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학생을 위한 선제적 대처는?

등록일 2021년09월06일 15시5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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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우리학교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른 이번 학기 수업방식을 발표했다. 발표된 공지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 이하로 내려갈 경우 수강정원이 40명 이하인 수업은 대면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바이러스(이하 델타 변이)의 영향으로 지난 학기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학교 측이 발표한 수업방식에 대한학생들의 반응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번 학기 수업방식△학내구성원의 다양한 입장△우리학교 수업방식의 전망에 대해 알아보자.

 

 

◆이번 학기 대학 수업방식

지난 7월 23일 우리학교는 코로나19 상황 속 학교 구성원의 안전과 학습 효과 제고를 위한 이번 학기 수업방식을 발표했다. 우리학교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일 경우에만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 3단계 이하인 경우 수강정원이 40명 이하인 모든 수업은 대면으로 운영된다. 지난 학기까지 운영됐던 미러링 수업방식은 수업 지연 및 학생 혼란을 막기 위해 최종 폐지됐다. 성적 평가방식 또한 변화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1학기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성적을 평가했지만 이번 학기부턴 상대평가로 평가한다.

이번 학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며 추석 연휴가 끝나는 이번 달 22일까지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윤병호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학사종합지원센터 팀장(이하 윤 팀장)은 “타대학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번 학기 수업방식을 결정했으며 학부 수업방식 공지는 정부 방역 지침 발표에 따라 이뤄진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이후의 수업 공지에 대해선“ 가능한 빠른 시기에 학생 및 교수진이 학교 수업방식을 안내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타대학에선 교육부 지침을 고려한 다양한 수업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이번 학기 전면 대면 수업 방침을 밝혔던 서울대학교는 이를 철회하고 개강 후 한 달간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실험 실습과 실기 등 반드시 대면 수업이 필요한 경우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허가했다. 서울시립대학교는 우리학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인 경우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이하일 땐 수강정원을 기준으로 완화된 △대면△비대면△혼합 기준을 적용한다. 경희대학교에선 전공 수업의 수강정원 30명을 기준으로 그 이하인 경우 대면 수업을 허용했으며 교양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전면 비대면 수업을 결정했다.

 

