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해 2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취업 준비와 더불어 △외국어인증△졸업 논문△졸업 시험 등 졸업 준비에 힘쓰고 있다. 우리학교는 졸업 시험 및 졸업 논문 요건을 학과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어 학과마다 다양한 졸업 요건을 가진다. 이에 지난 6일 우리학교 재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졸업 요건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이는 많은 학 생들의 공감을 받았다. △우리학교 졸업 요건△졸업 요건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졸업 요건 현황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이번 해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지난 2012년 66%를 기록했고 매해 꾸준히 감소해 △ 2018년 64.2%△2019년 63.3%△2020년 61.0%에 달했다. 또한 한국경제연 구원의 ‘2021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58.6%는 이번 해 대학 졸업자 신규채용 환경이 ‘지난해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취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졸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취업 준비와 함께 졸업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지난 6일 에타 엔 졸업 요건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이는 많은 학 생들의 공감을 받았다.
우리학교의 졸업 요건은 크게 △졸업 이수학점△외국어 인증△졸업 시험 및 졸업 논문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의 졸업 이수학 점은 사범대학을 제외한 모든 대학과 이중전공을 이수하지 않는 사범대학의 경우 134학점이며 이중전공을 이수하는 사범대학의 경우는 140학점이다.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의 졸업 이수학점은 통번역대학과 융합인재대학의 경우 150학 점이며 나머지 단과대학은 134학점이다. 졸업을 위해선 필수 학점 이수와 더불어 외국어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외국어 인증과 관련해 1전공을 기준으로 영어 관련 전공은 △ 영어가 아닌 언어의 플렉스(FLEX) 시험△국가공인한자능력 시험△KBS한국어능력시험 중 한 가지를 택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비영어 전공의 경우 영어로 △오픽(OPIc)△ 플렉스△토익(TOEIC) 중 한 가지 영역에서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외국어 인증은 설캠의 외국어연수평가원과 글 캠의 외국어교육센터에서 80시간 이상의 인증 대체 교육과 정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졸업 이수학점과 외국어 인증은 학교 공통 졸업 요건이지만 졸업 시험 및 졸업 논문은 학과별로 상이하게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졸업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졸업 논문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플렉스에 통과해야 하는 경우 등으로 나뉜다. △국제통상학과△국제학부△LD학부 등 의 학과는 졸업 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사학과△철학과△ 한국어교육과 등은 졸업 논문을 제출해 통과를 받아야 한다. △독일어과△스칸디나비아어과△인도어과 등 언어 관련 학과에선 플렉스가 졸업 시험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경제학부는 학부 자체 시험이 아닌 매경TEST(이하 매경) 혹은 테셋(TESAT)이 졸업 시험의 역할을 하며 LT학부는 매경 혹은 테셋으로 졸업 시험을 대체할 수 있다.
이처럼 학과별 졸업 요건의 세부 사항이 다양한 이유는 우리학교가 학과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캠 학사종합지원센터(이하 학종지)는 “우리학교 ‘졸업논문 및 졸 업시험 시행규정’ 제102조에 따라 졸업 시험은 학과에서 정한 방법으로 시행한다”며 학과에서 규정한 방식으로 시행한 결과를 졸업 사정에 반영한다고 전했다. 글캠 학종지 또한 “우리학교는 교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학과 소속 교수들의 논의로 정해진 졸업 요건을 존중하며 이에 대해 대학 당국이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학교 측은 졸업 요건 기준에 있어 학과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으나 반대로 이로 인해 졸업 요건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졸업 요건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
