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에는 △국제학사(이하 국학)△글로벌홀(Global hall)(이하 글홀)△훕스돔(HUFS dorm) 3개의 기숙사가 있다. 지난해 대학 알리미에서 발표한 기숙사 수용 현황 자료에 의하면 우리학교 기숙사 입사 경쟁률은 1.7:1로 서울특별 시(이하 서울시) 10개 대학교 평균인 1.32:1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곧 우리학교 기숙사를 희망하는 많은 학생 중 상당수가 자취의 길로 내몰리는 상황이라는 걸 나타낸다.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기숙사 현황△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기숙사 현황△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기숙사 현황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이하 설캠)는 국학과 글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학교 설캠 기숙사 입사 기준은 서로 상이하다. 글홀은 지역 쿼터제를 도입해 △경상·전라(40%)△강원·충청(20%)△경기·인 천(10%) 등의 지역에서 거주하는 학생을 우선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30%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에게 할당한다. 이후 해당 비율 내에서 추첨을 통해 기숙사에 입사할 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을 거친다. 한편 국학은 신입생의 경우 거주지와의 거리를 100%로 반영해 입사 인원을 선발한다. 그러나 재학생은 학업성적과 거주지와의 거리를 각각 7:3 의 비율로 반영해 1학년 2학기부터는 이전 학기 성적이 기숙사 선발에 매우 중대하게 작용한다.
우리학교 설캠 기숙사 비용은 국학과 글홀이 한 학기 기준으로 각각 110만 원과 182만 원이다. 이채윤 114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소속 공인중개사에 의하면 지난 학기 설캠 주변 월세는 평균 45만 원에 수렴했으나 최근엔 50만 원에서 60만 원까지 올랐고 보증금은 최소 5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에 육박한다. 관리비는 전기· 난방비 인상으로 인해 7만원을 웃도는 추세다. 즉 월세로 자취를 하는 설캠 학생은 주거비용으로만 한 달에 60만 원 에 가까운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전세로 자취를 하는 경우엔 최소 8,000만 원에서 최대 1억 2천만 원의 목돈을 마련 해야 한다.
이렇듯 이번 해 설캠 주변 월세가 대폭 인상되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기숙사가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전국적인 대학가 원룸촌의 월세 증가세로 인해 많은 대학생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서대문구의 한 공인 중개사는 “건축비가 올라 신축이 줄다 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다”며 “금리가 상승해 학생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고 수요는 증가하는데 방은 부족하다 보니 월세를 5만 원씩은 쉽게 올리는 추세다”고 전했다. 월세뿐 아니라 난방비와 전기세를 포함한 공공요금이 전국적 으로 증가하며 관리비에 대한 학생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김하형(아시아·마인어 21) 씨는 “저렴한 비용으로 입사 가능한 기숙사에 선발 되지 않아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 하게 됐다”며 “높은 월세와 관리비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전길 우리학교 설캠 기획건설팀 대리(이하 김 대리)는 “우리학교 설캠 기숙사가 부족하다는 건 인지하고 있으나 우리학교 재정 분배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할만큼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설캠 기숙사 신축을 위해선 부지가 필요한데 우리학교 내에는 마땅한 자리가 없다”며 “외부 부지를 매입하려면 금전적 지원 이 필요하지만 등록금 동결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학교 재정이 부 족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학교 외부에 새로운 건물을 짓게 되면 설캠 인근에 거주 중인 주민과의 협의도 필요하기에 학교가 부담 하는 고려사항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19년에 완공된 우리 학교 설캠 기숙사인 글홀을 건설할 때도 주민과 협의를 맺어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 기숙사 현황
우리학교 글로벌캠퍼스(이하 글캠) 기숙사엔 훕스돔이 있다. 훕스돔 또한 설캠 국학과 동일하게 신입생은 거주지와의 거리를 100%로 반 영하고 재학생은 학업성적과 거주지와의 거리를 각각 7:3의 비율로 반영해 선발을 진행한다. 훕스돔을 이용하기 위해선 각 동에 따라 한 학기 최소 60만 원에서 최대 12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학기부 터는 일정 수준의 기숙사 식당 식권을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사항도 생겼다.
글캠 주변 원룸의 평균 월세와 보증금은 각각 50만 원과 500만 원 선에 수렴하고 있다. 설캠 원룸촌에 비하면 저렴한 값이지만 글캠 인 근 A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의하면 글캠이 위치한 경기도 용인 시 처인구 모현읍에선 원룸 매물 자체가 구하기 힘든 상태다. 이에 기숙사에 선발되지 않아 자취를 해야 할 상황에 내몰린 학생들은 큰 곤란을 겪고 있다. 특히 글캠의 위치 특성 상 기숙사를 이용하지 못하면 학교와 거리가 상당한 곳에 주거지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어 기숙사 선발이 절실하다. 글캠 주변의 열악한 교통수단도 기숙사의 높은 수요도에 영향을 미친다. 기숙사 입사에 선발되지 않으면 대부분의 학생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는데 광역버스 및 학생통학버스밖에 선택지가 없어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기숙사를 이용하면 평균적으로 교통비 없이 월세와 보증금을 합한 값의 절반 수준만 지불 하면 돼 학생들의 부담이 작아진다.
