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5학기 동안 이어진 비대면 생활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학내 동아리도 코로나19 이전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부 동아리들은 오랜 기간 위축된 동아리의 재활성화를 위해 쾌적한 활동 공간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아리는 공간대여 문제와 열악한 시설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학교 △동아리 활동의 어려움△학교 측의 공간대여 방식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동아리 활동의 어려움
우리학교엔 다양한 동아리가 존재한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와 글로벌 캠퍼스(이하 글캠)엔 각각 약 60여 개의 중앙동아리가 개설돼 있으며 그중 특수 목적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예체능 동아리는 과반을 차지한다. 가인 준 동아리 등 중앙동아리 이외의 동아리를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많아진다. 현재 이러한 예체능 동아리 중 학내 활동이 이뤄지는 일부 동아리는 연 습 공간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반 강의실이 아닌 특수 목적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동아리는 활동의 제약이 크다. 그중 체육계 동아리는 적합한 활동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한다.
설캠의 중앙동아리 검도부에게 연습 공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실내 스포츠인 검도는 일정 수준 이상의 천장 높이를 갖춘 공간에서만 연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도부는 현재 설캠 오바마홀(이하 오바마홀)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번만 오바마홀을 대관할 수 있어 연습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자유로운 연습을 위해 지난 학기부터 공간 확보에 힘썼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캠 검도부 부원 A 씨(이하 A 씨)는 “복잡한 행정 절차와 유보적인 학교 측의 답변에 피로를 느꼈다”며 “오바마홀과 미네르바 헬스장 앞의 빈 공간에서 추가적인 연습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학외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 이 존재한다. 학교 측에서 동아리 운영을 위해 각 동아리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이는 대부분 한 해 동안 참가하는 대회 비용으로 지출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가까운 동대문구 체육관을 빌리는 것 또한 큰 비용이 발생한다. 이렇듯 학교 측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이용 가능한 예산이 한정적이기에 동아리 활동 공간 확보에 대한 어려움은 여전하다.
중앙동아리 인가를 준비 중인 설캠의 펜싱부 또한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 확보 문제로 고충을 겪었다. 펜싱에서 배우는 동작은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물의 바닥에선 연습하기가 어렵다. 또한 펜싱 연습 공간은 다양한 전자 장비 사용을 위해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원활한 펜싱 연습을 위해선 여러 공간적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 펜싱부는 교수학습개발원(이하 교개원)의 지하 무용실을 대관해 운동을 진행 중이다. 주 3회 정기 연습이 이뤄지는 가운데 불편을 표하는 부원 들도 존재한다. 펜싱부 주장 박재민(상경·경제 14) 씨는 “여름이 오면 무용 실은 운동부가 사용하기 열악한 환경이 된다”며 “설치돼 있던 두 대의 선풍기 중 한 대는 바람이 약했고 다른 한 대는 고장이 나 시설관리팀에 에어컨 설치를 문의했으나 시설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무용실은 천장이 낮아 검이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운동하기 적합한 오바마 홀의 이용을 희망했지만 펜싱부는 현재 중앙동아리 인가를 받지 못해 중앙동아리에 비해 대관의 어려움이 더 큰 상황이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테니스부 ACE(이하 테니스부)는 2019 년까지 공학관 옆에 위치한 동아리 코트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되며 코트가 방치됐다. 지난 3년 동안 코트 내 펜스는 노후화 되고 코트 위엔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이후 원활한 동아리 활동을 위해 지난해 1학기부터 지속적으로 학교 측에 동아리 코트의 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예산 문제 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동아리의 역사와 전통이 담겨있는 동아리 코트는 철거 처리될 예정이다. 글캠 테니스부 회장 전영재(글로벌스포츠 21) 씨(이하 전 씨)는 “지난 학기에 학교 측과 현재 공사 중인 국제사회교육원 테니스 코트의 사용권을 넘겨주겠단 논의가 오갔지만 2학기가 시작되고 시설관리팀에 재차 문의한 결과 확실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며 “테니스 동아리는 지난해부터 둔전역 인근의 포곡읍 체육공원으로 이동해 학외에서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학기부턴 지도교수의 복귀로 오전 시간대에 교직원 코트를 사용할 수 있어 지난 학기에 비해 나은 실정이지만 동아리가 목표로 하는 만큼 연습을 진행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공간대여 방식
