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막연히 대학 생활을 그려보면 늘 미국 교환학생이 있었다. 내게 있어 미국 교환학생은 오랜 꿈이었고 한국과 다른 캠퍼스 분위기와 학생들 속에서 나를 알아가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도전을 시작했다. 많은 학생들이 전공 국가로 교환학생을 가지만 난 미국 대학의 캠퍼스 생활을 직접 경험할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생각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됐다.
내가 5개월간 생활했던 학교는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카운티(San Bernardino County)에 위치한 레들랜즈 대학교(University of Redlands)였다. 들어본 적 없던 레들랜즈란 도시와 교환교 목록에서 보았던 신규 대학 표시는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귀국 보고서나 국내 블로그에서도 정보를 찾기 어려워 지원을 망설였지만 새로운 환경에서의 대학 생활에 설레기도 해 결국 지원했다.
레들랜즈 대학교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은 기대 이상이었다. △매주 소로리티(Sorority)*와 프래터니티(Fraternity)**가 주최하는 파티△스윗메이트(Suitemate)와 본 영화△열정적이고 친절했던 교수님들△테니스 수업과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까지 이 모든 경험은 5개월이란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미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보이던 모습은 내가 가진 배경과 정체성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ASA(Asian Student Association)에 참여해 우리학교와 내 해외 경험을 소개했고 학교 풋볼 경기 날엔 ASA 친구들과 매점에서 간식을 파는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여섯 시간이 훌쩍 지나갈 만큼 봉사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작은 역할이지만 학교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새로운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
학업과 캠퍼스 생활뿐만 아니라 여행 역시 교환학생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난 △뉴욕(New York)△라스베이거스(Las Vegas)△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샌디에이고(San Diego)△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등 미국의 주요 도시들을 여행했다. 특히 뉴욕에선 짧지만 잊을 수 없는 5일을 보냈다. △미술관△박물관△브로드웨이(Broadway) 뮤지컬△브루클린교(Brooklyn Bridge)△빈티지 가게△소호(SoHo) 거리△화려한 야경을 둘러보며 뉴욕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잠시 머물렀던 이방인이었지만 그 공간에 존재한단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중국어 전공생으로서 영어권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일지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들랜즈에서의 반년은 남들과 다른 선택이 틀린 선택이 아님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항상 남들과 비슷한 길을 걸어오던 나에게 오래전부터 꿈꾸던 미국 교환학생은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이자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기회였다. 낯선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고민해 볼 수 있단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한 학기였다.
*소로리티(Sorority): 미국의 대학교 등에 있는 여성들의 사적 친목 모임
**프래터니티(Fraternity): 미국의 대학교 등에 있는 남성들의 사적 친목 모임
유채원(중국·중외통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