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전성시대, 전세계를 매료시키다

등록일 2021년10월24일 12시4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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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Netflix Original Series) ‘오징어 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인기 TV 프로그램 1위를 달성하는 등 전세계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8일엔 전 세계 66개국에서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 최초로 드라마 부문 정상에 오른 것이다. 넷플릭스 역대 시리즈 중에서도 극히 이례적이다. 이처럼 K-콘텐츠의 위력이 거세진 가운데 우리나라의 콘텐츠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알아보자. ◆K-콘텐츠 전파 현황과 그 배경     ‘오징어 게임’ 열풍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27일 기준 전 세계 83개국 가운데 76개국에서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드라마가 처음 공개된 지난달 17일 이후 불과 열흘 만에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압도적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미국 방송계 소식을 다루는 전문 매체 데드라인(Deadline)은 “오징어 게임이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진단했다. 또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Gardian)은 지난달 28일 ‘오징어 게임, 전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호러쇼’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징어 게임의 돌풍을 분석했다. 이와 더불어 프랑스의 BFM 방송도 “비평가들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오징어 게임의 이야기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얘기했다.   오징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적 특색을 담고 있단 점이다. 오징어 게임은 각자 절박한 상황에 놓인 456명의 사람들이 총 상금 456억이 걸린 데스게임(DeathGame)에 초대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데스게임 방식은 △구슬치기△달고나 뽑기△딱지치기△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오징어 게임△줄다리기 등 우리나라의 대중적이고 전통적인 놀이를 차용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견되는 여러 특징을 조명한다.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경제적으로 낙오된 사람들은 동료를 제거하고 상금 획득을 선택한다. 게임 내에서 △노인△여성△외국인 노동자 등 힘에서 밀리는 약자를 낙오시키는 것 역시 현재 사회의 병폐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K-콘텐츠 흥행에 대한 기대와 우려 오징어 게임의 흥행 근간엔 OTT 서비스가 있다. 오징어 게임의 감독인 황동혁 감독(이하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을 2008년에 구상하고 다음 해에 극본으로 쓰기 시작했지만 이상하고 현실성이 떨어진단 지적을 받아 제작하지 못했었다”며 금기와 수위를 제한하지 않은 넷플릭스의 과감한 선택이 세계적 흥행작을 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됐음을 전했다. 덧붙여 황 감독은 급이 다른 제작비와 자율적인 제작 환경이 콘텐츠 제작에 힘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의 특수분장을 담당한 황호균 셀 대표는 “넷플릭스가 △물리적인 지원△체계적인 일정△예산 관리로 충분한 사전 제작 기간을 제공해 창의적 역량을 최대화시켰다”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제작 지원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콘텐츠 제작 및 수출 전략에도 우려가 존재한다. 넷플릭스의 거대 자본 지원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는단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제작사에 수익을 보장하지만 제작사로부터 지식 재산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작품이 흥행할수록 넷플릭스의 수익만 올려주는 셈이다. 이에 거대 OTT 서비스에 대항해 국내 OTT 서비스들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단 입장도 존재한다. 한 OTT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개편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될 것”이라며 인수·합병 국면으로 이어지기 전 국내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한 바람직한 △수익 분배△제작△투자 시스템의 제도를 구축하는 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흥행하는 K-콘텐츠의 정확한 번역 여부도 지켜봐야 할 점이다. 오징어 게임의 자막엔 직역과 의역 사이 호평과 악평이 공존한다.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은 “한류의 힘은 곧 번역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오역 없이 번역해야 한단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는? 세계 시장에서 △가요△드라마△영화 외에도 K-콘텐츠의 인기는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게임△웹툰△유아용 애니메이션이 그 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19년 기준 15조 5,75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9% 증가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보면 0.1% 줄어든 6.2%를 기록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를 통해 게임 이용자에게 새로운 도전과 즐거움을 주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며 근 미래엔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과 확장현실(XR) 환경이 접목된 다양한 장르가 창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웹툰 사업도 성공 반열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거액을 들여 웹툰 및 웹소설 기업을 인수했다. 이러한 행보는 △동남아△북미△일본 시장을 노리기 위한 것이라 판단된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의 경우 △‘신비아파트’△‘아기상어 올리와 윌리엄’△‘캐치! 티니핑’ 등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비아파트의 경우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의미한 성공을 거뒀고 시즌 3까지 제작됐다. 나머지 두 작품 또한 각각 미국 방영 첫날 유·아동 시청률 1위 기록, 누적 조회수 5억뷰 기록 등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쾌거를 이뤘다.   K-콘텐츠는 전세계에 다방면으로 수출되고 있다. 선두자 역할을 했던 K-POP 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콘텐츠가 K-콘텐츠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다. 영상을 기반으로 한 K-콘텐츠는 거대 자본을 보유한 외국 서비스를 활용해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인기에 이익을 내려고 급급하기보단 드러난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외국 자본에 무조건적으로 의존하기보단 국내 자본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탐구해야 한다. K-콘텐츠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는 우리나라 콘텐츠 발전의 양분으로 작용할 것이다.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교육△방송△영화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차승연 기자 03seungy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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