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 제56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이룸’ 과 글로벌캠퍼스 (이하 글캠) 제43대 총학 ‘외대의 봄’이 출범했다. 이로써 양 캠 퍼스(이하 양 캠) 총학은 이번 해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새로운 주체가 됐다. 그러나 이번 상반기엔 △계절학기 요금 인상 및 학제개편 등 급진적인 학칙 개정△ 대면 활동 재개△새로운 총장과의 소통 등 양 캠 총학이 마주해야 할 과제가 늘어나 선거 당시 내세웠던 공약 이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룸과 외대의 봄의 공약 이행 상황을 살펴보며 양 캠 총학의 상반기를 돌아보자.
◆ 설캠 총학 ‘이룸’의 상반기
지난달 26일부터 27일 2일간 설캠 대면 축제 ‘행아웃(HANGOUT)’이 진행 됐다. 이번 축제는 설캠 총학이 내건 공약의 일환이었다. 설캠 총학은 출범 당시 총 36개의 공약을 내세웠으며 이행 완료된 3개의 공약을 제외하고 현재 64%의 공약에 대해 이행 중이다. 주요 공약은 △기숙사 생활환경 개선 △분기별 찾아가는 총학생회△전임교원 확충 및 강의 추가개설 요구△총 장 간담회 등이다.
총학 후보 당시 설캠 총학은 총장과 학생 간 직접적인 소통 게시판을 신설하고 총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5월 설캠 총학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의결된 6개 요구안을 토대로 ‘2022 총장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요구안의 주요 내용은 △성적평 가방식 기준 완화△등록금 부담 완화△취·창업 지원 기회 확대△학교 시설 개선 등이었다. 간담회 관련 자료와 방식에 대한 세부 사항은 설캠 총학 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를 통해 게재됐다. 이에 대해 이민지(사회·미디어 19) 설캠 총학생회장(이하 이 회장)은 “학교 측으로부터 요 구안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단 답변을 받았고 실제로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논의의 진전 방향을 모니터링하고 변화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신경 쓸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동우(사회·행정 21) 씨는 “총학이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시도한 점과 공약이행평가 결과 보 고를 통해 공약 이행 과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제공한 점이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한편 설캠 총학의 공약 이행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교육정책’ 분야였다. 교육정책 분야에선 △공공인재개발원 지원 확대 및 전문성 강화△분기별 공약 이행 보고 및 만족도 조사 보고△신임총장 공약 및 9대 학생정책 요구안 이행 분기별 모니터링△전임교원 확충을 통한 강의 추가 개설 요구 △편입생 대상 국제교류 프로그램 문제 개선 등 6개의 공약 중 총 5개의 공약이 현재 이행 중이다. 설캠 총학은 학생의 교육 권리 보장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전임 교원 수의 부족으로 인한 강의의 대형화 및 강의의 질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임 교원 확충을 통한 강의 추가개설을 요구했다. 또한 이전 총학에 이어 원어 강의에 한해 절대평가를 요구하는 등 성적 평가 방식의 변화도 촉구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인권연대’ 분야는 이행률이 낮았다. 그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성평등센터 운영 규정 보완△배리어 프리(Barrier-Free) 캠퍼스 조성△학식 선택지 다양화 등의 인권연대사업은 단기적 달성을 넘어 장기적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신중하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준비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이행 현황에 대해선 배리어 프리 캠퍼스 조성 과 학식 선택지 다양화와 관련해 학우들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 록 공모전과 같은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식 선택지 다양화 문제에 대해 “안정적인 식단 보장을 위한 수요확보를 우선시하겠다”고 전했다.
