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하는 중고거래 속 만연해진 위험

등록일 2022년03월16일 18시1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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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이용할 수 있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서도 장터게시판을 통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이용 현황△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우리학교 학생들의 인식 및 피해 사례△피해 발생 시 대처 및 예방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급증한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

지난해 2월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회사 ‘모바일인덱스’의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체제 기준 △당근마켓△번개장터△옥션 중고장터△헬로마켓 등 중고거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는 2020년 1월 약 488만 명에서 같은 해 10월 910만여 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수 증가 이유엔 △간편한 거래 방식△코로나19의 확산△환경 보호 및 윤리적 소비에 관한 관심 상승 등이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이 지속돼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난해 8월 9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7년간 5,600여 명을 상대로 50억 원이 넘는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검거돼 사회적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들은 플랫폼의 인증 절차가 간단하단 허점을 이용해 위조한 △명함△사업자등록증△영수증으로 피해자를 안심시킨 뒤 대금을 빼돌리는 사기 범죄를 벌였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해 이에 따른 금융 범죄가 손쉽게 발생할 수 있어 중고거래 플랫폼의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고 거래 사기 피해 건수는 2014년 총 4만 5,877건에서 2020년 12만 3,168건으로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한 피해엔 중도 거래 파기도 존재한다. 이용자의 변심으로 거래가 성사 직전에 취소되거나 거래 도중 변경되는 것을 뜻한다. 조연우(융인·21) 씨는 “에타 장터게시판을 통해 직접 만났던 판매자가 약속된 물품이 아닌 다른 물품을 가지고 거래를 제안했다”며 “원하지 않는 거래를 요구해 불쾌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거래 시 성적·유흥적 목적 등 불온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곽혜숙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최근엔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청소년을 불러들여 금품 갈취 및 성적 폭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인식과 피해

사례 합리적·환경적 소비 등을 이유로 대학생의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 또한 증가하고 있다. 대학생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론 △당근마켓△번개장터△에타 등이 있다. 허유진(아시아·마인어 21) 씨는 “전공 교재 가격이 부담스러워 에타 내 장터게시판을 이용한다”며 “에타 이용자는 우리학교 재학생이란 사실이 인증돼 신뢰가 간다”고 답했다. 하지만 에타 이용자의 학교 인증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2020년 10월 한 시민이 10여 개의 대학교 에타 계정을 도용해 약 1억여 원 규모의 사기 거래를 진행한 사건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건을 총괄했던 하남 경찰서는 “에타는 확실한 정보 인증 없이 거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거래자를 신뢰하긴 어렵다”란 입장을 밝혔다.  

외대학보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우리학교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6%는 ‘△당근마켓△번개장터△에타 장터게시판 등의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플랫폼 사용 경험자 중 64%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피해의 내용으론 △거래 물품 불량 등의 물품 사기(35%)△거짓 계좌 사용 및 비용 미이체 등의 금액 사기(25%)△중도 거래 파기(20%)△거래 목적 이외의 성적·유흥적 목적 등 불온한 목적을 가진 접근(20%) 순으로 응답했다. 김성아(아시아·아랍어 22) 씨는 “지난 2월 에타 장터게시판을 통해 교양 과목 교재를 구매했다”며 “비대면으로 거래 받은 책은 게시판에 있던 사진과 달리 매우 더럽고 필기가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60%가 이를 ‘방치 혹은 묵과’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론 ‘경찰서 및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수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가 50%를 차지했다. 김효정(중국·중외통 21) 씨는 “중고거래로 피해가 발생해도 선뜻 신고하긴 힘들다”며 “소액결제가 많은 중고거래 특성상 신고해도 신속한 수사가 이뤄진다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외에 ‘피해가 크지 않아 방치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서’가 50%를 차지했다.  

또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6.7%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40%는 ‘플랫폼 이용자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경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의 장점과 더불어 플랫폼 이용자의 신뢰도 부족 문제점이 부각된단 뜻이다. 조언주(경상·GBT 20) 씨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거래할 수 있지만 앱을 통해 거래자와 소통하다 보니 거래자와의 신뢰가 깊지 않다”고 답했다. 이외에 ‘환경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와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가 각각 13.3%와 10%를 차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란 질문엔 플랫폼 이용자의 확실한 정보 인증 절차 마련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가해자 엄벌 등의 강력한 법안 마련이 뒤따랐다. 피해 예방을 위해선 플랫폼 관련 법안 강화와 인증 절차 마련 등 사회적인 안전망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보인다.

 

◆중고거래 플랫폼 피해에 대한 조치 및 예방  

최근 급증한 중고거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당근마켓△에타 장터게시판△중고나라△번개장터 등의 중고거래 플랫폼은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결제 중 나타나는 범죄를 최소화하기 위해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자체 결제 환경인 ‘번개장터 페이’와 ‘중고페이’를 구축했다. 당근마켓은 주기적으로 안내문을 통해 중고거래 범죄 단절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에타는 중고거래 범죄 근절을 위해 자체적으로 취한 조치는 없지만 피해를 입을 시 해당 계정을 신고할 수 있어 최소 1개월간 계정 정지가 가능하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중고거래 플랫폼 범죄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법률 및 제도 마련이 시급하단 입장을 전했다. 이에 이번 해 우리나라 경찰청은 ‘사이버캅’이란 경찰청 앱을 통해 플랫폼 내 사기 범죄 피신고 횟수가 3회 이상일 경우 사기 경력이 조회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를 담당하는 동대문구 경찰청에선 “최근엔 온라인 신고 접수를 간편화하고 사이버팀을 중점으로 관련 범죄 근절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안 중이다”고 밝했다. 글로벌캠퍼스를 담당하는 용인 동부경찰서에선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시 반드시 거래 이용자의 계좌번호와 실명을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둘 중 하나라도 부재한다면 수사 시 상당한 어려움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거래 시 스마트폰 캡처 등을 이용해 거래자와의 교류 내용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중고거래 플랫폼과 관련해 ‘전자거래 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법안에선 중고거래 플랫폼을 ‘전자 개인 거래 중개사업자’로 정의했다. 이전까진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범죄가 발생해도 플랫폼의 책임이 없었으나 플랫폼도 범죄의 규모에 따라 일정 정도 이상의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금융과 관련된 법안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한 범죄는 사이버 금융 범죄에 포함되지 않아 계좌 정지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돼 신속한 수사가 어렵다. 이와 달리 △미국△영국△호주 등에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사기는 사이버 금융 범죄에 포함된다. 인터넷 상에서 발생한 모든 거래 문제는 빠른 피해금 회수와 계좌 긴급정지 등의 강력 절차가 시행되는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에 앞서 예방적 차원의 제도 마련도 중요하다.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는 플랫폼을 이용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거래 범죄와 관련된 안내문을 읽도록 하는 예방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우리학교에서도 ‘불법행위와 손해배상’이란 교양 과목을 통해 인터넷 사기 및 예방책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제도적 해결책과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의한 피해 해결을 위해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김하형 기자 03hahyung@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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