외국어 관련 학과에선 졸업 요건으로 일정 이상의 플렉스 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설캠 △사범대학△서양어대학△아시아언어문화대학△영어대학△일본학대학△중국학대학 소속 27개의 학과 중 23개의 학과는 일정 플렉스 점수 취득을 졸업 요건으로 두고 있다. 또한 글캠 △국제지역 대학△동유럽대학△융합인재대학△통번역대학 등 총 4개의 단과대학 소 속 23개의 학과 중 17개의 학과가 플렉스 점수를 졸업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플렉스는 듣기와 읽기, 말하기와 쓰기를 묶어 시험을 치루며 일반시험과 특별시험으로 나뉜다. 일반시험은 △독일어△러시아어△스페인어 △영어△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에 한하며 특별시험은 △베트남어 △아랍어△체코어 등의 특수외국어에 한해 치러진다. 그러나 일반시험은 듣기와 읽기 부문에 한해서만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특수외국어의 경우 해당 언어 시험 자체를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이에 우리학교 재학생 A 씨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언어 관련 자격증들에 비해 플렉스는 그 효력이 약하다”며 플렉스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특수외국어 시험이 국가공인자격 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LEX센터 측은 “특수 외국어 시험의 수요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인자격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신청하는 것이 어렵다”며 “이를 위해선 특수외국어 관련 학과와 특 수외국어 교육진흥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학과의 졸업 요건을 오직 플렉스로만 규정하고 다른 자격증으로 이를 대체할 수 없단 점이 문제란 목소리도 존재한다. △영어대학△영어 통번역학부△융합인재학부△이탈리아어통번역학부△포르투갈어과△ 프랑스학과 등 소수의 학과를 제외하면 플렉스를 졸업 요건으로 규정한 대부분의 학과에선 다른 자격증으로 플렉스 자격 요건을 대체할 수 없다. 이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격증 시험을 보유 중인 언어 전공자는 이러 한 점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중국학대학 재학생 B 씨는 “중국어엔 HSK라는 공신력이 있는 시험이 존재한다”며 “HSK로 플렉스를 대체할 수 있도록 인정해준다면 취업 준비 중인 졸업 대기생들에게 취업에 있어 플렉스보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어△몽골어 △인도네시아어 등 대체할 수 있는 자격증이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신력 있는 다른 자격증도 인정하잔 의견이다. 이에 일부 학과는 단순히 언어 실력에만 집중된 다른 자격증에 비해 플렉스는 해당 언어권의 문화와 사회에 대한 지식도 검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언어문화학부 관계자 는 “HSK와 달리 플렉스 시험에선 중국어 실력과 더불어 중국 사회 및 세 계정세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며 “중국어와 문화를 함께 배우는 중국 언어문화학부의 학생은 플렉스로 평가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입장을 전 했다.
△졸업 시험△졸업 논문△플렉스 점수 요건이 중복으로 존재하는 것 또한 문제점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중국외교통상학부와 중국언어문화학부 는 졸업 논문 통과와 플렉스 점수 요건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또한 중 앙아시아학과처럼 졸업 논문과 졸업 시험에 둘 다 통과해야 졸업 요건을 충족하는 학과도 존재한다. 중국학대학 재학생 C 씨는 “최근에서야 중국 학대학만이 졸업 논문과 플렉스를 중복으로 요구하고 있단 걸 알았다”며 부담을 호소했다. 이에 중국외교통상학부 측은 “중국외교통상학부는 다른 언어 학과와 달리 언어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제△사회△정치 등 다양한 방면에서 중국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지역학 기반의 학과이다”며 배운 지식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어학 시험과 논문을 둘 다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나아가야 할 방향
우리학교의 일부 언어 학과는 해당 언어 학과의 플렉스 점수 졸업 요건을 다른 자격증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학교 포르투갈어과의 경우 플렉스 650점 이 상이란 점수 요건이 존재하나 포르투갈이 주관하는 카플 레(CAPLE) 또는 브라질이 주관하는 셀피브라스(CELPE-BRAS) 시험 성적으로 플렉스 성적을 대체할 수 있다. ELLT학과의 경우는 플렉스 610점 이상이란 졸업 요건이 존재하지만 805점 이상의 토익 성적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이처럼 FLEX 외 다른 자격증 시험도 인정하면 학생 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할 가능성이 생겨난다.
플렉스를 우선적인 졸업 요건의 기준으로 두더라도 상 황에 따라 플렉스를 대체할 방안을 마련해두는 것이 필요 하단 여론도 존재한다. 중국어통번역학과는 취업자의 경 우 플렉스를 3번 이상 응시했단 조건으로 HSK 6급으로 대체하거나 외국어연수평가원 수업을 이수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어과는 기준 점 수와 최대 20점 차이로 점수가 미달됐을 경우에 한해 졸 업 대체 과제를 받고 있다. 재학생 C 씨는 “일정 횟수 이상 플렉스 시험을 응시했음에도 통과하지 못한 학우들이 졸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실제 주변에 5번 이상 플렉스 시험을 응시한 학우들이 있고 플렉스를 통과하지 못해 기업 채용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졸업 논문과 플렉스 점수를 동시에 졸업 요건으로 두고 있는 중국외교통상학부 측은 “학우들의 고충과 학부 커리큘럼이 가지는 의의 간의 균형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졸업이란 4년이 넘는 재학 기간을 마치고 학교와 작별하는 과정이다. 그 마지막을 아름답게 끝맺기 위해 학생과 학과 간의 소통을 통해 졸업 요건에 대한 타협점을 맞춰나가야 할 때다.
김예주 기자 05yejoo@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