설캠 총학의 상반기 공약 실행 상황에 대해 김성아 (아시아·아랍어 22) 씨 는 “지난 상반기엔 학칙개정 등 학교 측과 대립하는 일이 많았음에도 공약 이행도가 높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반면 유다은(아시아· 마인어 21) 씨는 “공약 이행율은 만족스럽지만 정작 학생들이 기대한 행사 였던 축제의 규모나 질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 글캠 총학 ‘외대의 봄’의 상반기
글캠 총학은 선거 당시 △교양관 시설 개선△카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 △코딩 튜터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글캠 총학은 ‘우리 함께, 코딩해봄’이란 코딩 스터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현재 1학년 필수 교양으 로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 기초’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튜터링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관해 지난해 12월에 열린 글캠 제 43대 총학생회장단 후보자 공청회에선 튜터링 프로그램이 대면으로 진행 될 시 장소와 장비의 구축이 어려울 거란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글캠 총학은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학생들이 대면 또는 실시간 비대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며 인프라 구축보단 튜터링 교육의 질 향상에 집중하겠단 뜻을 밝혔다.
한편 글캠 총학은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했던 학교 측의 불통 행정에 대한 해소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4월 △글캠 총학△제10대 국제지역대학 학생회 ‘FOR:REST’△제14대 통번역대학 학생회 ‘캔버스’는 ‘총장과의 대 화’를 통해 총장과 학생 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주요 질의 사항은 유사· 중복학과(부) 폐과존치(이하 폐과존치)에 대한 내용이었다. 세부적으론 △ 학위증△3전공△AI융합대학 등의 문제를 다뤘다. 학교 측은 폐과존치 관련 핵심 사안인 학위증에 대해 지금 당장 설캠 학위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단 입장을 전했다. 글캠 총학은 복수전공제도와의 차이점이 애매해 학생들 사이에 혼란이 발생한 3전공 제도에 대해 학교 측에 선택 표기 및 졸업 유예 가능 여부와 같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폐과존치안 논의 기간엔 간담회와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 의견 수렴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글캠 총학의 상반기 활동에 대해 황찬일(국제지역·프랑스 18) 씨는 “대면 전환과 총장교체 등의 요소로 인해 많은 환경이 바뀐 상반기임에도 학생의 의견이 학교 측에 많이 피력된 것 같다”며 “소통과 즐거움을 목표 로 한 글캠 총학의 상반기가 일정 수준 이상의 목표를 이뤄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엔 학제개편에 대한 학생들의 주된 우려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정기총회를 진행했다. 우리학교 중앙운영위원회가 발표한 국가장학금 수혜 중단 우려를 비롯해 폐과존치 대상 학과에 제기된 전략언어융합 대학 신설 등의 조치사항을 점검했다. 하지만 학생 참여 유도를 위해 우리 학교가 부실대학이란 자극적이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사실을 공식 SNS 에 게시한 것은 부적절했단 학생사회 내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교양관 시설 개선과 카셰어링 서비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공식 유튜브(YouTube)와 같 은 SNS 활성화를 통해 공약 진행 상황 및 총학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를 진행하겠단 약속과는 달리 현재 공식 유튜브와 홈페이지엔 관련 정보 가 게재돼있지 않다. 이에 대해 이영준(융인·21) 씨는 “현재 학생회의 운영 방식은 전체적인 공약 이행과정을 학생들이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 아쉽다”며 “SNS를 통한 총학 활동 내역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학기 활동 방향
이 회장은 예정됐던 담당자의 일정이 변경돼 창업 콘테스트 및 취창업 강 연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 회장은 “대면으로 인해 미뤄진 일정을 방학 중에 보충해 진행할 예정이다”며 남아있는 하반기 대면 활동 진행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다음 학기에 중점을 두거나 우선으로 계획 중인 활동을 묻는 질문엔 하반기 설캠 축제인 ‘퀸쿠아트리아 하이브 리드’를 답했다. 체계적인 기간 조율과 기획단 운영을 통해 봄 축제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겠단 포부도 밝혔다.
글캠 총학은 대표 공약인 교양관 시설 개선과 카셰어링 서비스의 진행 상 황을 언급했다. 오경현(통번역·독일어 19) 글캠 총학생회장(이하 오 회장) 은 “카셰어링 서비스의 경우 구체적인 안전 규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교양관 엘리베이터는 이번 해 안으로 완공될 예정이란 학교 측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행하지 못한 타 공약에 대해 오 회장은 “1학기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행되지 못한 공약을 하루빨리 이행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고 전했다. 남아있는 하반기에 양 캠 총학이 남은 공약을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 학내 구성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비 기자 04hanb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