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지원제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

등록일 2022년09월15일 16시06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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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발표한 ‘2022년 1∼3월 창업기업 동 향’에 따르면 정보통신업(9.6%)과 교육서비스업(8.5%) 등 ‘기술 기반 업종 창 업’(이하 기술 창업)이 비대면 및 온라인 업무 확대로 인해 1분기 누적기준 6만 2000개를 돌파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창업 열기는 높아지고 있지만 그들이 창업 현장에서 마주하는 창업지원제도의 한계는 여전한 상황이다. 기사를 통해 청년 창업의 △현황△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의 청년 창업

2020년을 기점으로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창업 열기는 고조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취업 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및 직 장인 955명을 대상으로 창업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각각 83.3%와 82.1%의 대학생 및 직장인이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다만 이 번 해 1분기 창업 사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만 건가량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해까지 성행했던 부동산업 창업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 이다. 이에 대해 중기부 정책통계분석과 관계자는 “2017년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 따라 주택임대사업자에게 건강보험료 부담 완 화와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해 2018년 부동산 창업이 급증했으나 이번 해부터 혜택이 축소되며 창업 흐름이 조정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청년층이 창업을 희망하는 이유론 본인이 원하는 방식과 기간에 맞춰 일하길 희망한단 점이 크게 두드러졌다. 이번 해 온라인 취 업 플랫폼 ‘사람인’이 청년층 2,9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업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은 창업 동기로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47.5%)’를 가장 많이 택했다. 다음으론 ‘정년 없이 평생 일할 수 있어서 (40.4%)’와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35.9%)’가 뒤따랐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스스로 일하고 싶어하는 자 주성과 소속화를 꺼리는 청년층의 특징이 최근 채용 시장에서 많이 나 타나고 있다”며 창업에 관심을 보이는 청년층이 늘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업무 방식과 양이 정해져 있지 않아 생기는 고충 역시 응답 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창업과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창업이 어렵다’는 의견이 83.9%로 ‘직장 생활이 어렵다(16.1%)’는 답변의 5 배를 넘었다. 창업이 더 어려운 이유론 ‘수입이 일정치 않아서(71.2%)’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청년 창업의 실태

