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5일 취임한 김인철 총장(이하 김 총장)이 약 8년간의 총장 임기를 마무리 짓는다. 김 총장은 임기 기간 동안 △글로벌캠퍼스 인프라 개선△서울캠퍼스 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신입생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이하 R·C)프로그램 개설△융합전공 신설 등의 성과를 이뤘다. 그 동안의 임기를 돌아보며 김 총장이 이룬 성과와 남겨진 과제에 대해 알아보자.
Q1. 안녕하세요, 김인철 총장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제 10대 및 11대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인철 교수입니다. 76학번으로 우리학교에 입학했으며 행정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습니다.
Q2. 임기 기간을 돌아봤을 때 8년이란 시간이 총장님에겐 어떤 의미였나요?
지난 8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바쁜 기간이었습니다. 13년간 지속된 등록금 동결과 물가상승의 여파로 많은 대학이 재정난을 경험하듯 우리학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교 구성원들의 합심과 노력으로 온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다만 우리학교의 재정 여력을 제고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Q3. 제 11대 총장선거에서 내세웠던 3가지 원칙인 △공정한 거버넌스△단순한 행정 시스템△지속가능한 혁신이 어떤 방식으로 실현됐다고 생각하시나요?
거버넌스 측면에선 구성원 간 소통 및 참여와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교수들과 △교무위원회△교수협의회(이하 교협)△교수회의△대학평의원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한 후 정책을 결정했습니다. 우리학교의 현안과 발전방안을 논의하고자 △부서별·사안별 학교-학생 협의체 활용△세 차례에 걸친 학교-교협 대 토론회△총장과의 대화를 통해 학생의 요구와 고민을 듣고자 했으며 거버넌스가 실질적 문제해결 창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직원사회와의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우리학교는 노조 파업 같은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상호신뢰 회복을 통해 임기 중 단체교섭·임금을 평화적으로 체결했고 현재는 학교와 직원 간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켰다고 자부합니다. 행정 시스템 부문에선 IT부서의 인력 강화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전산화하고자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불필요한 규제와 절차는 없는지 남은 기간 동안 학사행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습니다. 지속가능한 혁신은 제 11대 총장선거 당시 역점을 둔 공약입니다. 이에 △교육혁신△대학구조개혁 평가 대응△미래 선도형 융복합 교육모델 개발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더 강한 외대’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사업 및 기부금 수입이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등록금 수입에 의존했던 기존 재정구조를 극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글로벌 융복합대학이란 비전을 이루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했습니다. 또한 미래 선도형 융복합 교육모델 개발 및 혁신을 목표로 한 융합인재대학(이하 융인대)을 신설해 모듈형 교육과정을 통한 창의융합 인재 양성의 제반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우리학교의 통번역대학원 및 통번역센터는 산관학 협동형 교육 강화 모델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주관 디지털 뉴딜 ‘데이터 댐’의 핵심사업인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Q4. 가장 의미 있는 공약과 아쉬웠던 공약이 궁금합니다.
가장 의미 있는 공약을 꼽자면 서울캠퍼스 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 사업과 송도캠퍼스 개발 사업 추진을 들 수 있습니다. 서울캠퍼스 스마트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은 인프라 개선을 통한 캠퍼스 특화발전에 기여했단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더불어 글로벌캠퍼스 스마트도서관과 세계박물관을 신·증축하기 위한 설계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송도캠퍼스는 창의적 혁신교육과정 개설을 위해 추진한 개발 사업입니다. 현재 21세기형 인재양성을 위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산학협력 혁신 캠퍼스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영대학원 글로벌 지역경영학과 신설△데이터사이언스학부 신설△바이오메디컬공학부 이전△외국인 중심 글로벌자율학부 신설 등 새로운 학제를 송도캠퍼스에서 운영할 예정입니다. 대학평가 관련 사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학교는 수년간 각종 대학평가에서 정체된 상태입니다. 평가지표가 매해 바뀌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비는 쉽지 않습니다. 인문사회 기반 대학이란 제약 속 순위 상승을 위해선 교수 연구실적 향상이나 획기적인 학생장학금 확충이 필요합니다. 대학재정 여력을 개선하지 못한 점도 안타깝습니다. 13년 간의 등록금 동결 등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해도 재정확충 미비로 야기된 문제에 대해 학내 구성원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Q5. 남은 임기 동안 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공약에 대한 계획이 있나요?
