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의 모습

등록일 2022년03월03일 22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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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9일에 진행될 제20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이하 이 후보)△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이하 윤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이하 안 후보)△심상정 정의당 후보(이하 심 후보)를 비롯한 총 1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청년들이 캐스팅 보터로 뽑히는 만큼 대선 후보들은 청년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을 줄줄이 내놓았다. 14명의 후보 중 지지율이 높은 네 후보의 청년 공약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알아보자.

◆대선 후보들의 청년 공약

 

지난해 12월 KBS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대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 분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38.1%)와 부동산(25.2%)을 꼽았다. 이런 결과에 걸맞게 후보자들 또한 청년 세대의 주거 문제와 취업난을 고려한 공약을 많이 내보였다. 각 후보의 청년 공약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주거 분야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주택 대량 공급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라는 비슷한 공약을 내세웠지만 그 수치에는 차이가 있다. 윤 후보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의 80% 상향을 통해 청년층의 주택 마련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청년층에게 시세보다 낮은 원가 주택 30만 가구를 공급할 것을 전했다. 이 후보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의 90% 상향을 목표로 한다. 또한 무주택자를 위해 월 60만 원으로 30년간 살 수 있는 집을 수도권에 최소 100만 호 정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공급 중 일부를 청년에게 우선 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고 그 중 100만 호를 토지임대부 안심주택으로 건설해 절반인 50만 호를 청년에게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45년 초장기 주택자금 대출을 제공해 주거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수도권에 최대 25만 호 공공주택을 마련하겠단 공약과 함께 독립 청년 주거급여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 45%에서 60%로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청년 일자리와 취업 분야의 공약으로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채용 특혜를 막고 비리가 존재하면 채용을 무효화하는 정책을 약속했다. 추가로 윤 후보는 취약 계층에 월 50만 원씩 8개월 동안 구직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5년 안에 청년 고용률 5%p 향상을 약속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력서에 학벌과 성별 등을 못 쓰게 하는 공정 채용 제도를 확대하고 공공기관이 정원의 5%는 청년으로 채용하게 하는 방법을 들었다. 심 후보는 청년 일자리 보장제로 3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발적으로 퇴사해도 3번까지는 구직급여를 지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년 복지 분야에서 윤 후보는 소득이 있는 청년의 재산 형성을 돕는 ‘청년도약계좌’를 개설해 국가가 연 최대 250만 원을 보조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윤 후보와 이 후보 둘 다 병사 월급을 200만 원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이 후보는 만 19~29세에게 기본소득 연 125만 원을 지급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안 후보는 국방의무를 마치면 사회진출 지원금 1,000만 원을 지원할 것이라 전했고 국민연금을 단일 체제로 개편할 것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20세 청년에게 기초자산 3,000만 원을 지급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취준생과 전역자에 한하여 연간 70만 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교육 분야에서 윤 후보는 복잡한 입시제도를 단순화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정시 비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하게 안 후보 또한 대입 수시와 특별전형을 전면 폐지하겠단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정시 100% 공약은 사교육을 부추기고 저소득층과 비수도권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단 의견에 안 후보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전형(10%)△특기자 전형(10%)△수능(40%)△수능과 내신을 복합적으로 평가(40%)를 통해 공정성을 우선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정시 40%는 유지하되 수학 능력 평가 시험에서 최고난도 문항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확대와 학점 비례 등록금제 도입을 약속했다. 심 후보는 코로나 시대에 졸업하는 학생들을 위한 무상 취업 교육을 제공할 것을 밝혔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청년 공약에 대한 인식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외대학보는 청년 공약을 바라보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시선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학교 재학생 △김선홍(사회·미디어 14)△박주영(아시아·태국어 21)△이연희(상경·국통 21) 씨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1.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뽑을지 결정했나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연희: 결정했다.

김선홍: 확정은 아니지만 대충은 결정을 해둔 상태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이슈가 터지는데 굳이 지금 마음을 굳힐 필요는 없단 생각이다.

