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제56대 총학생회장단(이하 총학) 선거와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제43대 총학 선거가 치러졌다. 설캠은 약 97%의 찬성을 얻은 ‘이룸’이, 글캠에선 약 80%의 찬성을 얻은 ‘외대의 봄’이 당선됐다. 새로운 총장과 함께 우리학교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한 해 동안 우리학교를 만들어갈 양캠퍼스(이하 양캠) 총학을 만나보자.
◆양캠 총학생회장단의 선거 과정
설캠 총학 ‘이룸’은 지난해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을 역임했던 이민지(사회·미컴 19) 총학생회장과 중앙선거관리부위원장과 중국학대학 학생회장을 역임한 한수혜(아시아·중언문 19) 부총학생회장이 출마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5일 제56대 총학생회장단 선거 입후보자로 공고된 후 12월 6일까지 총 12일간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설캠 본관 앞에서 유세를 펼치며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송출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약을 설명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선거운동을 실시했다. 12월 2일엔 총학생회장단 후보자 온라인 공청회가 진행됐다. 학내 언론뿐만 아니라 학생의 자유 질의도 가능했으며 이에 대해 총학 측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제56대 총학 선거는 12월 7일부터 8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설캠은 회칙상 이틀 동안 투표를 진행하며 전체 투표율 35%를 넘겨야 개표가 가능하다. 지난 투표엔 전체 유권자 중 35.94%인 3,014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97.18%△반대 2.46%△무효 0.36%로 당선됐다.
글캠 총학 ‘외대의 봄’은 추천인 명부 시스템 오류로 인한 오차 시간 보전을 사유로 하루 늦은 11월 26일 제43대 총학 선거 입후보자로 등록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27일부터 12월 5일까지 총 9일간 선거운동 유세가 실시됐다. 백년관에서 오프라인 유세를 하고 SNS를 통해 공약을 홍보하며 온라인 선거운동도 진행했다. 설캠과 동일하게 12월 2일 공청회가 열렸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송출됐다. 제43대 총학 선거 온라인 투표는 12월 7일부터 9일 동안 실시됐다. 설캠과 달리 글캠의 경우 전체 유권자 중 45%의 투표율을 넘겨야 개표가 가능하며 3일간의 투표가 원칙이다. 이에 글캠 총학은 총 6808명 중 3132명인 46%의 최종 투표율을 달성했으며 개표 결과 △찬성 80.75%△반대 8.99%△기권 10.53%로 오경현(통번역·독일 19) 총학생회장과 송명준(국제지역·러시아 20) 부총학생회장의 당선이 확정됐다. 양캠 총학은 선거기간 중 징계를 받기도 했다. 설캠 총학의 경우 선거 운동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위)에 사전 공지를 하지 않고 강의실에서 선거 유세를 진행해 경고 조치를 받았다. 글캠 총학 역시 공청회에서 잘못된 약력 기재에 대한 위증 발언으로 경고 조치의 징계를 받았다.
◆이룸과 외대의 봄을 만나다
외대학보에선 양캠 총학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당선 소감에 대해 설캠 총학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종식돼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임 총장이 임기를 시작하는 해에 당선된 만큼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노력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글캠 총학은 “입학 후 꿈꿔온 미래가 이뤄진 것이 감개무량하다”며 “큰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학교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학내 사안이나 문제를 해결할 때 기준이 되는 양캠 총학의 신념과 가치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설캠 총학은 “학생들이 검증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입장을 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총학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학내 문제 발생 시 논의구조 단계부터 학생에게 공개하며 논의를 같이 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수렴해 학생의 의견을 대변하겠단 입장을 전달했다. 글캠 총학은 “‘학생이 즐거운 학교’를 만드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교는 최우선으로 학생을 중시해야 한다”며 우리학교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하겠단 포부를 전했다. 지난해 교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대처방안에 관한 매뉴얼이 부재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은 바가 있었다. 이와 같은 교내 확진자 발생 시 대처 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엔 설캠 총학은 교육부에서 대학별로 구성된 대학 일상회복지원단을 통해 교직원 및 학생이 함께하는 자체방역체계를 구축하란 공문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에 “3월 초 진행될 학사제도협의회에서 일상회복지원단 구축을 요구할 것이며 중앙운영위원회 산하 안전관리특별위원회에서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글캠 총학은 현재 학교 본부에 코로나19 유행이 진정될 때까지 임의 기간을 정해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할 것을 요청했으나 양캠 의견이 불일치해 조율 중이라 밝혔다. 