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돼 지난 16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62만 1,328명을 기록했다. 현재 우리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대면수업△비대면수업△실시간 온라인 동시 송출 방식(이하 미러링 강의) 등이 모두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격리 대상자의 학습권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단 목소리가 존재한다. △우리학교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방식△우리학교 대응 방식의 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방식
이번 달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대학생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만 8,392명이다. 이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의 확진자 수인 2만 1,770명보다 76.4% 급증한 수치다. 앞서 지난달 7일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는 이번 해 1학기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과 오미크론 현황 및 대응 방향 등의 내용을 담은 ‘오미크론 대응 2022학년도 1학기 대학 방역 및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교육부는 방역지침 준수 하에 대면수업을 적극 확대하되 비대면수업 시에도 양질의 수업으로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단 입장을 전했다. 또한 사회·정서적 고립을 해소하고 학교 공동체의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신입생 적응 프로그램과 같은 비교과 활동의 대면 추진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우리학교를 비롯해 △경희대학교△서강대학교△연세대학교 등은 대면수업 기조 아래 수강 정원에 따라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다. 또한 한양대학교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대면으로 동아리 박람회를 진행했고 성균관대학교는 지난 23일 대면으로 축제를 개최했다.
지난 22일 우리학교 대학일상회복위원회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현황 및 조치사항’에 따르면 21일까지 우리학교 학생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90명이다. 지난해 12월 13일에 발표된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인 59명에 비해 약 9배 증가했다. 우리학교는 1월 13일 발표한 ‘2022학년도 1학기 학부 수업방식 안내’에 따라 이번 학기 40인 이하 수업은 대면으로 진행하고 40명 초과 수업은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다만 대면수업 수강 학생 중 △입국이 불가능한 해외체류자△자가격리자△증상 의심자 등 수업 참여가 불가능한 학생이 있는 경우엔 미러링 강의를 병행할 수 있다. 또한 수업에 불참할 경우 7일간 유고결석을 인정한다.
한편 우리학교의 현행 학부 수업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박신아(아시아·마인어 21) 씨는 “코로나19 확진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대면과 비대면을 혼합한 수업방식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김현익(공과·컴전 17) 씨는 “지난해에 미러링 강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이번 해 같은 수업방식을 고수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우리학교 대응 방식의 문제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우리학교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 대상자의 수업 대체 학습 방안은 교수의 재량에 맡겨져 수업마다 다르다. 이에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 대상자의 학습권이 침해된단 지적도 존재한다. 외대학보가 지난 20일부터 25일까지 우리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6.7%의 학생이 ‘현재 우리학교의 코로나19 관련 격리 대상자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LLT학과△스페인어통번역학과△융합일본지역학부 등을 포함한 많은 학과는 교수의 재량에 맡겨 수업 대체 학습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ELLT학과 조교 A 씨는 “수업은 교수의 재량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업 대체 학습 방안에 대한 학과 차원의 규정은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과목별로 상이한 수업 대체 학습 방안으로 인해 결석 시 아예 학습할 수 없는 수업도 존재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단 지적도 있었다.
‘수강 중인 대면강좌에서 미러링 방식을 사용하나’란 질문에 92%의 학생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행 미러링 수업은 수업 결손으로 인한 피해를 온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돼 미러링 수업을 경험했던 김가예(서양어·포르투갈어 21) 씨는 “미러링 수업에서 교수님의 판서가 잘 보이지 않고 잦은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며 “새로운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면 수업 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수강 중인 대면강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하 단톡방) 공지 및 개별 연락을 받은 적이 있나’란 질문에 72%의 학생은 ‘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학과△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수학과△중국외교통상학부를 비롯한 다수의 학과에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학과의 모든 학생에게 일괄적으로 공지하진 않는단 사실을 전했다. 중국외교통상학부 조교 B 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기에 카카오톡 단톡방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공지는 하지 않는다”며 “다만 대면 강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수업 참여 인원에 한해 교수가 이클래스(e-class)와 이메일 등을 통해 직접 공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와 폴란드어과 등 특수외국어학과는 모든 전공 수업 수강 인원이 20명 미만으로 유지돼 대면 수업이 실시된다. 이에 폴란드어과 재학생 C 씨는 “모든 전공수업이 같은 강의실에서 이뤄진다”며 “확진자와 같은 수업을 듣지 않아도 접촉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 등교하는 것이 불안하다”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코로나19 격리 대상자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에 관해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학생은 ‘강의 녹화본 제공’을 선택했고 이어 ‘강의 내용 정리 파일 제공’이 뒤따랐다. 정나윤(사회과학·미컴 19) 씨는 “증상이 의심돼 결석하고 싶어도 수업 자료를 구하기 힘들어 고민이 됐다”며 “수업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녹화본이나 강의 내용 정리 파일을 제공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우리학교에 관련 내용을 질의한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수업 결손이 발생할 경우 출석을 인정하고 녹음본 혹은 녹화본을 제공할 방침이지만 이는 담당 교수의 재량에 따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양캠퍼스(이하 양캠) 총학 역시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 대상자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총학은 “코로나19 확진이나 격리로 쪽지시험과 발표 같은 성적에 반영되는 평가요소에서 피해를 받고 있단 사례가 접수됐다”며 “당연하게 제공받아야 할 녹화본과 녹음본이 지도 교수의 재량에 맏겨짐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설캠 총학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학사제도협의회 후속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사안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앞으로 △교무처 항의 방문△서명운동△학내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글캠 총학 또한 비정기학사제도협의회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업의 질을 논의할 수 있는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설캠 총학은 “우리학교로부터 원격수업관리위원회의 인원 중 30%를 재학생으로 채워 빠른 시일 내에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양캠 총학은 각종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원격수업관리위원회의 정례화와 비대면 수업의 질을 관리할 수 있는 창구를 따로 마련할 것을 추가적으로 요구했다. 학과 차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루마니아어과 조교 E 씨는 “대면수업에서 확진자가 과반수 이상 발생하면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수업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며 “학생들이 학습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조교 F 씨 또한 “대면수업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할 경우 교수님의 판단에 따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다른 대학도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해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이나 격리로 인해 대면수업에 불참하는 학생이 한 명 이상 발생할 경우 해당 수업을 미러링 방식으로 진행하거나 강의 녹화 자료를 제공한단 방침을 밝혔다. 건국대학교 또한 대면수업을 원칙으로 하되 코로나19로 인한 공결 발생 시 공결 허용 후 영상강의와 강의자료 등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우리학교 학생 모두의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을 수 있도록 더 나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명원 기자 04jimw@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