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며

등록일 2022년03월16일 18시5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어느덧 3년째를 맞고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연초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최근엔 하루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훌쩍 넘고 있다. 정부에선 이번 달 후반엔 하루 확진자 수가 30만 명을 넘을 것이며 이를 정점으로 확산세가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중점을 뒀다. 반면에 이젠 위기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일명 ‘위드 코로나’로 불리는 일상 회복 시작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달 1일부터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중단했고, 5일부턴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연장했다. 이와 같은 조치는 직면한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음성확인서 발급 등을 위해선 보건업무에 과부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방역패스 시행 이후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불만도 최고조로 치솟은 상황이었다.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방역 당국은 대응 역량을 고위험군 환자에게 집중한단 방침이다. 이러한 결정은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이 높아 절대적인 우세종이 됐지만,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치명률은 현저히 낮단 점에 근거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0.09%로 계절 독감과 유사하다. 그러나 백신 미접종자의 치명률은 0.6%로 계절 독감의 6배에 달한다. 국내 백신접종 완료율은 약 86%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고려해 고위험군과 중증·사망 방지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방역체계를 개편한 것이다. 이러한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은 미국, 유럽 등에선 우리보다 앞서 시작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중심에 있던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이 낮단 것이 확인되면서부터다. 이 정도면 바이러스와 공존하면서 살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우리 사회는 빠르게 일상 회복을 준비 중이다. 우리가 있는 교육 현장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이번 학기를 대면수업 위주로 시작했다. 작년엔 온라인 비대면 수업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된 데 반해, 올해엔 대면 수업의 비중을 가능한 늘린단 계획이다. 많은 수업이 대면으로 진행됨에 따라 지난 2년여간 볼 수 없었던 모습이 다시 보이고 있다. 강의 전후 학생들이 이동하는 분주한 모습,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식당 골목의 모습이 대표적인 예이다. 2020년과 지난해에 입학한 학생들에겐 사실상 처음으로 경험하는 캠퍼스 생활인 셈이다. 반면에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시작한 이상 확진자 수의 큰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다. 반면에 위험을 감수하고 일상을 시작하는 만큼 개인적 차원에서도 준비가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유행 초기엔 확진자 수가 적었기 때문에 소수의 확진자에 대한 일종의 낙인효과가 있었다. 확진되었거나, 격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멀리하려는 심리나 차별적 행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젠 주변에 너무나 많은 확진 사례가 있어서 언제 확진이 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누가 어떤 문제로 확진이 되었는지 추적이 어렵고, 확진자의 동선 자체도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나△동료△친구 등이 확진되거나 격리된다 하더라도 더 이상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던 2020년 당시 우리 사회는 모든 구성원이 결집해야 하는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체감했다. 전례 없는 충격 속에서 △경제적 손실△사회적 피로감△인명피해가 쌓여갔다. 반면에 2년여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어느 국가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잘 극복했단 평가를 받았다. 어쩌면 그러한 이유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가장 늦게 위드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19의 터널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현재가 긴 마라톤의 마지막 순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강유덕(LT학부 교수, 외대학보 편집인 겸 주간)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추천 0 비추천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기획 심층 국제 사회 학술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