◆수업방식에 대한 찬반 논의

지난달 18일 설캠 총학생회‘ 외대에게’(이하 설캠 총학)는 학교의 수업 방식 공지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병행되는 상황은 정상적인 대면 수업이 아니다”며“ 학교 측에서 상대평가 방식을 주장하며 내세운 전체 대면 시험은 교내 시설 부족으로 불가 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설캠 총학은 심각한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불 안정한 백신 수급 현황을 고려한 장기적인 대책을 학교에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 ‘온(ON)’(이하 글캠 총학)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3단계인 경우에도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절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란 입장을 밝히며 설캠 총학과 함께 연대 서명을 진행했다. 윤 팀장은 이번 학기 수업방식에 대해“ 대면 활 동을 확대하란 교육부 지침에 따른 결정이었다”며“ △강의실 배정△타 대학 사례△학생의 안전△학습 효과 등을 모두 고려했다”고 전했다. 성적 평가방식에 대해선“ 계속된 절대평가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 성취 도가 떨어져 이번 학기엔 상대평가로 변경했다”며“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40%의 학부 강의의 경우에도 절대평가로의 변경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외대학보는 이번 달 22일부터 26일까지 총 5일간 우리학교 학생 102 명을 대상으로 이번 학기 수업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번 학기 수업방식에 찬성하는 학생은 28.4%, 반대하는 학생 은 71.6%로 나타났다. 수업방식에 찬성하는 이유론 ‘교수 및 동료와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싶어서’가 65.5%로 1위를 차지했다. 그 외론 △‘질 좋은 수업을 수강하고 싶어서’△‘동아리, 학생 자치 활동 등 학교생활을 하고 싶어서’△‘학교 시설을 이용하고 싶어서’가 각각 △ 62.1%△55.2%△51.7%를 기록했다. 반대하는 이유론 ‘교내 코로나 19 감염이 우려돼서’가 98.6%로 가장 높았다. 그 외론‘ 통학 소요시간 및 주거 비용 등이 부담돼서’와‘ 개인 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 할 수 있어서’가 각각 60.3%와 28.8%로 나타났다. 박수은(사회·행정 19) 씨는“ 델타 변이가 심각한 상황이라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게 조금 우려스럽다”며“ 3단계 이하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하기보단 2단계 이 하로 기준을 완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앞으로의 수업방식은 지난달 17일 교육부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 학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대면 수업이 가능하단 지침을 발표했다. △실기△실습△실험 수업과 방역이 용이한 소규모 수업부터 대면 수업이 허용된 것이다. 전 국민의 70% 정도가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면 대면 수업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 지침에 우리학 교 학생의 반응은 엇갈렸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대학 대면 수업 확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학생 37.3%는 찬성, 62.7%는 반대 했다. 찬성하는 이유엔 △‘코로나19의 종식이 보이지 않아서’△‘대면 수업, 동아리 등 캠퍼스 활동을 경험해보고 싶어서’△‘비대면 강의 품질 회복을 위해서’△‘교육 격차가 심해지고 있어서’가 각각 △84.2% △68.4%△65.8%△21.1% 순으로 드러났다. 반대하는 이유론 △‘학교가 방역 지침에 맞춘 대면 수업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것 같아서’△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돼서’△‘20대 백신 접종이 제 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비대면 수업에 만족해서’가 각각 △75%△ 73.4%△56.3%△35.9%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20대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01%로 나타났다. △80세 이상△70대△60대의 치명률이 각각 △ 17.73%△5.24%△1.02%인 것에 비해 20대 치명률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도 코로나19를 유행성 독감으로 보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선언했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 학과 교수는“ 독감 치명률이 0.1%인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는 독감 정도다”고 주장했다. 박서현(자연·생명 19) 씨는“ 전 국민의 50%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만큼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킨다는 전제하에 대면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한 문제도 존재한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미국 질병통제예방 센터의 ‘질병 발병·사망률 주간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 델타 변이가 감염원의 50% 이상을 차지할 때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99%에서 66%로 줄었다. 엄중식 가천대길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 층의 코로나19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순 있으나 위·중증 환자로 악화된 경우 치료 기간은 더 길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며“ 젊은 층도 코로나 19를 가벼운 병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전했다. 최근 충 청북도 괴산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충청도에선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8월에만 학생 158명이 확진됐다. 경상북도 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21 명이 확진되는 등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전 국민이 백신을 접종해도 집단 면역이 어렵단 관측이 나온다. 백신을 맞더라도 대면 수업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가 계속해서 발생해 20대의 백신 기피 현상도 여전히 존재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학생들 사이에선 이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단 입장과 아직은 시기상조란 입장이 맞서고 있다. 지난 6월 진행된 학 사제도협의회에선 전면 비대면을 고수해왔던 글캠 총학도 대면 수업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됐던 6월에 비해 현재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다시 악화됐다. 글캠 총학은 “학생 모두의 의견을 수용한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백신 접종 인원 확보와 코로나19 안정화 전까진 모든 학생의 안전을 위해 대면 수업에 보수적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설 캠 총학은 “학생들의 교육권과 생활권(주거권)이 보장된 학사 운영방 식을 요구하는 일관된 주장을 해왔다”며“ 대학 본부가 안전한 방역 대책을 마련해 이를 구성원에게 공개하기 전까진 무리한 대면 수업 확대를 경계해야 한단 입장이다”고 밝혔다. 대면 수업 확대를 위해선 학생 안전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필수적이다. 현 상황에 맞는 대학의 새로운 수업방식과 방역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나윤 기자 02imyu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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