그러나 김지호 우리학교 글캠 기획건설팀 차장은 “기숙사 수가 부족 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학교 글캠 훕스돔 제2기숙사의 경우 수익형 민자사업*으로 지어져 학생의 기숙사비로 비용을 분할해 지불하는데 기숙사에 공실이 나게 될 경우 심각한 재정문제를 불러일으켜 기숙사 신축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야 할 방향
지난 2019년 12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대학기숙사 현황과 건립확대를 위한 과제 보고서’는 대학교 인근 원룸촌의 건물을 매입해 기숙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대학교는 기숙사 수 용률을 높이고 지역주민은 안정된 임대업을 운영할 수 있다. 지방자 치단체의 경우 수도권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각 지역 출신 학생을 위해 재경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재경 기숙사는 월 12만 원에서 최대 25만 원의 저렴한 기숙사 비용을 지불하면 식사까지 제공한다는 장점 덕분에 수요가 많다. 하지만 재경 기숙사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 설캠에서 가장 근접한 재경 기숙사로 꼽히는 중랑구의 충북학사 동서울관의 경우 경쟁률이 5:1 에 달한다. 또한 재경 기숙사는 대학교에서 건설한 기숙사가 아니기 에 학교까지의 거리가 천차만별이라 큰 통학 비용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서울시에선 재경 기숙사 외에도 대학생을 위한 주거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매입한 주택을 제공하는 희망하우징은 월 6만 원에서 13만 원의 금액으로 주거가 가능하다. 한국장학재단의 대학생 연합생활관과 한국사학진흥재단의 기숙사형 청년주택 역시 월 15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값으로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해 기존 대안의 한계를 반복하는 것에 그친 상황이다.
기숙사 수용률 부족 문제는 전국의 대학교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다. 한양대학교는 지난 2015년부터 기숙사 제6, 7생활관 신축을 추진했으나 일부 주민이 생존권 위협을 이유로 반대해 공사가 지연됐다. 그러나 지난 2017년 기숙사 설립 후 공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원룸을 상생학사로 이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주민과의 합의 과정을 거쳐 기숙사 신축을 추진했다. 세종대학교(이하 세종대)는 지 난 2013년 지하 5층과 지상 12층 규모의 기숙사 건물 신축안을 제시 했다. 주민들의 반대로 착공이 진행되지 못하는 듯 했으나 양측의 합의안을 도모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광진구△군자동 주민협력위원 회△세종대가 한자리에서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다. 이에 세종대 측은 △신축 기숙사 주차장 유료 제공△운동장과 도서관 개방△지역 임 대주택의 간단한 수리비와 도배 비용 지원 등의 방안으로 주민들과 합의를 마쳤다. 두 대학교 모두 지역체와의 협의를 통한 해결책을 꾀 해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해낸 것이다. 앞으로의 우리학교 기숙사 신·증축에 관해 김 대리는 “지난 14년간 동결된 등록금과 상승한 물가로 다수의 대학교가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며 “특히 사립대학교는 시설관리비 또는 건축비 등의 재원을 정부에서 지원받지 못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 앞으로 정 부의 지원이 확대됐음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 속 우리학교 기숙사 입사 기준이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학교와 달리 서울대학교 학부 생활관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기숙사 입사 인원을 선발할 때 △소득분위 60%△거리 20%△성적 20%를 기준으로 삼는다. 경희대학교 행복기숙사는 재학생 선발 시 △소득 분위 50%△거리 30%△성적 20%의 기준을 통해 선발을 진행한다. 이에 비해 우리학교 기숙사 중 국학과 훕스돔은 입사할 재학생을 선발할 때 거리보다 성적 비율을 더 높게 환산하고 소득분위는 고려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기숙사가 절실한 학생임에도 성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기숙 사에 입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옥진호 우리학교 국학 운영팀 차장은 “기숙사를 희망하는 학생 은 많으나 이를 모두 수용할 환경적 여건이 되지 않는다” 며 “성적을 기숙사 입사에 70%로 반영하는 이유는 공정하게 학생을 선발하고 학생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고 전했다. 최태경 훕스돔 학사운영팀장도 성적이 많이 반영되는 우리학교의 기숙사 입사 선발 기준에 대해 “학생들로 하여금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거문제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타협안을 찾기 위해 입사기준을 완화해보려는 학측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완화로 학교 인근 거주를 희망하는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학생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주민△학교△학생 모두의 고민이 절실하다.
*수익형 민자사업: 기관이 민간 사업자에게 사업을 위탁해 민간 사업자가 사업을 진행한 후 일정 기간동안 민간 사업자가 수익을 거두는 구조를 가진 사업 방식
조수빈 기자 05subin@hufs.ac.kr