이에 양캠은 이번 달 4일 학사제도협의회에서 논의 후 최종적으로 이번 해 1학기 수업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어 “대면수업의 장점은 이해하나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양캠 총학이 발표했던 공약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먼저 설캠 총학에게 이번 해 ‘원어 강의 절대평가 전환’ 실현 가능성을 물었다. 이에 “학내 공론장을 형성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총학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원어 진행 어문 강의△원어 진행 비어문 강의△한국어 진행 어문 강의△한국어 진행 비어문 강의 순으로 절대평가가 시행돼야 한단 결과를 얻었다고 답했다. 또한 해당 내용에 대한 공론장을 마련하고 학생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도록 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교육환경△체육시설△화장실 개선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상황과 실현 가능성을 묻는 실문에선 설캠 총학은 예산조정팀과의 약식 면담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드는 학내 환경 개선 건에 대해선 예산 편성이 가능할 것이란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설캠 총학은 이번 해에 진행된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시설 개선 사업 부재에 대해 언급했으며 행정지원처장과 인문관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글캠 총학에겐 카셰어링 서비스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현재 총괄지원팀과 협의 중이며 안전성 문제가 해결 되는 대로 바로 진행할 예정이라 답변했다. 더불어 현재 업체 대여 조건인 면허 취득 1년 이상과 만 21세 이상의 규제를 강화해 면허 취득 2년 이상과 만 22세 이상으로 규정을 강화할 예정이라 전했다. 이외에도 대여 시 운전자 및 동승자 정보를 기입하고 음주운전 및 사고 적발 시 ‘1년 서비스 중지’와 ‘서비스 영구 중지’가 가능한 2아웃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가 더욱 심해진 상황에서 모교 설명회 개최가 가능할지에 관해 묻는 질문엔 “다년간의 온라인 수업 경험과 인프라 확충 등으로 온라인 진행 환경이 마련됐다고 판단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양캠 총학에게 한 해 동안 만들어갈 총학의 모습에 관해 질문했다. 이에 설캠 총학은 “학생의 요구가 있는 곳에선 물러서지 않는 총학이 되고 싶다”고 답변했다. 선거 운동을 하며 총학은 학생과 가장 가까이 위치해야 함을 느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 변화를 이루기 위해 학생들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단 입장을 밝힌 것이다. 끝으로 임기를 시작하며 어려움과 미숙한 부분을 느낀 만큼 큰 노력을 기울이겠단 입장을 내비쳤다. 글캠 총학은 “학생이 즐거운 학교와 학생들의 자부심이 될 학교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가까이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변하며 우리학교의 발전을 선도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양캠 총학과 공약에 대한 기대와 우려
양캠 총학 모두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던 만큼 ‘소통하는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도 큰 상황이다. 수년간 대두됐던 학교의 통보식 행정 처리 방식과 불통 문제에 대해선 설캠 총학의 ‘총장과 지속적인 대화 시도와 소통 창구 마련’ 공약으로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또한 학생 요구에 맞는 공약이 많아 학생들의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허유진(아시아·마인어 21) 씨(이하 허 씨)는 “총학은 학생을 대변하는 기관인 만큼 소통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에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재우(경상·GBT 20) 씨는 “동일 캠퍼스 전과 기회 추가 부여나 백년관 운동장 사용 간편화 등 학생들이 원했던 공약이 실현될 수 있단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복지나 인권에 대한 공약이 존재한다면 더욱 발전된 학교를 이룩할 것 같단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보단 요구에 그치는 공약이 많은 것 같단 반응도 있었다. 허 씨는 “요구하겠단 공약은 논의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다”며 구체적 실현 방안이 제시됐으면 좋겠단 바람을 드러냈다. 양캠 총학은 새롭게 당선된 박정운 총장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다. 학생 주체의 첫 투표로 선출된 총장과 시작을 함께하는 만큼 양캠 총학과 총장이 힘을 합쳐 우리학교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관심이 주목된다.
양채은 기자 03chaee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