청년 창업 현장에선 특정 분야에만 집중되는 지원과 짧은 사업 유지 기간이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기술 창업 분야를 제외한 분야에서 도 청년 창업이 늘고 있으나 이들이 창업 정보를 얻고 교육 및 컨설팅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보원은 제한적이다. 기술 창업에 나선 이들이 많 은 정부 지원과 인적·물적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창업 초기 어려움을 극 복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IT와 인공지능 등 미래가치가 확실한 분야는 정부 지원을 받기가 비교적 쉬울 뿐 아니라 기업 투자 유치절 차와 기술 교육 체계도 비교적 잘 잡혀 있으나 △도매 및 소매업△숙박 및 요식업 등 비기술 기반 업종에 대한 지원은 열악하단 지적도 이어졌다. 패션업계에서 브랜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상욱 씨가 지난 5월 일간지 ‘스카이데일리’에서 밝힌 인터뷰에 따르면 “패션 분야의 미래가 치가 인공지능과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에 비해선 부족하기 때문에 지원 을 받기가 어려워 창업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의 편향된 지원 책을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실제로 정부의 지원책은 소상공인 창업보다 기술 창업에 몰려있다. 중기부가 발표한 ‘2022년도 창업지원사업 통 합공고’에 따르면 창업 지원 예산 3조 6668억 원 중 기술 기반 업종을 제 외한 업종에 적용될 수 있는 사업예산은 최대 2.4%인 869억 8100만 원 으로 집계됐다. 중기부 창업정책총괄과 관계자는 “일부 사업을 제외한 창업 지원 사업은 원칙적으로 기술 창업이나 벤처 투자 등에 지원되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청년 창업의 짧은 사업 유지 기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통 계청이 발표한 ‘개인 창업 사업체 생존분석’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 년까지 9년간 35세 미만 청년층의 창업 유지 기간은 2.3년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창업의 특성상 자금 확보 단계에서부 터 창업 유지단계까지 청년층이 체감하는 금전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7년간 평균 창업 자금은 약 3억 원으로 그중 자기자금 비중은 94%를 차지했다. 실제로 해당 조사에서 창업기업들은 창업 준비단계에서 ‘자금 확보’를 가장 주요한 장애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부의 지원 자금은 창업 유지만으로 빠듯한 수준이어서 수익 구조나 비즈니스 모델 구축까지 연결되긴 힘들단 것이다. 이러한 짧은 사업 유지 기간에 대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 원은 “초기 투자비용 일부만 지원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마케팅△연구 및 개발(R&D)△인력 등 후처리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정부의 종합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창업지원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외대학보는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청년 창업지원제도’에 대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창업 계획 이 있는가’란 질문에 응답자 중 70%가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창업을 희망하는 이유는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63.6%)’△‘취업난 때문에 (9.1%)’△‘갖고 있는 능력이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서(9.1%)’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나 학교가 지원하는 청년 창업 지원제도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제도 이용 경험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일부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지원하는 청년 창업지원 제도를 알고 있는 학생은 15.2%로 그중 20%만이 ‘제도를 이용해 본 적 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국가 지원의 청년 창업지원제도를 알고 있는 학 생은 27.3%였지만 그중 제도 이용 경험이 있는 학생은 11.1%뿐이었다. 최다희(융인·21) 씨는 “청년 창업 관련 제도의 지원 분야가 제한적이고 지원금액도 충분하지 않다”며 “대학기관이나 정부 같은 지원 부처의 종류와 수혜 대상의 상황에 따라 지원 내용이 달라 정보 파악이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학교는 크게 ‘이문 스프링 사업단’과 ‘창업보육센터’ 두 곳을 중심으로 학생 창업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 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문 스프링 사업단은 청년 창업 지원을 통한 지 역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우리학교는 단위형 캠퍼스 타운으로 서 대학별 역량이나 특성을 바탕으로 청년 활동 증진을 위한 사업에 중 점을 뒀다. 이번 해를 기준으로 이문 스프링 사업단엔 약 20개의 창업팀 이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어문 계열에 특화된 우리학교의 특징 을 살린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 스에 뿌리를 두고 있는 창업보육센터는 3년 미만의 창업기업 또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입주대상자를 모집하고 있다. 사업장을 비롯한 시설과 초기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예비창업 자들에게 창업에 따른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창업보육센터 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14년간 매해 신규 기업 모집 및 창업 동아 리 관할을 맡아오는 등 사업화 역량을 갖춘 창업 아이템을 발굴 및 지원해왔다.

다만 교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들은 대부분 이용률이 저조하거나 업종이 제한적이다. 이문 스프링 사업단의 경우 ‘이문일공칠 문화상점’ 을 필두로 아직 출판업 분야에만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창업보육센터는 사업성이 우수한 기술형 벤처 창업기업 또는 예비창업자로 지원 자격을 한정하기에 지원 업종도 자연스레 소프트웨어나 스타트업 분야로 제한 된다. 다양한 창업 지원 사업이 추진됨에도 불구하고 지원 분야의 범위가 좁아 창업지원제도의 이점이 반감된 것이다. 동아리를 통해 창업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례도 존재했다. 우리학교 중앙 창업 동아리 허브 (HUVE)는 다방면에 창업을 고민 중인 동아리 부원들이 자금 확보를 위 한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각에선 창업에 가벼운 마음으로 진입하려는 학생들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기현(서양어·이탈리아어 17) 중앙 창업 동아리 허브 회장은 “창업을 단순한 동아리 활동으로 인식해 스펙 쌓기용으로 생각 하는 학생들이 일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는 “어문계열 인 우리학교 특성상 개발자나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 인력을 찾기가 어려워 △고객분석△사업계획서△초기 설계 디자인 등 창업 계획의 전 반적인 부분에서 학교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생 들이 다양한 창업지원제도를 통해 온전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 의 체계성이 보완돼야 한단 것이다. 우리나라의 청년 창업 실태에 대해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창업 지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후 속 조치가 부족해 창업 과정이 취업준비생의 스펙 쌓기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무분별한 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지원받은 금액이 사업화와 상품화에 직접적인 도움이 돼 사업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업은 청년층이 자신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사회에 내보이는 첫 관문이니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비 기자 04hanbi@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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