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당선된 제20대 대통령, 하나 된 우리나라를 위해선

등록일 2022년03월30일 19시3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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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이하 윤 당선인) 후보가 48.5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현재 윤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를 꾸려 국정운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당선 이후 행보에 대한 여론이 극심하게 갈리고 있다. 윤 당선인의 행보에 대한 엇갈린 반응과 추후 국민 통합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알아보자.

 

◆윤 당선인의 대선 이후 행보    

이번 제20대 대선은 역대 최저 득표율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선거 다음 날 새벽까지 진행된 개표 끝에 윤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이하 이 후보)보다 0.73% 앞서 당선됐다. 당선이 확정된 후 윤 당선인은 개표상황실을 찾아 “선거운동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우리나라를 위해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하나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양측으로 갈라진 민심을 통합해야 한단 소감을 전한 것이다. 윤 당선인과 치열한 접전을 펼친 이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선거 직후 9일 만인 이번 달 18일 윤 당선인은 인수위를 공식 출범했다. 국민통합을 국정 운영 목표로 삼은 인수위는 5월 9일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의 임기 만기까지 약 50일 동안 운영될 예정이다. 인수위는 △경제△과학기술△사회복지△안보△외교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진 및 전문가와 함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신속하게 정부 업무를 인수하고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립할 것이다”며 “인수위 활동을 통해 국가 안보와 민생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선 직전 윤 당선인과 단일화에 성공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국민 앞에서 겸허한 자세로 인수업무에 임하겠다”며 수평적 위치에서 국정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겠단 포부를 드러냈다.  

출범 후 인수위는 국정 운영을 위한 기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하 김 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이번 달 21일부터 인수위 모든 부처에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을 배치해 본격적으로 업무를 이어나갈 예정이라 전했다. 또한 최우선 국정 과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위기 극복을 꼽으며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민생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것이다. 이에 대해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에서 △방역△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의료문제 등을 다룰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역대 최저 득표율 차이로 국민의 입장이 명확히 갈린 선거였기에 윤 후보의 행보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윤 당선인이 발표한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 폐지△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청와대 이전에 대한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에 이내영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절반 이상이다”며 “새 정부를 응원하는 ‘허니문’ 기간이 없거나 짧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윤 당선인 행보에 대한 엇갈린 반응

대통령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을 이행하려는 윤 당선인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여가부 폐지와 청와대 이전이 가장 큰 화두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사업 중복의 발생△성별 논란 증폭△평등의식에 반하는 문화 형성 등을 근거로 여가부 폐지 추진의 필요성을 밝혔다. 또한 여가부를 폐지한 후 국민을 보호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별도의 부처를 신설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달 13일 대선이 끝난 후 윤 당선인은 여러 반대 의견에도 “여가부는 역사적 소명을 다했다”며 여가부 폐지 공약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단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대선 전후로 성별 관련 사안의 대립이 심했기 때문에 해당 공약에 대한 팽팽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약 14만 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련 여가부 전 권익증진국장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부서 자체를 없애는 문제엔 신중해야 한다”며 “폐지보단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바른인권여성연합은 성명을 통해 “여가부는 평범한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어 부서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발표도 상반된 여론을 형성했다. 지난 1월 27일 대통령 후보 시절 윤 당선인은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한단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본인의 임기 첫날부터 광화문 청사에서 근무하겠단 뜻을 밝혔다. 국민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단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기존 광화문 청사 이전 공약과 달리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할 것이라 밝혔다. 윤 당선인은 “국민에게 청와대를 온전히 개방해 돌려드려야 한다”며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추진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이전과 관련해 윤 당선인이 또 다른 공약으로 제시한 원활한 국민 소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광화문 청사로 이전한단 약속이 대선 직후 별다른 해명 없이 국방부 청사 이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소통을 위해 집무실을 이전한다고 하면서도 불통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는 윤 당선인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청사 이전에 따른 막대한 비용 또한 논란이 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다면 최소 1,750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론에 김 대변인은 “이전할 청사 내 기자실은 대통령이 집무하는 건물 안에 있을 것이다”며 소통 단절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청사 이전에 대한 비용은 대략 1,200억 원이다”며 “5,000억 원, 1조 원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근거없는 주장이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찬반에 대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44.6%, ‘반대한다’는 응답은 53.7%를 기록해 극명히 갈린 여론 양상을 보였다. 제20대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단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어 여가부 폐지와 더불어 앞으로 윤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국민 통합을 위해 나아가기 위해선  

지난 17일 한국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에 따르면 △국민화합△통합△협치가 11%로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성별△세대△지역별 갈등이 심각하단 사실을 반증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 같은 갈등은 극명히 드러났다. 특히 이번 대선 기간 동안 20대 남성과 여성을 이른바 ‘이대남’과 ‘이대녀’로 나눠 성별 갈등을 심화시키는 용어가 새롭게 떠올랐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정치인이 20대를 통합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을 일으키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선거의 오랜 문제점으로 지적된 세대와 지역 간 투표성향 차이도 나타났다. 득표율 차이가 극명하게 난 지역은 △경북△광주△대구△전남△전북이다. 이 중 경북과 대구에선 윤 당선인이, △광주△전남△전북에선 이 후보가 각각 70% 이상 득표했다. 연령에 따른 득표 쏠림 현상도 발생했다. 특히 40대와 60대 유권자의 60% 이상이 각각 이 후보와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이 같은 양상에 많은 정치 전문가는 우리나라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선 윤 당선인의 협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지병근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로 다른 색깔의 정당이 함께 정부를 구성할 때 의미를 가진다”며 “갈라진 국민을 결집하기 위해선 공동의 정책을 찾아내는 정치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극심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갈등의 최소화가 중요하단 여론도 존재한다. 현재 국회 의석 중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72석, 여당인 ‘국민의힘’은 110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국회는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입법 시도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강우진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합의 가능한 의제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협의를 통해 여야 공통 공약부터 단계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승리 후 밝힌 첫 소감에서 “이번 대선의 승리는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란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 생각한다”며 통합과 협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여가부 폐지’와 ‘청와대 이전’을 필두로 현 정부와의 대립이 발생해 일각에선 협치 실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갈라진 우리 국민을 통합하고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돼야 하는 윤 당선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연 기자 04sangyeon@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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