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선 건물이 무너지 고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와 글로벌캠퍼스(이 하 글캠)도 폭우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우리학교 설캠 스마트 도서관(이하 도서관) 지하실과 글캠 백년관 지하 주차장이 침수됐고 글캠 주위의 보도블록이 훼손됐다. △폭우 속 양 캠퍼스(이하 양캠)△양캠 수방 시설 점검△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폭우 속 양 캠퍼스 지난달 8일부터 수도권에 115년 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14명의 사 망자와 6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8월 한 달 평균 강수량은 전 국 282.6mm이고 서울은 348.2mm이지만 8일 하루 동안 서울에 내린 비는 최대 380mm인 것으로 기록됐다. 이번 폭우로 인해 낮은 지대에 위치한 강 남 일대는 물에 잠기며 큰 시설물 피해를 입었다. 또한 수도권에서 주택 및 상가 침수가 741건 발생하고 서울 동작구에선 아파트 옹벽이 무너졌단 신고가 4건 접수되는 등 이번 침수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는 소식이 여러 차례 전해졌다.
우리학교 역시 폭우의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산림청이 지난 9일 오전 11시 용인시를 포함한 37개 시와 군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함에 따라 글캠 총학생회 ‘외대의 봄’(이하 글캠 총학)은 9일 오후 10시부터 16일 오전 8 시까지 자체적으로 글캠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했다. 캠퍼스 이용 시간 은 산사태 발생 주의보 종료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됐으며 과방과 동아리방을 포함한 모든 단과대학 건물과 학생회관 이용 이 금지됐다. 글캠 총학은 학생들에게 기숙사와 도서관을 제외한 모든 건 물에서 건물 운영팀의 지침을 우선적으로 따를 것을 공지했다. 당시 글캠 백년관 지하 주차장과 지하 기관실이 침수됐고 이로 인해 현재 백년관에 있는 5개의 엘리베이터 중 1대만 정상 운영 중인 상황이다. 배준형 우리학 교 글캠 시설관리팀 팀장(이하 배 팀장)은 “개강 전까지 3대 이상은 정상적 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인문경상관은 내부적으로 피 해를 입은 건 없지만 건물 뒤쪽 안전 펜스가 토사로 인해 일부 파손됐다. 교내하천과 중앙하천엔 수해로 인한 토사가 유입됐고 글캠 시설관리팀은 학내 구성원의 안전을 위해 위험 구간에 안전띠를 설치했다. 학생회관 지 하와 4층에 있는 동아리방은 이번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박승태 글캠 동아리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국제지역·한국 19)(이하 박 비대위 원장)은 “4층과 지하에 있는 여러 동아리방 내에 물이 고여 감전 위험이 있어 냉장고 및 각종 전자제품의 코드를 점검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글 캠 총학은 “폭우 이후 캠퍼스 내의 과속방지턱과 인도 등 보도블록이 많이 훼손된 것을 확인했고 학교 관련 부처에 피해 시설을 개강 전까지 복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배 팀장은 “강풍을 동반한 기습적인 폭우로 교 내 배수 용량을 초과한 우수가 교내하천을 범람해 도로 및 주변 시설물을 파손했다”며 “개강 전에 학교 시설이 모두 복구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나 보도블록은 교육시설재난공제회가 와야 수리를 시작할 수 있기에 아직 수리하지 못한 상태다”고 밝혔다.
설캠에선 △도서관 지하 1층 계단△본관 지하 전기실과 주차장△역사관 오바마홀과 지하 기계실의 천정이 누수됐고 사회과학관 건물 옆 지반이 침하됐다. 설캠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오바마홀과 기계실을 제외한 역사 관은 전문업체 주도하에 물받이 배관을 설치해 보수공사를 진행했고 본관과 역사관 기계실은 장마철이 완전히 종료된 후 보수 예정이다”고 말했다.
◆양 캠퍼스 수방 시설 점검
과거에도 설캠과 글캠에 몇 차례 폭우 피해가 있었다. 설캠은 2018년도 기습 폭우로 인해 국제학사 건물 뒤쪽이 침수됐고 국제학사 지하 주변전실에 빗물이 유입됐다. 국제관 5층과 6층 또한 천정 누수로 빗물이 건물 안으 로 유입됐다. 설캠 시설관리팀은 주변전실 전기시설 보호를 위해 보양 작업을 실시했고 앞으로의 폭우를 대비하기 위한 차수판과 양수기를 국제학 사 뒤쪽에 설치했다.
글캠은 2011년도에 수도권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건물에 토사 유입 과 사면 붕괴△대운동장 침수△명수당 범람△정문 붕괴 위험△중앙도로 아스팔트 포장 침하△학생회관 후면 붕괴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학생회관 에 많은 양의 흙과 빗물이 쏟아져 건물 1층 외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이로 인해 △경력개발센터△매점△복사실△우체국 등의 내부시설이 침 수됐다. 당시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도 잇달아 발생했다. 2011년 후에도 매 해 지속적인 폭우로 인해 글캠은 크고 작은 문제를 겪어왔고 이와 함께 시설 보완 또한 이뤄졌다. 2017년도엔 빗물로 인해 옥상 표면에 균열이 생겼 고 그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4층에 있는 동아리방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글캠은 지난해 폭우 이후에 용인시의 지원으로 건물 주변 산마루 녹지 작 업과 사방댐 설치 작업을 수행했고 교내 배수로를 정비했다.
