해사례 전 수조사를 통한 직접지원이 필요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연극인△ 예술인복지재단 등이 함께 해결방안을 만들어 나가야 해요.
현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지원하는 대관료 지원사업이 있습니 다. 이는 피해보전액에 대해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이 환불될 수 있 도록 해줍니다.
임 교수: 현 상황에서 최대한의 대안은 일정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관람하는 방법입니다. 공연예술 고유의 특성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 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떤 해결책도 피해를 줄이긴 쉽지 않습니다.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지만 대형 기획사나 제작사만이 가능합니다. 대다수의 영세 소규모 공연장은 서버 구축이나 과금 적용 방식으로 인해 시도가 어렵죠. 공연장 자체가 밀폐된 공조 시스템으로 건축돼 있기 때문에 내부 공기를 밖으로 빼내는 고가의 음압 기능을 갖 추기 전엔 어디든 안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4월부터‘ 공연장 대관료 지원 프 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공연된 작품만이 대상입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제3차 지원으로 기준에 부합하는 전국 807개 단체와 개인이 총 48억 원의 지원을 받았죠.
Q6. 현재 해외 공연예술계 상황은 어떤가요?
임 교수: 세계 어느 곳이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심각합니다. 미국 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조차 코로나19 감염을 감수하고 공연예술을 강 행하다 확진자 수가 급증했죠. 결국 일부 지역 봉쇄를 택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관객 좌석 수를 줄이는 방안 을 내놓았지만 적자가 계속돼 장기적으로 좋은 해결책도 아닙니다.
Q7. 무대예술 특성상 전염병은 공연예술계에 큰 타 격을 줍니다. 앞으로 공연예술계가 포스트 코로나 시 대를 대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김 총장: 언택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영상 장르가 탄생할 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문화로서 예술 향유방식이 만들어질 것이라 봐요. 포스트 코 로나 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방법이 개발돼 비접촉 혹은 거리두기 형식 의 공연예술이 생길 것으로 예측합니다.
임 교수: 앞으론 대규모 공연장이 아닌 더 많은 소규모 공연장과 야외 공연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공연예술이 제공했 던 삶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건 큰 고통이죠. 대중은 문화생활을 고대 하기에 예술은 계속돼야 합니다.


김채현 기자 01chae@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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