우선 서울캠퍼스의 △국제학교 신설 준비△단과대학 개편△신입생 모집 광역화△일부 단과대학 통합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또한 글로벌캠퍼스의 △도서관 리모델링 착수△어문계열 단과대학 학제개편△융인대의 정착 또한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송도캠퍼스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 할 예정입니다. 임기 내 실현되지 못해도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차기 집행부가 결실을 맺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Q6. 21세기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 측면에 많은 변화를 주셨는데, 가장 혁신적인 사업은 무엇인가요?
우리학교는 1954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세계화를 이끌어 왔습니다. 지난 2018년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법에 따라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선정한 특수외국어 교육 진흥 전문 교육기관으로 선정된 게 그 예입니다. 이는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Lomonosov Moscow State University), 프랑스 국립 동양어대학교(Institut National des Langues et Civilisations Orientales)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외국어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은 것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일본 도쿄외국어대학교(Tokyo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중국 베이징외국어대학교(Beijing Foreign Studies University)와 더불어 동북아 3대 외대로 손꼽히는 국내 최고 외국어 교육기관으로서의 가치를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또한 특수전략어 사용 국가의 국내외 네트워크 증진을 통해 우리나라 내 특수외국어 교육 활성화 및 국내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민간 외교를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Q7. 글로벌캠퍼스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R·C 체제 기반을 조성하는 등 양캠퍼스 간 균형을 추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송도캠퍼스를 포함한 세 캠퍼스 모두 균형을 맞춰 성장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방안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난 2014년 우리학교는 이원화캠퍼스로 새롭게 출범한 이래 미래형 융·복합 종합대학의 위상에 걸맞은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양캠퍼스의 장점을 함께 모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서울캠퍼스의 인문·사회 학문△글로벌캠퍼스의 융합인재 육성과 사회 종합적 학문△송도캠퍼스의 외국인 유치를 기반으로 한 첨단 학문을 탐구해 세 캠퍼스 간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다면 세 캠퍼스 모두 균형 잡힌 교육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Q8.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 있나요?
학교 재정과 관련한 점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물가는 계속 올랐고 학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폭이 증가하며 학교의 지출은 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동결된 등록금만으로 재정관리를 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학사구조개편도 힘든 과제였습니다. 학사구조개편의 △계획안△방향△의제를 학내 구성원들에게 설득하는 과정은 어려운 일입니다. 원만한 소통을 위해 교수들을 대상으로 학사구조 개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차근차근 해결할 예정입니다.
Q9. 학생들의 요구와 학교 측의 입장 모두 고려해 만들어진 방안 중 기억에 남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요?
총장으로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학부생의 성적 평가방식을 전면 상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결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당시 ‘우리학교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해 학점 산정이 느슨하고 관대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젠 졸업생들이 새로워진 학점 산출 방식으로 취업시장 내에서 불리해졌단 지적을 받을 정도로 학점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게 된 게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를 음주 청정 지역으로 만든 것 또한 학생들의 요구와 학교 측의 입장을 조율해 얻어낸 성과입니다. 마지막으로 IDS(International Diplomatic Scholarship) 장학사업을 신설 및 추진해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 140여명의 인재를 우리학교 학부생으로 길러내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Q10. 차기 총장이 우리학교를 발전시키기 위해 개선하면 좋겠다고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우선 재정 여력 제고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교수의 외부연구비 수주 확대△발전기금 유치 확대△수익사업 확대△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에 신경 써야 합니다. 또한 차기 총장이 명예롭고 품격있게 맡겨진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신임 총장에 대한 학내 구성원 여러분의 한결같은 격려와 지원을 당부드립니다.
Q11. 퇴임 후에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퇴임 직후 일본과 미국 자매대학에 4개월 정도 체류할 작정입니다. 현재 다문화가정이나 국내체류 외국인에게 전화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봉사단체인 bbb Korea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이 곳에서도 시간을 더 할애하려 합니다. 서울 고등검찰청 시민검찰위원장 역할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행정학과 제자들을 오랫동안 지도하지 못한 여한도 있습니다. 따라서 행정학과 재학생을 매주 2명씩 함께 점심을 나누며 진로상담을 겸해 인생 경험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십수년간 거의 돌보지 못한 가정과 가족에 충실한 남편과 아버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Q12. 마지막으로 외대학보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임 총장 선출은 새로운 리더십의 선택입니다. △교수△직원△학생이 합심해 선택한 새 총장이 학교 발전을 향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학교의 위상을 높이 세워주고 있는 17만 동문 여러분에게 부탁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모교를 지원하고 후배에게 용기와 힘을 전해주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학교 재학생이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길 바랍니다. 또한 학교에 계신 훌륭한 교수님과 교류를 통한 끊임없는 발전을 기원합니다.
차승연 기자 03seungyeo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