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교육부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다음 학기 등교 확대 및 대면 수업 방안 검토를 밝혔다. 방역 당국이 다음 달부터 보완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적용하기로 한 가운데 교육부의 학사 운영 지침도 거리두기 개편에 맞춰 수정하겠단 것이다. 또한 교육부는 대학방역관리 위기대응팀을 운영하며 대학의 대면 수업 확대 방안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학교 역시 다음 학기 수업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면 수업이 대두되는 이유△대면 수업 시행의 걸림돌△해결책에 대해 알아보자.
◆ 대면 수업의 필요성, 대두되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대부분의 대학이 대면 및 비대면 수업을 혼합한 형태로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면 수업 여부는 △수강생 수△수업 형태△정부의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결정한다. 우리학교 또한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대면△미러링△비대면 수업 방식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교육 질 하락△등록금△정보격차 등의 문제가 누적됐다. 이에 따라 △대학△정부△학생 간 학사운영 변경 논의가 잇따르며 다음 학기 수업 방식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학생들은 3학기째 이어지는 비대면 수업의 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해 2월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실시한 ‘이번 해 전국 대학생 설문 조사’에 따르면 4,107명의 전국 대학생 중 91.3%가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등록금 반환 금액에 대한 불만족도는 83.3%에 달했다. 이민지(사회·미디어 19)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등록금반환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학생 생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교육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강의 재사용이나 서버불안정 같은 문제로 인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있었고 2년 연속 비대면 수업에 따른 문제가 있다”며 “대면 강의가 늘어난다면 대학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강의 시행과 대학 내 각종 행사 취소로 인해 학생사회 또한 위축됐다. 일명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학번과 21학번은 3학기째 제대로 된 대학 생활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권민엽(동유럽·폴란드 18) 폴란드어과 학생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자치기구 부원 모집에 어려움이 존재했다”며 학생사회 존속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다면 학생자치가 지금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민서(사회·정외 20) 씨는 “지난해 신입생일 때 학생자치활동을 활발히 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아 안전한 대면 수업이 전제된다면 이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 대면 수업 시행의 걸림돌과 학생들의 생각은?
외대학보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총 5일간 우리학교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다음 학기 수업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면 수업 확대에 찬성하는 학생은 41.7%, 반대하는 학생은 58.3%로 나타났다. 대면 수업 확대에 찬성하는 이유는 ‘교수 및 동료와 상호작용하고 싶어서’가 8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질 좋은 수업을 수강하고 싶어서’△‘등록금이 아까워서’△‘학교 시설을 이용하고 싶어서’가 각각 △70.6%△64.7%△60.8% 순으로 나타났다. 대면 수업 확대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의 감염이 우려돼서’가 94.3%로 나타났다. ‘학습이 편리해서’가 47.1%, ‘개인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가 44.3%로 뒤를 이었다.
40% 이상의 학생이 대면 수업 확대를 바라고 있지만 대면 수업 확대엔 여러 걸림돌이 존재한다. 지난 학기 미러링 수업이 시행될 당시에도 철저한 방역지침 하에 수업이 이뤄지지 못했단 지적이 있다. 당시 이중전공 회화 수업을 수강했던 이서영(사회·미디어 19) 씨는 “학생들끼리 토론하기 위해 책상을 붙이고 밀접한 거리에서 대화해야 했다”며 “중간에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마시는 학생도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백신 접종률의 속도도 대면 수업 확대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등교 확대를 실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민 57.3%가 코로나19 2차 접종을 마친 후 대학 전면 등교를 실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접종이 다음 학기 대면 수업 확대를 뒷받침하기 어렵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경우 일부 교직원과 학생이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하지만 대학교 직원과 대학생은 백신접종에서 후순위다. 만 18세 이상 성인은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3분기인 9월엔 3,500만 명 정도 1차 접종을 끝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2회에 걸쳐 맞는 백신의 2차 접종까지 끝내고 예후까지 확인하는 11월쯤 국내 집단 면역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다. 하지만 집단 면역이 형성되기 전인 9월에 대면 개강이 진행될 경우 집단 감염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대두되는 백신기피 현상이 집단면역 형성을 늦출 수 있단 예측도 있다. 외대학보가 우리학교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백신접종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자 40%의 학생이 백신의 부작용과 안정성 등을 이유로 ‘백신을 접종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양현주(사회·미디어 19) 씨는 “백신을 모든 학생이 접종한단 보장이 없기에 아직까지 대면 수업을 하기엔 불안하다”며 “집단면역 형성 전에 대면 수업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난달 20일,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에서 진행된 총장과의 대화에서 글캠 총학생회(이하 총학) ‘온’(ON)은 김인철 우리학교 총장(이하 김 총장)에게 다음 학기 수업 방식에 관해 질문했다. 김 총장은 “원칙적인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정부에서 방역지침과 거리두기 기준을 변경하겠단 예고가 있어 기준에 부합하게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설캠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의 가변성 때문에 다음 학기 수업방식이 확실하게 정해지진 않았다”며 “빠르면 다음 달 초엔 방침을 정해서 수업 방식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글캠 학종지 관계자도 정부의 거리두기 변경이 발표된 뒤 그에 맞게 수업방식과 방역지침이 변경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설캠 총학 ‘외대에게’는 “정부의 단계별 방역지침에 수업 방식을 맞추는 건 교내 구성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학기 시작 전 교내 구성원 간의 합의를 통해 다음 학기 수업 운영 방식을 확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내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수업운영방식이 변화될 수 있게 지속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타 대학들은 다음 학기 수업방식에 대한 변경 방침을 발표했다. 서울대학교는 다음 학기 대면 수업 확대 계획을 밝혔다. 신속분자진단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선제 발견하고 학내 대면활동과 대면 수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단 계획이다. 서강대학교는 다음 학기를 대면과 비대면 수업으로 나눠 실시하겠단 방침을 발표했다. 대면 수업 시 강의실은 수강생이 △앞△뒤△좌△우 한 칸씩 띄어 앉을 수 있도록 수강정원의 4배수로 배정해 수강생을 약 40명 내외로 제한할 예정이다. 우리학교 또한 코로나19 상황 속 보다 나은 다음 학기를 위해 학생들의 의견과 철저한 방역 지침이 반영된 수업 방식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임세은 기자 02see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