현재 설캠의 공간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는 학교에서 규정한 세칙을 준 수해 오바마홀 대관을 담당하고 있다. 학내 동아리가 오바마홀을 대관하기 위해선 실내 체육 동아리란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축구나 야구 등 실외에서도 가능한 스포츠 동아리거나 밴드 및 학회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오바마홀 대관 기준은 인원수가 많은 동아리 및 중앙동아리를 우선하고 있다. 지난 학기 말부터 오바마홀 사용이 가능해지자 공운위는 이에 대한 동아리의 수요와 사용 희망 시간대를 조사했다. 이용 시간대의 배정이 끝나면 새로운 조율은 다음 학기에 가능하므로 사전에 신청하지 않은 동 아리는 학기 중에 오바마홀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공운위에선 동아리를 위한 시설을 지원하기 어려운 경우 학생복지팀과 연결해주는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설캠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의 경우엔 동아리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공간의 대여료를 교비로 지원하고 있다. 글캠의 스포츠 동아리는 원스톱 예약 시스템을 이용해 백년관 운동장을 대관한다. 그런데 그동안 해당 공간의 사용은 ‘훕파’란 명칭의 비공식 협의체를 통해 결정돼 왔다. 이런한 상황 속에서 원스톱 대관 시스템을 통해 시설을 예약한 동아리와 동 시간대 훕파를 통해 일정을 정한 동아리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학생 측은 공통적으로 동아리 활동에 적합한 공간 확보와 간소한 행정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선출된 박정운 우리학교 총장은 공약으로 오바마홀 체육시설의 개방을 내세웠다. 그리고 지난 5월 실시된 총장과의 대 화에서 김봉철 설캠 학생지원처장은 오바마홀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개방할 것이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설캠 오바마홀 대관을 희망 하는 동아리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설캠 펜싱부 부원 이정훈(국제 20) 씨는 “펜싱부의 유일한 활동 무대인 무용실을 대관할 때 행정적 착오로 인해 신청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지 않아 순서가 밀린 경우가 있었다”며 “오바마홀을 비롯한 학교의 시설을 개인 및 동아리에게 평등하게 개방하면서도 도서관 모바일 자리 예약 시스템처럼 행정기관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대 관할 수 있길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A 씨는 “실내 체육 동아리가 활동 가능한 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학교와 동연 측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길 희망한다”며 “동아리 활동을 위한 소통과 지원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씨는 “학내 동아리 활동 공간의 원활한 이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학교와 학생 간 소통의 중요성을 느꼈다”며 “학내 활동에 어려움을 겪어 학외에서 연습을 실시하는 동아리에게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늘리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 2010년 학내 구성원을 위한 복합체육시설인 류근철 콤플렉스를 완공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해당 건물이 생기기 이전 체육시설이 부족해 불편함을 겪었으나 류근철 콤플렉스의 완공 이후 농구·배구 등의 구기 종목을 위한 주경기장 및 △골프 학습장△김동원 피트니스 센터△동아리방△무용실△조깅 트랙 등 풍부한 시설을 갖추게 됐다. 또한 지난 2016년 해당 건물엔 실내 암벽장이 설치되는 등 학생들은 더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졌다. 류근철 콤플렉스의 사용은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운배 한국과학기술원 체육행정실 직원은 “온라인 예 약제 도입 이전엔 사용을 원하는 학생이 직접 방문해야만 시설의 사용이 가능해 학교와 학생 모두 번거로움을 느꼈다”며 “온라인 예약제가 실시돼 학교와 학생의 체육 시설물 사용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우리학교는 학생들의 불편한 사항을 검토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 의견을 밝혔다. 설캠 공운위 관계자는 “현재 오바마홀을 사용하는 데 모든 동아리가 원하는 시간을 배정 받을 순 없어 이에 따른 불만 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시간대 중에서 동아리별로 희망하는 시간대를 신청 받아 그 안에서 시간을 배정하고 있다”며 “사용 가능 요일 및 대여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학기마다 학교 측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캠 총학 측은 “글캠 동연과의 회의를 통해 동아리 간 주로 갈등이 발생하는 공간인 운동장에 대한 이용 규정을 문서화했다”며 “이번주 내로 해당 문서를 공지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무용실 냉방기 설치에 관해 김선규 설캠 시설관리팀 팀장은 “지난 학기 스탠드형 냉·난방기 설치를 위해 해당 공간을 검토했다”며 “현재는 시설관리팀에 해당 공사를 시행할 예산이 없어 2학기 추경을 신청할 예정이며 추경 예산이 배정될 경우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공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캠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테니스 코트 개선에 대해 “기숙사 사거리에 위치한 인조 잔디 코트 공사를 10월 이내 완료할 것이다”며 “공사가 완료되는 대로 학교의 수업과 동아리 활동 공간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설캠 펜싱부는 지난 5월에 열린 남녀대학펜싱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수상했다. 그리고 글캠 테니스부는 지난 8월 개최된 ‘2022 국토정 중앙 전국대학동아리테니스대회’에 출전해 256팀 중 공동 3위란 성과를 거뒀다. 학교의 지원 아래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이 더욱 큰 결실을 맺기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명나디 기자 05nadi@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