박주영: 결정했다.

 

2. 이번 대선 후보들의 청년 공약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나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선홍: 실효성 있는 공약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자리와 주거 관련 공약이 청년의 고민과 맞닿아 있고 공약의 수는 넘치지만 실행 가능성이 적어 보여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는다.

박주영: 양적으론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치권에서 청년층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청년을 위한 공약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연희: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 후보 중 몇몇은 청년의 삶에 눈높이를 맞추기보단 청년들의 분노를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분노의 근원과 해결책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아닌 이를 이용해 어떻게 청년들의 표를 얻을지만을 연구했다고 느껴진다.

 

3. 후보들이 내세운 청년 공약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공약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선홍: 대입 수시와 특별전형 전면 폐지 공약이 눈에 들어온다. 수시 전형에서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통해 쉽게 입학한 몇 사례를 보면서, 차라리 과정의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시 전형으로 경쟁하는 게 옳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박주영: 대부분의 후보가 내세운 공정한 취업 기회 보장에 관한 공약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취업 시장이 침체되면서 일자리가 더욱 줄었는데 소수의 일자리마저 부정 채용과 불투명한 입사 절차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다수의 청년이 이에 대해 불공정함을 느끼고 있어서 공정한 취업 기회 보장 공약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이연희: 심상정 후보의 ‘청년 주거급여 확대와 공공임대주택 및 청년 주택 확대’ 공약이다. 대학교에 와서 지방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주거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가까이서 봤다. 청년들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본인의 인생을 시작하려면 기본적인 복지 혜택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막막한 거주 문제를 돕는 공약이기에 마음에 들었다.

 

4.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공약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선홍: 청년 기본소득 100만 원 지급과 같은 현금성 지원 공약엔 반대한다. 최근엔 실업보다 구인난이 더 이슈던데 이런 현상을 가속화하는 게 현금성 지원이라고 들었다. 현금성 지원보단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주영: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퍼주기식 공약’은 좋지 않다. 나라의 빚이 점점 쌓여가고 나중엔 지금의 청년층이 국민연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말도 존재하는 만큼, 현재와 미래에 모두 적합한 공약이 필요한 것 같다.

이연희: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다. 여성가족부는 여성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그 가족을 지원하는 부서이다. 여성가족부의 이름에 ‘여성’이 들어가는 것이 문제인 듯한데, 성별갈등을 잠재우려는 건지 부추기려는 건지 참으로 모호한 공약이라고 느껴진다. .

 

◆지금 청년에게 필요한 공약은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공약이 있냔 질문에 이 씨는 노인 주거 문제와 요양 문제를 돕는 공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심각하다.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26만 5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합계출산율은 사상 최저치이자 세계 최저 수준인 0.81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3년 후인 2025년부턴 전체 인구 중 만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노인 부양 과중이 실제 우리의 삶으로 체감될 때 그 문제는 청년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하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요양이 단지 가족만의 몫이 아닐 수 있게 하는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김 씨는 과학기술의 발전 방법과 이에 맞춰 어떻게 인재 양성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공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고 저성장 시대인 만큼 과학기술 발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단 것이다. 김 씨는 “과학 기술이 5년 임기 내에 급속도로 발전할 순 없겠지만 그 초석을 다지고 제대로 된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공약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대선에선 청년의 표심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 세대의 정치 참여율이 꾸준히 증가했고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청년층은 후보들의 공약에 따라 언제든지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는 성향을 보인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20대가 29%로 가장 높았다.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있는 20대마저도 49%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공개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0대 대선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청년층 비율은 66.4%로 나타났다. 이는 △30대 84.1%△40대 81.7%△50대 87.2%△60대 89.8%△70세 이상 90.7%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다. 청년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위해 청년들의 대선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할 때 담보물(주택)의 가격에 대한 대출액 비율

**합계출산율: 만 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

 

 

양진하 기자 04jinha@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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