반복되는 설캠과 글캠의 피해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외대학보는 양캠의 수방시설을 점검했다. 우리학교 설캠에서 직접 배수시설을 조사해본 결과 설캠 각 건물에 설치된 배수펌프는 총 25개로 확인됐다. 건물 옥상과 그 주 변엔 배수관과 배수로가 설치돼있고 점검 역시 주기적으로 시행되고 있었다. 교내 도로에 있는 배수로 또한 이물질로 인해 막히는 일이 없도록 덮개 를 설치한 상태다. 교내 배수시설의 수가 충분하냔 질문에 설캠 시설관리 팀 관계자는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피해 중 배수시설이 원인이 된 피해는 없었기에 그 수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글캠의 배수로 시설은 △건물 주변의 배수로 구간△명수당에서 이어지는 중앙하천△산마루 배수로△우수관 라인△중앙도로 배수로 측구에서 집수정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확인됐다. 산사태 방지 구조물은 교양관과 인문경상관 뒤쪽 등 산사태가 취약한 구간에 설치돼 있었다. 또한 다른 건 물 주변 산마루엔 산사태 방지 녹지가 구성돼 있는 상태였다. 교내 배수시 설 수가 충분하냔 질문에 배 팀장은 “교내 배수시설은 법적 허용기준에 근거해 충분한 수가 설치돼있다”고 답했다.
글캠이 위치한 용인시는 주변에 산과 농지가 많은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매해 폭우로 피해를 입는 지역이다. 글캠 역시 사면이 산으로 감싸고 있어 장마나 폭우 때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1987년에 준공돼 타 건물에 비해 노후된 학생회관은 비가 많이 오면 옥상 표면으로 빗물이 스며 들어 침수피해를 크게 입는 건물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학생회관은 학생 들이 많이 사용하는 건물이고 지형적으로 가장 위험한 곳에 위치해 있는데 산사태 방지 구조물이나 수방 시설이 잘 설치돼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배 팀장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에 걸쳐 학생회관 뒤 쪽 산을 포함해 도서관까지 산사태 방지 구조물을 설치했다”며 “이후 학교 건물에 산사태로 인한 피해는 없었고 이번 폭우 또한 학교 건물이 산사태로 피해 입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서관 주차장을 지나 기숙사까지 가는 산 쪽은 산사태 구조물이 따로 설치돼있지 않아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안전한 학교를 위해
이번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교는 우리학교 뿐만이 아니다.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이하 서울대) 역시 이번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지난 8일에 내린 폭우로 인해 내부가 침수와 함께 정전됐고 행정관 지하에 있는 인터넷과 전화선 등의 설비는 폭우로 쓸려온 토사로 인해 작동이 중지됐다. 결국 서울대 사범대학은 집중호우로 인한 인근 도로 훼손을 고려해 2학기 수업 일부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권장일 서울대 시설관리국 행정관(이하 권 행정관)은 현재 서울대 피해 복구 진행 상황에 대해 “시설 임시 복구와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청소는 거의 마친 상태이며 개강 전까지 대부분의 강의실은 원상복구 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이번과 같은 심각한 폭우가 발생했을 때의 대비책에 대해 권 행정관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피해 원인을 자세히 분석하고 대 비책을 세울 예정이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가천대학교(이하 가천대)에선 운동장 뒤쪽에 있는 영장산이 폭우로 인해 붕괴되며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 나무△바위△흙 등이 가천대 운동장을 뒤덮었다. 박태흠 가천대 시설운영 팀 국장(이하 박 국장)은 현재 가천대 산사태 피해 복구 진행 상황에 대해 “정부 합동 조사를 진행해 피해 원인 조사를 마쳤다”며 “학교 자체적으로 토사를 치우는 등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를 기회 삼아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형태로 변해가는 기후에 대비해 시설별 자체적인 물관리 역량 을 높여야 한단 의견도 존재한다. 김주완 공주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호우는 단 한 번만 발생해도 큰 피해를 남기는 만큼 바뀐 기후 를 토대로 도시 배수와 방재 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설캠 시설 관리팀은 “이상폭우 현상을 대비해 방학과 학기 중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 고 시설물을 수시 점검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며 “폭우나 재난 발생 시 시설관리팀 비상 근무를 시행해 학사 운영에 최대한 지장이 가지 않도 록 신속하게 보수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조윤재(국제지역·브 라질 22) 씨는 “심각한 폭우가 학기 중에 일어났다면 인명피해도 있을 수 있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캠퍼스가 조성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한 충분한 예산 확보와 함께 긴밀한 시설 보수 및 체계적인 정책 마련이 우리학교에도 필요할 때다.
양진하 기자 04jinha@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