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한 번 양 캠퍼스(이하 양캠) 중앙감사위원회(이하 중감위)의 주도 하에 △총학생회△단과대학△학과를 대상으로 재정 감사를 진 행한다. 그러나 이번 해 감사 심사에서 △준비해야 하는 자료 양식의 상이함△ 낮은 처벌 수준△학과 내 자율적인 감사 운영 체제△불분명한 세칙 등의 원인 으로 중앙 감사 세칙을 위반한 학과가 다수 나타났다. 이에 우리학교 재학생 익 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등에서 해당 사태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재정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우 리학교 감사 체계 과정과 현황△문제점△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의 재정 감사 실시 결과 

이번 해 우리학교 양캠 중감위가 각 캠퍼스별로 진행한 교내 정기 재정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학과가 중앙감사 세칙을 위반해 징계를 부여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에서 이번 2학기에 진행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제통상학과△노어과△독일어과△영미문 학문화학과△이탈리아어과△EICC학과 총 6개 학과가 징계 대상으로 나타 났다. 또한 최근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중감위가 실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는 감사 수칙에 위반된 경우가 없 었으나 지난 1학기 교내 재정 감사 결과 △국제금융학과△산 업경영공학과△생명공학과△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아 프리카학부△일본어통번역학과△중국어통번역학과△체코 슬로바키아어과 등 14개의 학과가 징계를 받았다. 이렇듯 여러 학과에서 재정 관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자 에타에선 이 를 비판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재정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우리학교 중감위는 단과대학 및 독립학부 학생회장으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 중 2인이 각각 중앙감사위원장과 부중앙 감사위원장을 맡고 각 단과대학에서 감사위원을 1인씩 파견 해 구성된다. 감사회의는 재정·감사운영세칙 제37조에 따라 △증빙자료 완비 여부 확인△결산·영수증·통장사본 비교△ 재원의 목적성·적정성 확인△피감사단위 자료 검증에 관련된 중앙감사위원의 서명△논의 및 의결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세칙을 위반한 사항이 발견되면 징계를 의결한다. 징계는 크게 △시정명령△주의△경고 세 가지로 나뉘는 데 시정명령은 단순 오탈자 등 가벼운 사항일 때 중감위가 지 정한 일자까지 감사자료를 수정하는 것이다. 주의와 경고는 시정명령보다 무거운 처벌로 각 단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와 중감위 SNS에 사과문을 게시해야 한다. 주의 2회는 경고 1회와 동일한 효력을 지니며 경고가 3회 쌓이면 자치회비 전액을 환수하게 된다. 우리학교 설캠 중감위가 △단과대 학 및 독립학부△동아리연합회△총학생회△특별기구까지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는 데 반해 글캠은 학과 학생회까지 글캠 중감위의 감사 범위에 들어간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세칙 위반 원인과 문제점 

우리학교 중감위에서 실시한 감사를 통해 징계를 받은 학과들의 주된 세칙 위반 원인으로 △준비해야 하는 자료 양식의 상이함△낮은 처벌 수준△학 과 내 자율적인 감사 운영 체제△불분명한 세칙 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의 경우 이번 해 하반기에 현 중감위장 과 재정국장 간에 감사를 진행할 때 사용된 양식이 달라 세칙에 게시된 자료를 정확하게 준비하지 못했다. 이에 우리학교 스칸디나비아어과 학생회장 김우진(서양어·스칸어 21) 씨는 “감사위원장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라 해당 학기 감사위원장의 기준에 맞게 준비해야 했지만 이전 감사위장의 기준으로 감사를 준비해 주의 3회와 시정명령 3회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감사 결과 규정에 위반되는 경우가 적발될 시각 단위에게 행해지는 처벌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번 해에 이렇게 많은 징계가 발생한 것이 재정 관리 부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학교 재학생 A 씨는 “중앙감사에서의 처벌의 수위 단 계가 약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현 재정 관리 체계의 낮은 처벌 수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학과 동아리 및 학회는 감사 체제 자체가 부재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 힌다. 현재 학과 동아리와 학회의 경우 중감위 감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각 학과 학생회의 자율적인 운영에 맡긴다. 감사 체제 자체가 마련되지 않 았기 때문에 각 학과·부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거나 혹은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노어과△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포르투갈어과 등 설캠에 약 8개 학과·부와 글캠의 △말레이인도네시아통번역학과 △아프리카학부△한국학과 등 일부 학과는 자체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그 러나 감사에 대한 기준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사가 학과 별로 상이하게 이뤄졌다. 이처럼 학과 학생회의 자율적인 감사로 인해 학과 내 동아리 및 학회에서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이 부재한 상태다. 동아리나 학회가 재정 감사에 응해야 하는 의무가 없고 그들에게 징계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권한 또한 과 학생회에게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세칙이 불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정한(아 시아·인도어 21) 설캠 중감위 위원장에 따르면 “감사를 진행할 때 세칙이 불분명한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럴 때는 과거 감사 사례와 감사위원들의 논의를 토대로 결정문을 작성해야 하기에 감사 진행에 있어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세칙에 따라 감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안건의 경우 “중앙운영위원회에 보고하고 학생회칙특별위원회로 이관하는 등의 조치를 따로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분명한 세칙으로 인해 추가 적인 업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야 할 방향 

타 학교에서는 재정 감사에 대한 처벌의 수위와 관련해 우리 학교와 다른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원 (KAIST) 감사시행세칙에는 △경고△시정명령△주의 총 세 단 계의 징계가 있는 우리학교와 달리 △권고△변상 책임의 판정 △시정 요구△징계 요구 등 여러 세부 단계가 존재하며 처벌의 수위도 다양하다. 카이스트에선 학과 별 증빙서류의 미제출 건 수에 따라 점수를 감점하며 이 점수에 따라 징계 내용이 달라지는 방식으로 감사가 진행된다. 

우리학교 학과 재무 관련 부서에서 감사가 실시되는 해당 연도에 따라 제출해야 할 자료의 형식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우리학교 총장 직속 기관 감사위원회는 세칙이 미비한 점에 대해 “학생 운영 중감위의 세칙은 총장 직속 감사위원회의 학칙과는 다르다”며 “세칙에 대한 보완점은 학칙을 반영해 보완하면 좋겠다” 고 전했다. 이외에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 한다. 이민희(경영·경영 21) 씨는 “우리학교 재정 감사에 대한 징계 수위가 약하다”고 지적하며 “우리학교 모든 학과에서 재정 문제에 대해 더 주의하고 조심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과 내 동아리 및 학회의 감사를 더욱 철저히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글캠 인도학과에서는 학과 동아리와 학회 재정 내역을 인도학과 학생회의 재정 감사 내역으로 귀속시 켜 중감위의 감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통해 체계적인 자체적인 감사 체제를 구축하는 등 철저한 재정 관리를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리학교 학우들이 납부하는 회비가 투명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감사 세 칙을 명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명시하고 처벌의 수위를 높여 재정 감사에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시점이다. 

정원준 기자 05wonjun@h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