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0일에 박정운 우리학교 제12대 총장(이하 박 총장)이 선출됐다. 박 총장은 우리학교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한편 학사 제도(이하 학제) 개편을 통해 우리학교를 발전시키겠단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학습 권리 회복△재정 회복 방안△학내 구성원과의 소통 방안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박 총장이 그리는 우리학교 발전 계획의 청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Q1. 우리학교 제12대 총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모교의 총장이 된 건 개인적으로 큰 영광입니다. 하지만 우리학교가 당면한 어려운 현실과 학교 발전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2. 이번 총장 후보자 선거는 우리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교수△직원△학생 3주체가 모두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그 의미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우리학교 최초로 △교수△직원△학생 모두가 총장 후보자 선거에 참여했단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3주체가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학교 발전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길 기대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Q3. 앞으로 총장으로서 우리학교를 운영할 때 기준이 될 가치는 무엇인가요?
학생이 꿈을 꾸고 발전해 성공하는 대학을 만들고 싶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학생으로 하여금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입니다. 우리학교의 구조와 학제를 혁신해 우리학교 학생이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로 거듭나도록 만들겠습니다.
Q4.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일반적인 학습 권리는 물론, △교환학생△7+1 파견학생 프로그램△해외인턴십 등 우리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로 접어든 가운데 위와 같은 학습권 및 혜택을 어떻게 되살리실지 계획이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강의의 질이 좋지 못했습니다. 특히 실시간 온라인 송출 방식(미러링 방식)으로 진행된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우리학교 정보지원처장에게 웹엑스(Webex)로 진행한 수업 내용을 이클래스(e-class)에 업로드 할 수 있도록 요청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지친 상태를 고려해 강의의 질을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습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우리학교의 가장 큰 장점인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세계 각국의 대학에서 다시 국가 간 교류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안전 문제와 행정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간 보류됐던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전면 재개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또한 코로나19 상황 극복 후를 염두에 둬 ‘글로벌 전문가 플랫폼’이란 새로운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 대학들과의 MOU 체결을 통해 우리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학생이 해외의 대학원으로 진학하기 용이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우리학교 학생을 글로벌 전문가로 양성하고 우리학교를 세계 최고의 국제교육 허브대학으로 도약시키겠습니다.
Q5. 지난달 22일에 있었던 총장 취임식에서 양 캠퍼스 간 유사중복학과에 대한 조정 계획에 관해 언급하셨습니다. 어떤 관점과 기준에 의해 준비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학교는 2014년 진행된 본·분교 통합을 통해 하나의 대학 아래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이원화된 캠퍼스로 구축 및 운영돼왔습니다. 그러나 유사중복학과로 인해 우리학교가 여전히 본·분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학교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사중복학과를 조정해 각 캠퍼스의 학문적 정체성과 독립성을 공고히 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외대’를 만들겠습니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는 어문·사회과학 중심의 다국어 데이터 기반 외국학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는 △문화△생명공학△정보통신 기술 기반 실용학문 융합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송도캠퍼스는 데이터 기반 첨단과학대학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구조조정을 통한 캠퍼스별 특화발전은 우리학교의 오랜 과제입니다. 우리학교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더는 유사중복학과 통합을 미룰 수 없습니다. 학교의 제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각 학과에 속한 교수 및 학생의 개별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학교발전이란 대의명분 아래 학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동참해주시리라 믿습니다.
Q6. 우리학교에 AI융합대학 및 대학원을 설립하겠단 포부를 밝히셨습니다. 이 계획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학교 발전과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단과대학별△전공별△학과별 융합을 통해 ELLT학과와 같은 예뿐만 아니라 자연 언어와 빅데이터 공학을 결합한 교육 모델을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에도 확대 적용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언어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과학과 경영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결합한 모델을 만들 것입니다. 또한 현 AI융합전공의 개념을 강화해 입학 단계에서부터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단위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Q7. 유사중복학과 조정과 AI융합대학 및 대학원 설립 등의 사업을 진행할 때 조정 대상 학과 학생들의 의견과 요청을 어떻게 수렴하실지 궁금합니다.
유사중복학과 조정과 융복합 혁신교육과정 신설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 및 대토론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특히 조정 대상 학과 학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과 소통할 생각입니다. 이런 소통과정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겠습니다.
Q8. 코로나19 사태와 등록금 동결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의 재정 상황이 취약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학교 발전을 위한 변화와 혁신도 재원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꿈으로 끝나기에 십상입니다. 향후 일정 기간 동안은 등록금이 동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가 상승을 고려했을 때 이는 실질적인 등록금 하락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대부분의 대학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등록금 수입 외에 △발전기금 유치△산·관학협력△수익사업△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부총장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에게 권한과 책임을 대폭 이양하고 총장으로서 기금 마련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저는 우리학교 △대외협력처장△영어대학장△총동문회 사무총장△해외동문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여러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를 활용해 기금 유치를 성사시키려 합니다. 또한 기금 마련 대상을 △기업인△독지가△학부형 등 기존보다 넓게 확대할 예정입니다. 산·관학협력 역시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국책사업지원팀을 만들어 국책사업 유치를 확대하겠습니다. 산학연계부총장의 역할을 확대해 글캠 주변 지자체와의 관학협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Global 1+3’ 등의 새로운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HUFS 1+3’, ‘Dual Degree’ 등 새로운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Foundation course *등을 운영해 우리학교를 외국인 유학생이 오고 싶어하는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Q9. 과거 상대·절대 평가 적용과 대면·비대면 강의 방식 선정 당시 학칙 변경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단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학생 사회에선 불통 행정이란 비판이 일었습니다.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총장 취임 후 가장 먼저 설캠과 글캠 총학생회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처럼 임기 동안 학생과의 소통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학생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총장과 학생들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학내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외대학보 독자와 학내 구성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외대학보는 학내외 다양한 소식과 의견을 전하며 학교 구성원의 눈과 귀가 돼왔습니다. 창간 67주년을 맞이한 외대학보가 지금처럼 정론직필의 정신으로 우리학교 발전을 위한 기사를 내고 여론을 수렴하는 장으로 기능하기 바랍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학내 구성원의 여론에 늘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Foundation course: 해외 대학에 입학하려는 외국인을 위한 대학예비과정
장래산 기자 03raesa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